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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urn to sender> Fouad Mikati (2015) 재미있게 봤건 그렇지 않건 좋든 싫든 본 영화들은 짧게라도 모두 기록해야지.그래도 최소 90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본 영화인데 누구에게 얘기라도 할라치면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을때 가끔은 난감하니깐.이 라는 영화는 어처구니 없게도 리투아니아어로 '달콤한 복수'란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다.한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낸 배우들이 마치 다른 캐릭터의 시나리오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는듯 보란듯이 으례 한두편의 차기작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것처럼(예를들어 리암니슨의 이후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그렇다.)안그래도 이후 처음보는 로자문드 파이크의 작품이라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의 작품을 선택한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보기 시작하는데달콤한 복수라고 번안된 영화 제목은 모든 영화의 전개를 가늠하기에 충분했다.사실 이 배우를 처음..
Vilnius 15_오래된 극장, Skalvija kino centras 1963년부터 50년 넘게운영되고 있는 빌니우스의 토종 극장. 스칼비야. 제발 문닫지 않고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는 빌니우스의 몇몇장소 중 하나이다. 극장 프로그램을 식당에 가져다 놓아도 되냐는 부탁에 동의한 이후로 매월 초 부클릿과 함께 우리 직원들을 위해 두세장의 초대권도 함께 가져온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싶은 흑백영화가 있을때 초대권을 가져가서 보는편인데 식당의 어린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로 어떤 영화를 보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주로 비주류, 비상업적인 영화들인 경우가 많은데 보기힘든 리투아니아의 옛날영화라든가 외국 문화원이나 대사관과 연계해서 특정 감독의 회고전을 열기도 하고 매년 9월이면 빌니우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개최하며 얼마전에 폐막한 국제 영화제 '키노 파바사리스..
<아리조나 유괴사건 Raising Arizona> Coen brothers (1987) 코엔 형제를 알게된것은 팀 로빈스를 한창 좋아하던 시절 을 접하면서 부터였다. 그때 찾아보았던 그 일련의 영화들속의 유머는 지금의 코엔형제 자신들도 재현해 낼 수 없는 매력적이고 독특한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웃기고도 슬픈영화의 거장을 꼽으라한다면 주저없이 코엔형제를 꼽을것이고 그들의 웃픈 영화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아마 이 영화 이 영화가 갑자기 생각나서 굳이 다시 찾아 본 이유는 물론 기저귀때문이다. 저렇게 스타킹을 뒤집어 쓰고 기저귀를 훔칠 정도로 처절한 상황에는 처하지 않길 제발 바라지만 기저귀가 바닥난줄 모르고 있다가 황급히 새벽에 마트에 가야할일은 생길지도 모르겠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낙타 표정으로 기저귀를 들고 달리는 니콜라스 케이지도 줄줄이 따라 뛰는 동네 개들도, 뒤늦게..
Vilnius Restaurant 01_ Blusynė 여행중이든 일상속에서든 기분 좋은 한끼를 위해 헤매다가 이렇게 밖에서 두리번 두리번거리게라도 하는 식당이 있다면 일단 들어가보는것이 좋다. 들어갔는데 지금 땡기지도 않는 음식만 메뉴에 잔뜩 있으면 어쩌지, 직원이 영어를 못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은 개에게나 줘버리고 우선은 들어가서 두리번거리는게 낫다. 특히 빌니우스 구시가지에 인적이 드문 이런 거리에서 빛바랜 건물 외벽에 군데군데 페인트 칠이 벗겨진 레스토랑을 발견했다면, 예쁘게 꾸미려 노력한 흔적도, 옥외 메뉴판에 공들인 흔적도 없는 그런 식당을 발견했다면 말이다. 그것은 비단 여행자에게만 국한된것은 아닌것 같다. 매일매일 도시를 걸으면서도 거리 이름도 모른채 지나다니는 현지인들에게도 해당사항이다. 이런 한적한 거리속의 좁은 입구를 가진 뭔가 폐쇄적이고 ..
