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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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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타르트, 타협의 정점 맛없는 커피를 만났을때에도 타협의 여지를 주는것들이 있다. 묽고 쓴 맛없는 커피가 변명하지 않고 저자세를 취할때. 병에 담긴 물이 침묵할때. 무심하게 흩뿌려졌지만 언제나 배려에 여념이 없는 피스타치오와 함께 기대하지 않았던 레몬 타르트가 협상 테이블위의 날렵한 분쟁 해결사가 되어주는 순간.
[빌니우스풍경] 오랜만의 엽서 커피를 줄때 우유를 따로 내어주는곳도 좋다. 우선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설탕을 넣어서 한 모금 마시고 원한다면 우유를 부을 수도 있다. 정 아니면 우유를 따로 마실 수도 있다. 이 베이글 카페는 10센트를 추가하니 따뜻한 우유를 따로 내어주었다. 같은 커피 두잔을 주문하고 우유를 추가했는데 커피 한 잔은 약간 큰 잔에 담아주었다. 기계에서 추출된 획일적인 커피 맛이 좋다. 그럼에도 커피 맛은 전부 다르다. 내가 짐작할 수 있는것이라곤 각설탕을 혀 위에 얹으면 녹아버릴것이라는 사실 뿐이다.카페 건너편에는 작은 출판사가 있었다. 이 출판사의 책을 한권 가지고 있다.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조각과 동상들에 관한 책이다. 이 거리를 지날때마다 바깥에 내놓은 엽서 진열대를 마주치곤 했기에 ..
빌니우스 카페_Holy Donut 새로 생긴 도넛 가게에 갔다. 카페든 식당이든 상호와는 다른 재미있는 법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영수증을 유심히 본다. 영수증의 가게 로고 바로 아래 적여 있는 UAB 'Gero vėjo" 가 법인 이름인데. '좋은 바람' 이라는 뜻이다. 정확히 말하면 Geras vėjas가 '좋은 바람'을 뜻하고 남성명사의 -as 가 -o 로 어미 변형을 해서 '좋은 바람 되세요' 라는 기원의 의미가 되는것이다. '좋은 날씨에 콧바람 잘 쐬고 와' 뭐 그런. Geras vakaras 는 즐거운 저녁, Gero vakaro는 즐거운 저녁 되세요. 의 식이다. Gero vėjo 는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말하는 이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
금요일 아침의 텅빈 거리 가 너무 생소했다. 왜 이렇게 차가 한대도 없지. 오전 9시인데 다들 벌써 출근해서 일을 하기에도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하며 한참을 걷다가 공휴일인 것을 깨달았다. 일년 중 낮이 제일 긴 날. 한국의 절기로 따지면 하지였던 금요일은 리투아니아인들에게는 작은 축제의 날이다. 섬머 하우스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아마 집을 비웠을것이다. 들꽃을 꺽어 화관을 만들어 쓰고 작은 초를 강물에 띄워 멀리 흘려보낸다. 은행을 가려고 나왔던것인데 그냥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커피와 함께 물을 내어오는 카페만큼 기분 좋아지는 곳은 이런 작은 쿠키를 곁들여주는 곳이다. 쿠키는 달지. 그래서 설탕도 한개만 준다. 리투아니아의 티샵 체인점인 skonis ir kvapas 가 운영하는 카페가 구시가지에 딱 한곳있다...
버스를 놓치고 (Panevėžys_2016)라고도 말할 수 없는것이 몇시 버스가 있는지 알아보지 않고 역에 갔고 아직 출발하지 않은 빌니우스행 버스는 아주 작은 미니 버스여서 유모차를 넣을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음 버스를 타기로 했다. 비가 약간 내렸다. 생각지않은 40여분의 시간이 주어져서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파네베지에 갈때마다 항상 지나치는 거리 한구석에 못보던 카페가 보였다. 케잌이나 빵종류는 없었다. '제가 집에서 구운 쿠키만 있어요'라고 말하는 상냥한 여인이 있었다.
커피와 물 커피와 물을 함께 가져다 주는 곳이 좋음.
Vilnius Cafe_Taste map 우연히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멀리서 이렇게 놓여져 있는 테이블을 보고 몹시 놀라고 기뻤더랬다. 버스가 지나다니는 큰 길에서 카페를 보기 힘든 빌니우스인데 드디어 골목골목 가정집 사이에 카페가 생기는 문화가 시작된것일까. 10월의 암스테르담 날씨는 빌니우스의 10월날씨와 놀랍도록 비슷한데, 10월에 비라도 내리면 거짓말처럼 거리에서 암스테르담의 향기가 난다. 어둑어둑한 아침에 골목 어귀마다 카페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온몸이 따스해지곤 했던 그 10월의 아침. 기온도 하늘의 빛깔도 공기의 냄새도 너무 비슷한데 빌니우스에는 암스테르담 만큼의 카페가 없다. 그만큼의 인구밀도가 높지도 않고 아침마다 출근전에 카페에서 커피를 들이킬만큼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가격이 소득대비 저렴한것도 아니니깐.결정적으로 느..
코르토나, 이탈리아인의 모카포트 나이가 들면 정말 코르토나같은 도시에서 한적하게 살고싶다. 워낙에 경사가 심해서 그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이 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내 정서에 맞는 이탈리아 도시를 하나 꼽으라면 베네치아도 피렌체도 아닌 코르토나이다. 코르토나의 밤길을 걸으면서 까치발을 들고 훔쳐보았던 어떤 부엌. 인테리어 자료나 영화 속 주방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모카포트를 보고 있으면 왠지 사용하지 말고 깨끗하게 진열해놔야하는 장식품처럼 느껴져서 스스로 사용을 하면서도 가끔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중적인 느낌을 받곤 했는데 익숙한 창살사이 꽃무늬 커튼이 쳐진 실제 누군가의 부엌 한켠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카포트들을 보고있으니 이들도 수많은 부엌살림중의 하나일 뿐인데하며 아차 했다.  2인용 4인용 6인용 8인용쯤 되려나?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