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드립서버 하나를 깨뜨리고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니 기존에 쓰던 도자기 드리퍼가 잘 맞지 않아서 작년에 하나를 더 사게 됐다. 결국 잘 안쓰게 된 1호 드리퍼를 친구집에 가져가기로 한다. 적당한 주전자가 없어서 냄비에 끓인 물을 모카포트에 옮겨 담아 부었다. 돌연 주전자가 된 모카포트 손잡이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손 큰 바리스타가 작은 커피 잔에 기울이고 있는 앙증맞은 스팀피쳐를 볼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무엇을 통하든 커피물은 언제나처럼 여과지 끝까지 쭉 스며들어 올라앉는다.
반응형
'Coffe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의 집에서 남의 컵에 남의 커피 (2) | 2021.07.15 |
---|---|
대나무 막대기 에스프레소 (1) | 2021.06.28 |
다른 동네 커피 (6) | 2021.06.24 |
실과시간의 커피 (3) | 2021.04.06 |
그저 다른 커피 (4) | 2021.04.03 |
다른 창가의 커피 (0) | 2021.03.30 |
미켈란젤로의 커피 (6) | 2021.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