Vilnius 14_루디닌쿠 거리 Rūdininkų gatvė 수년간 매년 임시 거주권을 갱신하며 드디어 영주권자가 되었지만 한국에서도 빌니우스에서도 세상 어디에도 영구적으로 정착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살 생각이 있느냐, 언제까지 리투아니아에 살꺼냐는 물음에는 그래서 딱히 해줄말이 없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고 한국도 리투아니아도 아닌 다른 어떤 곳이여도 상관없다. 보다 중요한것은 어디에서 사는것이 아닌 누구와 함께 그리고 어떤 시선으로 어떠한 삶을 사는것이니깐. 당장 떠날 생각도 언젠가 이곳 생활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지만 아마도 언젠가 이곳을 떠나본 적 있는 여행자의 그 아스라한 느낌때문일까 일을 하고 생활을 하고 이곳의 주민으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매일매일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여행자의 느낌을 잃고 싶지 않다는것이 어쩌면 ..
Vilnius 13_우주피스 (Užupis) 지금은 빌니우스의 몽마르뜨로 불리우기도 하는 예술가들, 보헤미안들의 동네 '우주피스 (Užupis)' 이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그럴듯한 명성을 가진것은 아니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구역이라는 낭만적인 이력을 품고 한껏 멋스러워지고 화려하게 소비되는 세상의 많은 구역들이 그렇듯이, 한때는 갱들의 구역이기도 했던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나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던 뉴욕의 소호처럼 그리고 서울의 합정동이나 연남동, 심지어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공간들이 그렇듯이빌니우스의 우주피스 역시 비싼 임대료를 피해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젊은이들이 자유를 누리며 교류하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그 모든 지역들이 역설적이게도 돈없는 보헤미안들이 터를 잡기에는 턱없이 비싼 임대료의 핫플레이스로 변해버렸다. 빈궁..
<Clouds of Sils Maria> Olivier Assayas (2014) 구름낀 날이 상대적으로 많은 리투아니아. 시골 땡볕이 내리 쬐다가도 한무리의 구름에 어두컴컴해지는 날씨가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수십번이고 반복된다.하지만 바람도 땡볕도 그 자체로 소중한, 한여름의 무더위도 초가을의 스산함도 없는 요즘이 일년 중 가장 이상적인 달임에는 틀림없다.구름...그렇게 한참을 우리 머리위에 소리없이 머물다가 아 오늘은 흐린날이구나 비가 오려나 생각할때쯤 스르륵 밀려나가 숨겨놓았던 햇살을 보여주고 아 비는 오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보란듯이 몰려들어와 비를 내리는 변덕의 결정체.그런 구름은 내가 리투아니아 생활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 중의 하나이다. 얼마전에 본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이 영화속에서 서로 다른 연령의 세 여성이 겪는 감정적 변화와 과도기도 그런 구름을 몹시..
<Song of the sea> Tomm Moore (2014) 예쁜 만화 영화가 몹시 보고 싶은 요즘. 지브리 스튜디오의 만화와 현학적이기만한 일본의 SF 만화들 그리고 미쿡의 3D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그림과 색상의 만화 영화를 보았다.화면을 빈틈없이 채운 아기자기한 사물들과 자연경관들은 기하학적이고 비현실적이다. 외투를 벗었을때 인간이 되는 전설속의 셀키라는 존재는 흡사 우리나라의 선녀와 나무꾼의 선녀와 비슷한데 여러가지 느낌상 북유럽 신화를 토대로 한 북유럽 애니메이션일것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보는데도시에 내려온 등대지기 아빠가 펍에 앉아 쓸쓸하게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언젠가 더블린을 여행하던 지인이 보내온 엽서 속의 아일랜드 흑맥주가 떠올랐다.만화영화였지만 몇몇 아일랜드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것이 신기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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