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영화의 명작 <스쿨오브락>에 보면 숙취에 관한 명대사가 나온다.
잭 블랙-
숙취가 뭔지 아니?
아이들-
지금 술에 취해있다는 뜻이요.
잭 블랙-
아니, 어제 술을 마셨다는 뜻이란다.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선 오늘의 숙취(Pagirios)와 어제의 과음(Persigėrimas)에 앞선 음주 예견 단계가 있다.
아침에 옷을 뒤집어 입으면 '오늘 저녁 과음하겠군'이라며 겸연쩍어하는 것.
그런데 그것이 의외로 참 솔깃하다. 그런 숙취의 계시가 실제로 얼마만큼 술 취할 결심까지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옷까지 뒤집어 입은 나라면 충분히 술 마실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한껏 부푼 기대감으로 긴 하루를 이겨내지 않으려나.
근데 옷을 뒤집어 입기 시작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아서 이런 얘기를 한두 번 듣다 보니 펜을 거꾸로 쥐고 쓰기 시작해도 뒤집어진 양말을 실수로 신을 때도 젓가락을 짝짝이로 집을 때에도 쓰레기 봉지를 엉뚱한 방향부터 뜯을때에도, 그렇게 정상궤도를 이탈한 상태로 어물쩡거리는 10초동안 이것은 술취할 징조인가, 오늘이 과연 그날인가 질척이며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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