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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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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River_Taylor Sheridan_2017 소설도 그렇지만 영화도 추운지방이 배경이면 더 보고 싶어진다. 영화가 추우면 보통은 재밌다. 그 추위를 잔혹하지만 세련되게 묘사할 수 있다면 그 영화는 또 멋있다. 그런 영화들은 또 얼마나 폐쇄적인가. 그들은 절대 추위를 남겨두고 로스앤젤레스 같은 도시로 날아가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하게 고립된다. 낯선 곳에서 어쩔 수 없이 흘러들어와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만 있을뿐이다. 의 알파치노나 의 카일 맥라클란 같은 사람들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사건의 심각성을 평가 절하한채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혈혈단신 파견되는 FBI 요원 엘리자베스 올슨이 그렇다. 주인공들은 그 어떤 눈보라와 폭풍에도 끄떡없을 것 같은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옷을 입고 등장한다. 추위를 일상적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방어해 낼..
Fargo 시즌 4 를 기다리며 잡담 Fargo_1996 파고 Fargo 시즌 3 이 끝났다. 한때 코엔 형제를 많이 좋아했었다. 특히 파고는 학창시절에 비디오 테잎이 아닌 스크린으로 본 유일한 그들의 영화이기도 해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파고는 그냥 정말 재밌고 웃긴 영화였다. 영화속에서 목격자들이 범인 스티브 부세미의 신상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그냥 웃기게 생겼어요, 그냥 웃겨요' 라고 말하는 딱 그 식이다. 그냥 웃긴 영화이다. 어쩌다 영화가 저런식으로 진행이 되는것이고 어쩌다가 평범한 주인공은 또 꼼짝없이 나락에 빠지게 되는것인지 처량한 주인공의 인생을 되돌려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나쁜 놈들은 또 그들의 사정이 있어서 저렇게 나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모두에게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
Lion_Garth Davis_2016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 사이의 채울 수 없는 간극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어릴때 실수로 탄 기차로 인해 집에서 1600킬로미터나 떨어진 캘커타로 튕겨져나와 결국은 바다 건너 호주로 입양되는 인도 소년에 대한 이 영화는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그가 다시 인도로 돌아와 잃어버린 가족과 조우하고 자신의 이름이 '사루' 가 아닌 사자라는 뜻의 힌디어 '셰루' 라는것을 알게되는 과정까지를 다룬다. 뭔가를 기억한다는것은 때로는 채워넣으려는 욕구, 결핍에의 대항과 닮은면이 있다. 사루가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낼 수 있었던것은 혼자가 된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의 얼마되지 않았던 작은 세상을 되새김질한 결과이다. 마치 꿈을 꾸고 난 직 후 점차 형체없이 사라지는 이야기들..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오랜만에 중국 영화를 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랜만에 공리의 영화를 보았다. 언제봐도 새로운 얼굴. 많은 그녀의 영화를 봤지만 새로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예전의 영화들은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그냥 보고 있는 영화의 그 인물만이 그가 연기해내는 유일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이다. 천부적인 재능과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항상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이 영화속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한 인물조차도 전혀 다른 두 인물이라고 여기게 한다. 탈출해서 돌아온 남편을 만나기위해 밤새 화빵을 굽는 여인과 20년을 기다린끝에 돌아온 남편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여인은 분명 같지만 다른 인물이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결국 편지속의 남편으로 남아서 이미 돌아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편지를 읽..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Blue is the warmest color_2013) 꽤나 이슈가 되었던 영화이던데 이 영화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다가 얼마전에 크라이테리언 인스타계정에 영화 포스터가 몇번 계속 등장하길래 호기심에 적어놨다가 찾아 보았다. 이 계정에는 크라이테리언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어떤 배우의 생일이나 기일을 기념하면서 배우의 출연작 포스터가 올라오거나 가끔씩 오늘 어떤 영화를 보겠냐는 살가운 질문들도 올라온다. 환호와 애정 일색의 짧은 코멘트들을 읽고 있으면 동호회같은 기분이 들어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그런다. 이 영화의 포스터속에는 눈부시게 밝은 파랑 머리를 한 레아 세이두가 있었다. 고개를 약간 들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듯 반쯤 감긴 눈은 매혹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완..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출연 배우들의 조합에 혹해서 보게 된 영화. 의 그레타 거윅이 예술 경영을 전공한 젊은 대학 강사로, 앞서 많은 영화속에서 소설가를 연기했던 에단 호크가 또 다시 어딘지모르게 궁색한 소설가로, 무슨 배역을 맡아도 배역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능청스러운 줄리안 무어가 보호 본능 자극하는 에단 호크의 까칠한 인텔리 부인으로, 미드 의 주인공 라그나르역의 트래비스 힘멜은 뜬금없이 수제피클에 페티쉬를 가진 피클 가게 사장님으로 등장한다. 심지어 감독인 레베카 밀러가 특정 배우들의 전작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들이 연기한 배역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물들은 생생했다. 영화는 몹시 수다스럽고 마치 많은 영화들을 거쳐오면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캐릭터들이 자신의 존재의 ..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그냥 짧게라도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밀리 블런트를 좋아하니깐. 에밀리 블런트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여주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눈빛으로 톰 크루즈가 눈에 잘 안들어오게 했던 배우였고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 완전히 반해버릴 만한 연기를 하더니 이 영화에서 정점을 찍는것 같은데 굉장히 이성적인듯 차가워 보이지만 완전히 무너져버릴 수 있는 그런 역할들 잘 소화해내는것 같다. 아쉽게도 포스터는 촌스럽다. girl on 으로 시작하는 영화가 사실 너무 많아서 제목이 식상한 이유도 있다. 그런데 너가 보고 있는것이 널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문구는 마음에 들었다. 정말 딱 그런 영화다. 기차에는 무력감과 패배감에 젖은 눈빛으로 차창밖을 응시하며 휴대용 물병에 담긴 보드카를..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Seoul_2017) 버티고개역에 내렸는데 매우 깊고 아득하고 가파른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다행히 다른 역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움직였던 탓에 오히려 깊은 터널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들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있자니 얼마전에 Meadow land 에서 연달아 보았던 Arrival 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길가다가 에이미 아담스가 나온 포스터를 보았는데 이게 과연 내가 본 그 영화가 맞는지 순간 멈칫해서 쳐다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다. 굳이 왜 원제를 놔두고 제목을 바꾼것일까. 영어 제목을 한국어로 의역한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영어 제목으로 바꾸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싶어 신기했다. 아마도 어라이벌로 한글화하자니 어감이 이상했고 직역하자니 어색했고 그렇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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