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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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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167_최초의 저녁 식사 헬싱키 경유하여 여행가는 친구 생각하다가 떠오르기 시작한 2006년 그 즈음 그 구간의 여행들. 뻬쩨르에서 산 걸쭉한 간장과 우주피스의 마트에서 산 야채 샐러드와 냉동 생선 스틱. 헬싱키의 일본 상점에서 산 쌀을 곁들여 지금은 없어진 우주피스의 호스텔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생각해보면 리투아니아에서의 최초의 저녁 식사였는데 저런 기성품들의 맛은 지금도 이따금 생각나서 먹으면 그냥 똑같다. 그때 부엌에서 내가 거쳐온 루트로 거꾸로 여행을 가는 외국인 부부를 만나서 냄비 태우지 않고 끓일 수 있는 봉지쌀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그들에게 스크랩한 시베리아 횡단 열차 표를 구경시켜 주었다. 방으로 돌아와보니 집채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독일인 여자애가 침대밖으로 거의 다리가 삐져나온 채로 누워서 오에 겐자부..
몬순을 몰고 온 커피 커피콩이 생기면 간혹 세계지도를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이번엔 접근을 좀 달리하여 나름 6월의 이슈이기도 했던 항공편을 검색해보았다. 업자들이 사는 이 동네 저 동네에 마대채로 머무르며 현대상선을 타고 왔을수도 있지만 그냥 커피가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고 생각하니 왠지 좀 재밌어졌다. 동숭동 커피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타난 이들의 고향은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 공항을 떠나서 인도의 뭄바이를 거쳐 방콕에서 인천까지 온다. 인천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종착역 서울역에서 내린후 4호선 대학로로 뚜벅뚜벅. 그리고 다시 지하철에 택시에 일산으로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 바르샤바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최종적으로 빌니우스. 아프리카의 태양을 머금고 마로니에의 행운을 쥐고 남아시아의 몬순을 몰고 온 커피! 세팅하고 내리려고보니 ..
Doppio. 맛없던 비스킷은 옆으로 밀어두고,
리투아니아어 93_책 Knyga 램프 자리에는 사전이나 여기저기서 주워 온 리투아니아 잡지 같은 것들을 그냥 세워두는 편인데 오랜만에 존재감 뿜는 책들로 채워보았다. 이들은 빌니우스로 여행을 오셨던 소중한 블로그 이웃님 Liontamer 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들인데 일부는 두고두고 읽으면 괜찮을 것 같아 내가 고른 것들이고 일부는 좋아하는 작품들을 손수 추천해 주셨다.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작품들이 묘하게 러시아에 수렴되는 와중에 헤밍웨이의 수필 속에서도 러시아 문학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는데 동시대 동료 작가들에 대한 적나라한 언급과 비교하면 만나본 적 없는 선배 작가들에 대해선 그래도 예의와 존경 모드를 유지해주셨다. 근데 결국 그것도 러시아 소설은 읽어 본 적 없고 프랑스 소설이나 읽으라는 비평가..
리투아니아어 92_ Abrikosas 살구 유사단어로는 아브라카다브라, 아바나마트 등이 있다.
Vilnius 166_카페가 있어도 좋을 자리 필하모닉에서 이어지는 뒷골목과 시장 앞 거리가 만나는 이 광장엔 술집도 있고 식당도 있고 벼룩시장 같은것도 간혹 열리는데 신기하게도 카페가 없다. 특히 저 이발소 자리에는 카페가 있어도 좋을 풍경인데. 여러모로 변화의 여지가 많아 보이는 건물들은 사진으로 남겨 놓는다. 저 지붕, 저 낙서들, 반 정도 사라진 창문, 칠해지지 않은 벽들을 아마 가만 놔두지 않을테니 말이다.
후라칸에서, 소중한 인연, 감동적인 재회, 기나긴 여운, 그리고 많은 모든 이야기들,
Vilnius 165_성당 정원에서 손에서 놓으면 대부분은 그냥 미련없이 날아가 버리지만 하나 정도는 나무에 걸린다. 그렇다고 또 계속 나무를 붙들고 있는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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