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의 나무 한 그루. 아마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봄을 알려오는 신호이다. 설악산 대청봉에 내려 앉은 눈이 겨울을 알리고 내장산 정상에 올라간 어머니 아버지들이 헬리콥터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만추를 배웅하는 것처럼. 비록 다음날에는 전 날의 햇살이 무색한 비바람이 불어 황급히 코트 단추를 채우며 후드를 뒤집어 써야 했지만 발길에 저 꽃잎이 채이지 않는 것은 봄이 아직은 깊지 않았다는 소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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