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드립서버 하나를 깨뜨리고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니 기존에 쓰던 도자기 드리퍼가 잘 맞지 않아서 작년에 하나를 더 사게 됐다. 결국 잘 안쓰게 된 1호 드리퍼를 친구집에 가져가기로 한다. 적당한 주전자가 없어서 냄비에 끓인 물을 모카포트에 옮겨 담아 부었다. 돌연 주전자가 된 모카포트 손잡이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손 큰 바리스타가 작은 커피 잔에 기울이고 있는 앙증맞은 스팀피쳐를 볼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무엇을 통하든 커피물은 언제나처럼 여과지 끝까지 쭉 스며들어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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