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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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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9_풍선 Balionai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타운홀 계단은 앉아서 사람 구경하기 참 좋은 곳이다.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에 관해서, 세그웨이 같은것을 타고 익숙하지 않은 몸짓으로 위태롭게 지나가는 그룹 여행자들과 잠시 여유가 생겨 정차를 해놓고 담배를 피우는 택시 기사들에 관해서 이야기 하곤했다. 그들과 우리 사이에 확보된 넉넉한 공간을 텅 빈 도화지 삼아 그들이 어디에서 이곳까지 흘러들어 어떤 기분으로 현재를 만끽하고 어디로 가고있는지에 대해 멋대로 상상하며 잡담하곤 하는것이다. 성수기에도 이곳은 생각만큼 붐비지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음에 드는 점이라면 이곳에 앉아서 사람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개학을 하루 앞둔 8월 31일, 잠시 계단에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사이 하얀차 한대가..
리투아니아어 17_수선점 Taisykla 얼마전에 신발을 고치려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어쿠쿠 하셨다. 이 신발을 고쳐 신느니 그냥 하나 사라는 소리셨다. 고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이런 말도 안되는 신발도 한 번 잘 고쳐보겠어' 라는 도전정신이 생길법도 한데 보자마자 그런 소릴 하셨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다. 신발창 군데 군데 구멍난곳이 있어서 그것만 갈면 새것처럼 신을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아저씨 말을 빌리자면 '이 신발에는 아무것도 없어' 였다. 고쳐서 신을 만한 아무런 건덕지도 없다는 소리였다. 35유로를 내면 한번 고쳐보겠다고 하셨는데 50유로도 안주고 산 신발을 그 돈을 내고 고치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물건이라는것에 정이 들면 돈을 떠나서 어떤 원칙이란것이 생기게 되는 법, 손해보는 장사라고해서 쓰레기통에..
Vilnius 41_굴뚝과 크레인 (Vilnius_2016) 삐뚤어진 코 카페(http://ashland.tistory.com/444) 앞에는 기분좋은 볕이 든다. 도로변이지만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 상태라 보도블럭도 일반 거리보다 두세배는 넓게 확보된 상태이다. 야외 테이블에 커피를 놓고 비스듬히 앉아 있어도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구시가지의 카페에서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해 꼰 다리를 풀어야 할 필요도 없고 주차되었던 차를 빼서 돌아가는 사람들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눈 앞의 텅 빈 공간에 종전에 느꼈던 아늑함을 반납할 필요도 없다. 물론 그런곳은 그런곳 나름의 매력과 낭만이 있지만 각각의 공간의 상대적인 장점을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곳은 매우 조용하고 집에서 가장 가깝고 항상 조금은 불완전한 마음으로 집을 비우..
Vilnius 40_가을 (Vilnius_2016) 이 찾아 온 이상 이제 거리의 의자들이 자취를 감출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Vilnius 38_지금은 근무중 3 (Vilnius_2016)멈춰있는것들에 대한 안도감과 경외감, 잠시 움츠러들어있지만 곧 움직일것들에 대한 욕심과 조바심. 셔터를 누르는 찰나의 순간에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가는지. 날아가기전에, 움직이기전에, 나를 보기 전에. (Vilnius_2016)폴란드 대사관으로 쓰여질 예정의 이 건물. 요즘 재건축이 한창이다. 흑백으로 바꿔서 남겨두고 싶었지만 주황색 기와를 얹고 있는 장면이 잘 포착이 되지 않아 원본도 남겨두기로 했다.
Vilnius 37_추억의 공통분모 버스를 타고 좀 멀리 다른 동네에 가면 구시가지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재밌는 풍경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아마도 가까운 시일내에 자취를 감춰버릴것을 알기에 정겨운, 투박하고도 다채로운 중구난방의 풍경들이다. 조금은 다른 추억이겠지만 나의 어릴적 기억도 어떤 공통분모를 지니고 그 풍경속으로 녹아들어감을 느낀다. 성냥갑처럼 쭉 줄지어 서있는 키오스크들은 단연 그 시시콜콜함의 결정체이다 . 유리창 너머로 진열되어있는 잡동사니들을 소리죽여 구경하다보면 상점속의 점원이 삐걱거리며 미닫이 창문을 연다. 절대 살것같은 몸짓 보이지 않으며 설렁설렁 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거 예쁘다, 이것도 귀엽다며 촐싹거린 손가락질을 알아차린것이다. 노랑색 스쿨버스를 살까 한참 고민했지만 관두고 미안해져서 회오리바 하나 사먹고 ..
선물받은 식물 휴가를 맞이하여 시골 본가에 다녀 온 친구가 가져다 준 것들. 한 손에는 개를 끌고 한 손에는 저 종이 봉지를 들고 얼굴에 함박 웃음을 안고 나타났다. 크기가 다양한 토마토와 짧은 오이 한개 그리고 바질과 세이지. 3주 휴가 동안 1주일 내내 엄마랑 밭에서 일했다고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고 투덜댔지만 대충 틀어 올려 묶은 머리카락 사이로 아직 가시지 않은 시골 공기의 청량함이 느껴졌다. 남은 휴가의 1주일은 집에서 좀 쉬어라고 말했지만 캠핑가는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곧 다시 떠날거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여름을 보내는 방식이란것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더 피곤해지지만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삼은 이들은 그 짤막한 순간을 완전한 방전, 쉼이라고 느끼는것 같다. 나는 그럴 수 없을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그래도 나..
리투아니아어 14_Švyturys 등대 리투아니아 최대의 맥주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Švyturys 슈비투리스 (Š는 쉐로 발음해야 되는데. 한글로 어떻게 표기해야할지 항상 난감하다). 슈의 소리를 계속 내면서 모음을 ㅠ에서 ㅡ 로 바꿔주는 듯한 느낌으로 발음하면 된다. 등대라는 뜻이다. 이즈음이 완전 성수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 곳곳에 이 로고가 그려진 파라솔 세워놓고 맥주 파는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리투아니아의 맥주값은 싸다. 0.5리터에 1유로도 안하는 맥주가 수두룩하고 맥주를 1.5리터짜리 병에 따로 담아주는 맥주바들도 아주 많다. 이렇게 노천에서 마시는 경우도 3유로 정도면 리투아니아의 일반 맥주는 마실 수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길거리 음주는 불법이고 오후 10시 부터 아침 8시까지는 상점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