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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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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03_그림 그리는 소녀 Alexandria_2003 14년도 더 된 일이니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소녀는 화가가 되었거나 미술 선생님이 되었거나 그림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후에 알렉산드리아의 그레코로만 박물관은 무너졌는지 어쨌는지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던걸로 알고 있다. 장소를 이전했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재개관을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레코로만 시대의 저 조각은 아마 저 묵직했던 대리석 위에 그대로 놓여 있을거다. 지금의 그녀가 무엇인가에 상관없이 저 소녀도 저 조각앞에 서면 내가 그러하듯 14년전의 그날로 돌아가 생각에 젖을 것이다. 박물관속의 피사체들은 그들이 과거에 어떤 의미였고 그것이 지금 의미하는것은 무엇인지 대해 늘상 이야기하지만 살아있는 우리의 본질은 ..
리투아니아어 28_임대 Nuoma 임대 표시가 붙은 점포를 보면 그 전에 어떤 가게가 있었는지부터 생각해보게 된다. 기억에 남지 못한 장소였기때문에 결국 또 임대를 하고 있다는것으로 결론이 난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올드타운인데 금세 문을 닫는 식당이나 가게들도 은근히 많다. 그런데 또 이렇게 임대를 하는곳은 새로운 가게가 생겨도 잘 되지 않는곳이 많다. 이곳이 어떤 공간이 될지 두고볼 생각이다. 그렇게 열고 닫는 가게들과 함께 빌니우스에서의 하루도 지나간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으로 심심해서 아마존 탐험을 하다가 책 한권을 샀다. 서울에서 르 코르뷔지에 전시회를 보고 얼마지나지 않아 베를린에서 베를린 버전 위니테 다비따시옹을 마주하고 온 감동이 가시지 않는 와중에 그 여운을 무한으로 지속시켜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교보문고의 원서코너 땅바닥에서 시작된 밑도 끝도 없는 애정을 좀 더 학구적인 아마추어의 탐구 자세로 바꿔야겠다는 욕구도 생긴다. 사실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기념물 하나를 보고 싶다는생각에 인도로 떠났기에 이 건축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더 이상의 방법을 모르겠지만 특별히 의도치 않았어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실재의 그를 맞닥뜨리는 기회가 생기는것 그 자체에 고무되는것 같다. 이 책은 르 코르뷔지에 말년의 역작 롱샹 성당에 관한 책인데 얼핏 한국의 살..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오랜만에 중국 영화를 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랜만에 공리의 영화를 보았다. 언제봐도 새로운 얼굴. 많은 그녀의 영화를 봤지만 새로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예전의 영화들은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그냥 보고 있는 영화의 그 인물만이 그가 연기해내는 유일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이다. 천부적인 재능과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항상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이 영화속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한 인물조차도 전혀 다른 두 인물이라고 여기게 한다. 탈출해서 돌아온 남편을 만나기위해 밤새 화빵을 굽는 여인과 20년을 기다린끝에 돌아온 남편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여인은 분명 같지만 다른 인물이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결국 편지속의 남편으로 남아서 이미 돌아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편지를 읽..
Berlin 17_마우어 마켓 난 크고 작은 여러물건들을 샀다.
Berlin 16_베를린에 어둠이 내리면 배려 천사 베를린
Fastball_The Way 베를린을 떠나는 날. 밤 10시 비행기여서 점심을 먹고도 집에서 밍그적 밍그적 거리던 날. 학원에 가야 하는 친구를 가지말라고 구슬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음악을 듣는 와중에 친구가 무심코 던진 영어 문장이 어떤 노래의 가사일까를 추리하는 와중에.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부분이었다) 이미 그 노래가 무엇인지를 찾아낸 친구가 그럼 이 노래를 맞추면 가지 않겠다고 문제를 낸 노래이다. 결국 이 노래는 못맞췄다. 그래도 친구는 학원에 가지 않았다. 이 노래가 유행하던 시기에 덩달아 유행하던 몇몇 곡들이 (혹은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항상 헷갈렸는지도) 있었다. Wallflowers 의 One headlight 나 Hoobastank의 T..
Vilnius 46_모두의 하늘, 나의 하늘 지난 목요일 저녁. 고작 10분여의 시간이 흐르는동안 맑았던 하늘이 무너지고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빈번한 풍경이지만 이날의 하늘은 평소와는 달리 훨씬 극적이었다. 아침에 짙은 구름을 드리우며 쏟아지던 폭우로 여기저기 깊은 웅덩이가 패여져있던 구시가지의 놀이터. 다행히 낮동안은 또 날씨가 활짝 개었다. 빌니우스 현지인들은 물론 아이를 동반하고 여행중인 외국인들까지 그리고 운동 기구에서 장난치며 내기를 하는 히스패닉계 청년들까지 마치 금요일 오후처럼 번잡하고 생동감있던 느낌으로 꽉 차있었던 놀이터. 멀리서부터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하늘. 여름 나무들의 무성한 잎사귀가 바람에 여지없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아직 멋모르고 해맑게 놀고 있는 많은 이들을 뒤로하고 놀이터를 빠져나왔다. 곧 비가 내릴것이다. 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