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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간혹 마셔야 하는 커피

 

 
오늘Bolt 택시 이용 내역을 확인하다가 올해 들어 첫 킥보드 탔던 날의 기록을 보았다. (Bolt는 택시, 킥보드, 배달 통합앱)

4월 30일. 일요일. 오후 9시 01분-09시 09분. 1.4킬로미터. 8분 운행. 1.58유로.

이 날은 밖에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집에 있기로 한 날인데 저녁 늦게 마트 가려고 나왔다가 건물 나서자마자 현관 앞에 킥보드가 있길래 알 수 없는 포스에 이끌렸다고 생각하라는 포스에 사로잡혀 바로 올라타고 카페를 향했다. 어둑어둑해지려는 순간이었지만 흔치 않게 일요일 9시를 넘기고서도 일하는 카페가 약간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나. 8분이면 사실 꽤 긴 시간인데 정말 슝하고 순식간에 도착했다. 이곳은 아주 가끔씩만 가기 위해 노력하는 카페이다. 이 집 커피가 현저하게 맛있기 때문에. 심지어 종이컵에 담아 줘도 맛있다. 플랫화이트가 저 작은 컵의 딱 절반 정도이니 식을 겨를도 없다. 맛만 보라고 일부러 조금만 부어준 듯한 이 미달된 커피가 평소보다 조금 더 맛있었던 것은 어쩌면 1.58유로라는 동네 교통비 프리미엄이 붙어서일까. 7월을 향하는 지금, 4월을 마무리해 준 커피 한 잔을 회상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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