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10) 썸네일형 리스트형 [늑대 아이 Wolf children] Mamoru Hosoda (2012)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목록에 추가할 수 있는 오리지널한 애니메이션을 얼마전에 보았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의 현란한 상상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귀엽고 웅장하다 생각해서 보는 순간엔 혹하지만 지나고 나면 캐릭터만 남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봐도 좋아지지 않는 영화가 팀 버튼의 영화들이다. 그 둘은 기술적으로 너무 확고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져버려서 팀 버튼스럽지 않고 지브리스럽지 않은 창작은 절대로 할 수 없을것 같은 느낌을 준다. 판타지가 판타지를 위한 판타지가 될때 스토리는 묻혀버린다. 이미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겉모습을 따라가려 발버둥치다보면 껍데기만 남는다. 물론 관객은 그들이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들고 나오면 변해버렸다고 외면할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딜레마이다. 이 만화영화는 충분히 화.. [Room] Lenny Abrahamson (2015)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거머쥔 브리 라슨이라는 생소한 배우가 궁금해서 찾아 본 영화. 여우 주연상 후보 설명에 '5살 아들과 좁은 방에 감금되어 살아가던 여자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탈출을 시도한다'라고 요약된 줄거리에 흥미를 느끼며 보기 시작했지만 역시 이런 줄거리 요약은 소재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일 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예상하는데에는 별 도움은 주지 않는것 같다. 잔혹한 범죄자에 의해서 방에 갇히게 된 모자가 상상하기 힘든 악조건속에서 생활하다 급기야 탈출에 성공하지만 탈출후에도 여전히 그들을 옭아매는 악의 무리들과 혈투를 벌이게 되고 출동한 경찰들과 앰뷸런스에 둘러싸여 링거를 꽂은채 서로 꼭 껴안고 끝이나는 영화일까. 헥헥. 범죄자는 만신창이가 되어 들것에 실려 앰뷸런스 안으로 들어가고 꼭 .. [The Lobster] Yorgos Lanthimos (2015) [Youth]를 통해 오랜만에 만난 목소리와 눈썹의 미인 레이첼 와이즈. 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콜린 파렐. 각기 다른 영화들을 통해 좋아하게 된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는 더 큰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된다. 호기심 자극하는 포스터와 생소한 감독의 이름을 보고 망설임없이 보게 된 영화 . 영화를 통해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새로운 인생을 간접 경험한다고 흔히 말하지만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나는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진지하게 생각하며 보게 되는 영화들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최근에 본 , 같은 영화도 적지 않은 감정 이입을 끌어 냈지만 이 영화가 그 중 가장 절망스럽게 느껴진 이유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고독 이라는 감정, 그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 완벽히 통제되고 있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리투아니아에서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부활절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토요일이면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부활절을 보내러 시어머니댁에 간다. 리투아니아에서 부활절을 보내는것도 벌써 9번째. 여행하던 중에 처음으로 시어머니와 만났던 때가 부활절이었던것까지 계산하면 10번째 부활절이다. 부활절 달걀은 벌써 8번을 삶았다. '올해에는 염색하지 말까? 그냥 삶기만 하면 편하긴 할텐데. 아무리 그래도 색칠해야지 부활절인데. 염색약 어디갔지? 분명히 작년에 염색하고 이 서랍속에 넣어 놨었는데? ' 신기하게도 거의 매년 반복되는 대화들이다. 매년 김장철이 되어 욕실 가득 크고 작은 대야를 늘어 놓으시고 배추를 절이시는 엄마를 보며 했던 생각은 정말 자주 돌아오는 김장철 같지만 따지고보면 살아있는 동안 최대치로 계산해봐도 서른즈음 부터 일흔즈음까지 고작 .. Russia 01_10년전 3월_1 여행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더 이상 여행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해 온 여행을 추억하는것 만으로도 내 인생의 여행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가슴 아프겠지만 가까스로 기록 되어져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기억들은 더 공고해지고 지난 여행의 의미는 더욱 단단해질것이다. 매년 3월이 되면 빌니우스에 도착하기 전에 거쳤던 곳들에 대한 추억으로 벅차오른다. 당시의 여행 수첩속에 적혀진 음악 리스트들. 엄선해서 구워간 씨디 8장. 6번씨디와 8번씨디를 제일 좋아했었다. 매일 저녁,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오면 숙소에서 울려퍼지던 음악들. 작은 배낭에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했지만 챙겨가길 잘했다 생각했던 스피커. 그리고 모스크바의 인포.. Frances Ha_Noah Baumbach (2013) 올리비아 아사야스의 크라이테리온 베스트 목록 (올리비아 아사야스 크라이테리온 베스트) 을 통해 알게 된 영화. 2013년 영화인데 크라이테리온에서 출시 되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흑백으로 촬영되었고 무엇보다도 흑백과 핑크가 절묘하게 조화된 음악적인 영화 포스터가 Smith 의 베스트 앨범 자켓을 떠올리게 했다. (포스터 속의 프랜시스가 지휘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알고보니 춤을 추고 있는것이었음) 오아시스가 영향 받은 뮤지션으로 스미스와 스톤 로지즈를 언급한 적이 있기에 수집하기 시작했던 스미스의 앨범들. 이 뜬금없는 흑백 영화가 영화를 채 보기도 전에 나로 하여금 어떤 회상에 젖게 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예감, 어쩌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추억도 아낌없이 녹아 있을것 같은 느낌. 요즘이 배경인 영화인.. [Black field] Vardis Marinakis (2009) 단조로운 색감의 영상 속 절제 된 대사와 움직임, 내용상으로도 지루하고 불편할것 같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어느 한 구석이 마음에 들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은 영화들이있다. 그런 영화들은 그런 기대가 틀리지 않았기를 바라며 정말 보고 싶을때,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때 최적의 분위기에서 보려고 애쓰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 잠깐 시작 부분을 봤을때 국적을 인식해 낼 수 없는 언어와 분위기만으로 얼핏 떠올랐던 영화는 정도. 그래서 컴퓨터 폴더속의 상업 영화들 사이에 오랫동안 남아있던 이 국적 불명의 영화를 만나러가는 느낌은 마치 마른 건어물과 군밤 냄새가 코 끝을 스치던 종로 3가의 단성사와 피카디리 극장 거리를 빠져나와 막이 내리기 일보 직전의 제3 세계 영화가 방영되고 있는 종각의 코아 아트.. [Creed] Ryan Coogle (2015) Ryan Coogle (2015) 영화를 보는 내내 이제는 가까운 미래에 실베스타 스탤론을 볼 수 없어지는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슬펐다. 최근에 록키 시리즈를 복습하고 너무나 좋아진 실베스타 스탤론, 그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를 거머쉬고 아카데미의 후보에 오른것은 마치 평생을 실베스타 스탤론과 록키라는 두 인격으로 부지런히 살아왔음에 감사하며 아카데미가 인류를 대표하여 감사패를 헌정하는 느낌이다. 실베스타 스탤론의 얼굴을 보면서 예전의 참치 광고가 떠올랐다. 기름기 없는 참치의 컨셉으로 참치캔을 누르면 기름이 쏙 빠지는 광고였는데 스탤론의 얼굴과 표정과 몸짓이 딱 그랬다. 문닫는 아이스링크에 겨우겨우 부탁해서 애드리안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던 록키, 텅 빈 필라델피아 거리를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뛰던 그.. 이전 1 ··· 88 89 90 91 92 93 94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