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čiū" (소변을 분사하지 않으시고 담배꽁초를 투척하지 않으신 것에 감사합니다.)
1층 층계참 구석은 한동안 그런 용도였다. 아마 지난 세기에도 지지난 세기에도 그랬을 거다. 혹한의 거리에서 소변볼 엄두를 내지 못한 사람들이 비틀어져 닫히지 않는 남의 집 나무문을 밀고 들어와서 갈겼으며 집에 들어가면 이웃들이 문전성시를 이뤘을 공동 화장실을 예상하며 미리 갈겼을 거다. 어쩌면 이콘이 없는 구석 성소에서 앞뒤로 흔들거리는 몸을 겨우 가누고 제 몸을 앞다투어 빠져나오는 따스한 물줄기에서 초상화에 없는 신의 형상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밖에서 끄고 들어오기엔 아마 장초였을거다. 바깥에서 다 피우기에 아마 그 겨울은 춥고 미끄러웠을 거다. 주머니 속의 담배가 탄로 나서 내 이웃이 탐할까 두려웠을 거다. 타인들로 북적이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 가장 사적인 마지막 한 모금에 위로받았을 거다.
'고맙다'는 짧은 말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는 믿음을 폐기한 덕분은 아니다. 아마도 이제 내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여전히 내 것을 가지기 힘든 세상에서 애써 간신히 가지게 된 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휘갈긴 상냥한 위협인지도 모른다.
리투아니아어에서 계단을 뜻하는 단어는 크게 두개이다. 라입타이 Laiptai와 라입티네 Laiptinė.
전자는 올라갈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구조물 자체로의 계단이고 후자는 입구가 있고 계단이 있는 건물 내부의 폐쇄된 공간을 좀 더 의미한다. '계단에서 이웃을 만났다'라고 하면 Laiptinė 를 쓰지만 2층집 내부에 있는 계단에는 Laiptai를 써야 한다. 그래서 Laiptinė라는 단어에는 도착과 안도로 인한 비밀스러운 느낌이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장갑을 벗고 뜨거운 라디에이터에 잠시 손을 댄다. 그 사이에 신발에 매달려 함께 들어온 단단한 눈이 녹아 계단을 적신다. 사진 속 계단은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라 라디에이터는 없지만 계단이니깐 저곳도 어쨌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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