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에 해당되는 글 53건

  1. 2017.09.06 빌니우스 마트의 생강청 (1)
  2. 2017.09.02 Vilnius 52_여름의 끝 2 (2)
  3. 2017.08.26 Vilnius 51_여름의 끝 (2)
  4. 2017.07.29 Vilnius 50_남겨두기 (1)
  5. 2017.07.27 Vilnius 49_열기구들
Food2017.09.06 08:00



리투아니아에서도  감기 걸릴 기미가 보이면 생강차를 끓여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그냥 생강을 얇게 썰어서 꿀과 레몬과 함께 타 먹는 식이다. 리투아니아 음식에 생강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좋지만 생강과 시나몬 향이 진하게 밴 크리스마스 쿠키는 익숙한 음식이다.  반죽을 얇게 밀어서 크리스마스 트리나 동물 모양처럼 만들어 굽는다. 따뜻한 크리스마스 와인과 먹으면 맛있다. 마트에 생강이 거의 항상 있지만 항상 쓸만한 생강인것은 아니다. 구부려뜨려보면 별 저항없이 구부러진다던가 심하게 상해있던가 바싹 말라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새는 그래도 단단하고 건강하게 생긴 적당히 수분이 함유된 괜찮은 생강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에 한번은 생강차를 담궈보겠다고 했다가 설탕을 아낀건지 생강 자체가 너무 물기가 없었던건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얼마전에는 마트 잼 코너에서 못보던 생강잼을 발견했다. 그것은 빌니우스의 마트에 파는, 한국 생강차와 매우 유사한 덴마크 생강 스프레드. 이 잼도 역시 새로 등장했던 제품이었고 할인중이었고 다른 리투아니아 잼들보다는 조금 비쌌지만 샹달프 잼보다는 조금 쌌다.  빵에 발라 먹을 색다른 생강 스프레드를 생각하면서 집어왔다. 그런데 이 생강 스프레드는 상당히 제대로 만든 식품이었다. 한국에서 유행처럼 만들어 먹던 그 무슨 청 무슨 청 하는것들, 생강청이라면 이런 모습이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나는 목이 따끔거리려 한다거나 코를 훌쩍거릴 기미가 보이면 이것을 그냥 두 스푼 정도 넣어 타먹는다. 그러면 몸이 점차 따뜻해지고 얼굴 언저리의 불편해지던 느낌들이 조금씩 사라짐을 느낀다.  첨가물이 많았더라면 물에서 잘 으깨지지도 않을뿐더러 기름 같은 이상한 부유물같은것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것은 집에서 만든 묽은 잼을 물에 타먹을때처럼 매우 순순히 잘 풀어졌다. 컵 아래에는 잘게 잘린 생강편들이 소복히 가라앉는다. 다 마신 후 씹어 먹으면 맛있다. 마트에 계속 팔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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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9.02 08:00




여름이 짧은 리투아니아에도 덥고 습한 시기가 일이주간은 지속되기 마련인데 이번 여름은 마치 예고된 태풍처럼 '여름'이라고 명명된 '8호 더위'와 같은 느낌으로 하루 이틀간의 온도 상승만 보여주고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행성의 지위를 상실해버린 명왕성처럼 리투아니아에서 여름이 계절의 지위를 잃어버리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학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8월의 어느날. 구시가지의 보키에치우 Vokiečių 거리에 위치한  학교 창문밖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오랜 여름 휴가를 끝내고 가까스로 직장에 복귀했는지도 모른다.  방학내내 사용되지 않아 꾸덕꾸덕해진 브러쉬를 거품낸 물이 담긴 양동이에 담근채 불꺼진 복도를 지나 오후의 태양이 한껏  팔을 뻗고 들어오는 창으로 다가서는 그를 상상해본다. 비가 잦은 빌니우스에서 창문 닦는 시기를 적절히 포착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제때 닦지 않은 창문은 거짓말하지 않는 햇살 앞에서 얼마나 날것이 되는지.  잘 닦인 유리창과 쇼윈도우들은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여럿중의 하나일것이다.  바닥에 고인 물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높은 하늘을 투영하는 곳이다.  빌니우스의 그 드라마틱한 하늘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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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8.26 09:00



