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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올타임페이버릿 4강- 히트




지난 겨울 집 앞에 나타난 옥외 광고. 마이클 만의 신작이었다. 알아볼 수 없이 달라진 아담 드라이버와 여전한 페넬로페 크루즈. 마이애미 바이스의 콜린 파렐과 공리 생각이 났다. 하지만 마이클만 작품 중에서 다 걷어내고 한 작품만 남겨놔야 한다면 난 결국 '히트'(https://ashland.tistory.com/m/175)
를 선택할 거고 다 날려버리고 한 장면만 남겨놔야 한다면 아마 이 장면이 아닐까 싶다.


레스토랑 씬 촬영 장면. 두 배우와 감독.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각각 범죄자와 경찰이 되어 번잡한 레스토랑에서 독대하는 이 명장면에서 두 배우는 결코 같은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니 알파치노의 독백을 듣고 있자면 로버트 드니로를 응시하는 그의 눈빛을 들여다보게 되고 머릿속으로는 그를 쳐다보고 있는 드니로의 표정을 상상하게 된다.

간혹 이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한다면 어떤 배우들이 어울릴까 생각한다. 많은 훌륭한 배우들이 있지만 사실 드니로와 알파치노역에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 말고는 딱히 다른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정점을 찍은 배우라도 난 늘 그 배우를 처음 봤던 때가 생각난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의 '처음'은 언제였을까. 나에게는 '야망의 세월'의 꾸숑과 '아들과 딸'의 석호이다. 그 각각의 강함과 부드러움은 당시 꽤 센세이셔널했는데 이 라이징 스타들은 이전의 캐릭터를 완전히 뒤집는 순박한 춘섭이와 퇴폐적인 홍식이가 되어 다시 서울의 달에서 만난다. 무슨 이유인지 난 이 두 캐릭터가 이 두 배우의 가장 깊숙한 곳의 원시적인 모습을 끄집어낸 거라 느낀다. 그 후로도 몇 편의 영화에 함께 등장하기는 하지만 서울의 달을 능가하는 캐릭터와 케미를 보여준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중량감 있는 남자배우들이 대거로 등장하는 재밌는 영화들이 많긴 하지만 보통 너무 극명하게 강력한 주연과 (씬스틸러 본인들이 민망할 만큼 너무나 씬스틸러를 씬스틸러로 강조하는) 씬스틸러로 나뉘어 비슷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분명 볼만한 영화들이긴 하지만 인생영화로 남기엔 나에겐 지나치게 일회적이다. 알파치노와 드니로는 대부에서도 히트에서도 한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그들이 결국 아이리쉬맨이라는 화면 속으로 함께 들어왔을때엔 마치 지금까지 그들이 살아 온 삶 전부를 부정하기라도 하듯 처절했다.

그래서 뜬금없는 해보는 한국판 히트 캐스팅 놀이...

로버트 드니로 - 최민식
알 파치노 - 한석규
톰 시즈모어 - 최무성
발킬머 - 이제훈
알파치노 부인 - 김서형
로버트 드니로 애인 -전여빈
애슐리 쥬드 - 이유영
나탈리 포트만 - 박유림 (이 배우는 드라이브 마이카에서 대사 없이 수화만 하는데 사실 연배가 좀 있지만 연약한 10대 나탈리 포트만 느낌이 좀 있다)
나쁜 놈 와인그로우 - 박휘순
존 보이트 -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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