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2020. 1. 12. 07:00

 

 

리투아니아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우는 역사 속 인물이 있다. 지그문트 아우구스트라는 대공주와 그의 두번째 부인 바르보라 라드빌라이테이다. 라드빌라이티스 가문은 우리나라로 치면 파평 윤씨나 풍산 홍씨처럼 그 여식을 왕궁에 들인 권세 가문이었다. 바르보라는 아우구스트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비밀 연애를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두번째 부인이 되지만 병으로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죽는다. 그 죽음이 며느리를 싫어했던 이탈리아 혈통의 시어머니의 음모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그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고 그로 인해 대가 끊긴 리투아니아에는 마치 상속자가 없는 거대한 기업에 외부 인사가 수장으로 임명되듯 다양한 유럽 출신의 귀족들을 데려와 왕으로 앉히는 연합국 시대가 열린다. 구시가의 가장 드라마틱한 거리 스티클리우 거리에 있던 오래 된 카페가 작년부터 아우구스트와 바르보라 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해서 문을 열었다. 러브 스토리 카페라는 컨셉이 추가 된 카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카페 외벽을 온갖 핑크가 난무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몄다. 그 내부도 파스텔톤의 핑크를 군데군데 배치하고 카페 한 켠에는 보석가게가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다. 어느 어두운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잠시 들어갔다. 개인적 취향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였지만 대중적으로 리메이크된 익숙한 재즈 음악들과 은은한 조명에 둘러싸여 앉아있다보니 꽤나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런것이 취향을 불문하고 어필하는 컨셉인가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망고 크림이 올라간 디저트 한 조각을 조금씩 조금씩 긁어내면 결국 무너져내리는 모래성을 생각하며 더이상 잘라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얇은 조각이 될때까지 포크 옆 날로 잘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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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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