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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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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케 매순간들은 돌아가면 그리워질것들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하지만 돌아가면 오히려 생각나지 않을거다. 그리워질법한것들은 어디에나 있기때문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는것이 마음이 편하다.
햇살은 커피도 네잔으로 만들어 버리네. 새해벽두부터 친구에게 아메리카노 쿠폰을 왕창 받았다. 저번에 에스프레소 두 잔 마신 커피베이라는 카페인데 양많은 아메리카노 머그잔 손잡이가 잡기 쉽게 넓어서 좋다. 실내에서는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머그잔에 드려도 괜찮겠냐고 미리 물어와서 좋았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일주일내내 날씨가 따뜻해서 매일 외출했다. 햇살도 좋고 햇살이 오래 머무는 장소들을 기억해서 찾아갈 수 있어서도 좋았다.
대체된 소리. 날씨가 따뜻해서 정말 오랜만에 바깥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얇지 않게 옷을 입은 탓에 내부의 열기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거리는 한적하지만 대학이 있는 동네에서 주말이 시작됐다는것을 느끼게 하는것은 오히려 두꺼운 전공서적과 에이포용지가 자취를 감춘 한산한 카페 테이블이다. 냅킨에 카페 로고가 찍혀있으면 기분이 좋다. 수중에 책이나 수첩이 있으면 책갈피처럼 끼어서 돌아오게 된다. 민무늬 냅킨이면 혹시나 해서 뒤집어 보게된다. 커피를 주문하고 나의 커피콩이 분쇄되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 가루가 탬퍼에 소복히 쌓이는 모습을 보는것은 큰 기쁨이다. 밖에 앉아있으니 초록색 형광색 빗자루로 부스러진 낙엽을 치우는 소리가 고요한 가운데 가득했다. 도장처럼 묵직한 탬퍼가 냅킨속에 있었다.
커피와 텅빈 기차 커피 마시고 점을 친다는 사람이 터키 사람들이었나? 커피점까지는 아니어도 혹시라도 커피가 사라져가며 아쉬워서 나에게 무슨 흔적이라도 남기지 않았을까 가끔 물끄러미 조금은 기대에차서 보게된다. 누르면 뭉개질듯한 조그만 방울 방울로 우유거품이 엉겨붙어 있을때도 있고 녹지않고 바닥에 남은 황금빛 설탕은 한두방울의 커피와 묘하게섞여 라이트박스 위에 그려진 모래그림처럼 보일때도 많다. 거품위에 흩뿌려진 시나몬 가루도 일회용 뚜껑에 옮겨붙은 거품과 시럽들도 어떤식으로든 자취를 남긴다. 잔밖으로 쏟아져 나온 커피들도 아직 입을 대지 않은 커피들도 하나의 완전무결한 그림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텁텁한 커피가 생각나 빌니우스에서 가끔 마시던 식으로 갈아진 원두위에 바로 물을 부어 마셨다. 커피를 다 마시고 보니 멀리 산 ..
커피와 물 3 외대 후문에서 경희대 후문으로 향하는 경사진 언덕에 자리잡은 이 카페에서 날이 추워지기 전 어떤 날, 바깥에 앉아서 카푸치노를 마신 적이 있다. 좁은 카페는 커피를 준비하는곳과 테이블이 놓인 곳으로 길다랗게 나뉘어져 있다. 손님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항상 완전하다는 느낌을 주는곳들이 있다. 사실 폐소공포증을 유발할 수 있는 곳들이기도 하다. 옆사람의 커피 홀짝 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것은 불편함이라기보다는 은밀한 공유에 가깝다. 커피를 들고 이층으로 삼층으로 올라가야하는 넓은 카페를 메운 대화 소리는 둑에서 터져 흘러 나오는듯한 정제되지 않은 주제의 자극적인 소음인 경우가 많지만 밀도 높은 카페속에서 사람들이 한톤 낮춰 조심스럽게 속삭이는 대화는 가볍게 끄적여진 수필같은 느낌에 가깝다. ..
밤의커피 흔히 인생의 낙 이라고 여기는 어떤 것. 그런것이 있기 위해서 꼭 아주 불행해야하거나 무의미하고 무료한 인생을 살아야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종류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전복시키고도 남는 아주 강력하고 환상에 젖게되는 얼마간의 순간이 존재한다는것은 분명하다. 열망할 가치가 있는 순간말이다. 종종 오후 9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카페를 찾아가서 밤의 커피를 마시게 된다. 나는 카페인이 더 이상 나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을때 어둠속에 누워서 저녁에 마신 커피를 떠올리는 순간이 좋다. 커피잔의 갈색 표면에 톡톡 거리며 녹아들어 얼마간 별처럼 반짝이던 설탕들. 기름진 원두 찌꺼기를 쓰레기통으로 털어내는 요란하고도 향기로운 소음. 소란스런 ..
Tequila 꿈으로 가득 찬 대화를 하고싶다.
횡단보도와 커피 어릴때 학교 가는 길에도 지하철에서 내려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건너야했던 횡단보도들이 있다. 어릴적에는 대학 정문부터 지하철역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데모 구경도 자주갔다. 최루탄 냄새가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까지 이어져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야 했다. 이 건물 아래의 시계집과 복사집은 여전했고 또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킬것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층 전체를 차지하고 전망까지 확보하고 있는 이 카페는 잘 모르겠다. 오래전 누군가는 이 자리에 난 창문앞에 서서 대치중인 경찰과 학생들 구경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커피는 에스프레소치고는 양이 많았다. 내가 단지 습관에 얽매여 찾고있는 그 커피에 아주 근접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는것이 정말 좋다. 다음에 올때엔 사라질지도 모를 카페라는 생각에 있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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