단순히 이곳의 여름이 여름같지 않다고 말하는것은 무의미하지 않은가. 여름의 의미가 그저 다시 정립되어야 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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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9 09:00



Savičiaus 거리. 타운홀을 앞에두고 걷다보면 분수대 근처에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이 있다.  이 거리에는 빌니우스가 사랑하는 오래된 두 식당, 발자크와 블루시네가 있고 (http://ashland.tistory.com/222) 구시가지에서 가장 허름하고 음산한 버려진 느낌의 교회 하나가 거리의 끝무렵에 자리잡고 있다.  타운홀 광장을 중심으로 이 거리와 대칭을 이루는 지점에서 뻗어나가는 꼬불꼬불한 Stiklų 거리가 관광지 냄새를 물씬 풍기며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빌니우스의 거리라면 이곳은 구시가지 곳곳을 익숙한 발걸음으로 걷던 현지인들에게도 일부러라도 한번 찾아가서 들여다보게 되는 그런 숨은 보석같은 거리이다. 특별히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거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 거리에 들어서면 왠지 조용히 쉬어갈 곳을 찾을 수 있을것 같은 그런 평안함이 있다. 그런데 이 거리는 구시가지 내에서도 유모차에 가장 친절하지 않은 길이었다. 유모차가 겨우 지나갈 폭이 좁은 보도블럭은 이곳 저곳에서 쏟아져나온 야외테이블이 점령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보도 블럭 사이의 좁은 길은 구시가지의 가장 투박하고 거친 돌들의 집합소라고 해도 좋을만큼 움푹 패인곳이 많았다. 그리고 며칠전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보고 이 길에 들어섰는데 놀랍게도 길이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 거리의 한 조각은 고스란히 남겨둔채였다. 오래된 건물의 리노베이션이 진행되면 못알아볼 정도로 외관이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보통 옛 건물의 흔적은 한 토막씩 남겨둔다. 건물을 다 부수고 수리를 하는 경우에도 건물 외벽은 두툼한 철근으로 고정시켜서 부수지않고 남겨둔다.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것. 내것이라고 점찍어두고 매만져 볼 수 있는 어떤 돌들이 묻혀 있는 곳. 남겨진다는것은 참 고귀한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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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7 09:00




오후 8시정도가 넘으면 부엌 창문 너머로 열기구가 보인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는다면 흐린 날도 열기구는 뜬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게는 8개가 넘는 열기구가 동시에 뜬다. 오후 저녁에 빌니우스 하늘에서 열기구를 보았다면 오후 7시 정도에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빌니우스의 네리스 강을 옆에두고 대성당을 지나 우주피스 (Užupis) 지역을 휘감고 지나가는 도로 근처에서 올려다보이는 언덕, 얼마전 재건을 마친 바르바칸 성벽에서 내려다보이는 풀밭에서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근처를 찾았던 날에는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열기구 두대만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 열기구는 얼마전에 처음 등장한 형태의 열기구여서 가까이서 보니 반가웠다. 사실 전형적인 열기구 형태를 생각하면 그다지 예쁘지 않다. 모든 열기구들이 한편으로는 광고 수단으로 쓰이긴 하지만 이 열기구는 특히나 요거트 모양을 본떠서 만든거라 멀리서 봤을때는 신기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너무 크고 그냥 예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태를 잡는 동안 열심히 끌어당기시는 아저씨. 저 순간 무슨 생각을 하실까.  사진에 따라 열기구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바뀌어서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떠오를땐 또 금방이다.  얼마간은 바스켓속에서 사진을 찍는 소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이렇게 날아오르면 마치 손바닥을 벗어난 연등처럼 그렇게 작아져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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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