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일요일 서머타임의 종료는 아주 깊고 쫀득쫀득한 밤으로 가는 두 달 여정의 시작이다. 그 뒤로 모든 성자들과 죽은 자들을 위한 차분한 애도의 날들이 이어지고 늦춰진 한 시간으로 인해 2주일 정도 도시는 빛의 풍년을 맞는다. 이른 월요일 아침에 잠시 앉아 가는 카페. 멀리로는 보슬비 사이로 여전히 솟구치는 바닥 분수가 보이고 늘 앉는 자리 너머로는 꽃다발을 든 남자가 지나간다. 세상의 라디에이터들이 늘 따뜻했던 손처럼 가까스로 평균 온도를 획득하면 아늑해지는 것은 카페, 맛있어지는 것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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