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07)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18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한 그루의 나무가 오염된 도시에 환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글을 언젠가 읽은적이 있다. 달궈진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물을 주는 나무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말해 무엇하리. 매번 거리를 거닐면서 느끼는것, 나무 이상으로 내 안구와 정신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물들과 조각들이다.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엇, 항상 그 자리에서 그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엇들에서 느껴지는 일상성과 안정감이면 충분하다. 적절한 장소에 배치된 동상이나 조각 하나는 나무 열 그루에 비등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건축물 혹은 꽃이 드리워진 망가진 발코니를 가진 구시가지의 .. 런던, Soho, Brewer street 얼마전 폴 레이먼드의 전기 영화 를 보고 런던 여행때 반나절 동안 어슬렁거렸던 소호가 떠올랐다. 여행 당시에는 그저 포르노 잡지를 취급하는 서점들과 스트립 클럽 몇개가 들어선 뭐랄까 그냥 그 특유의 영혼도 자존감도 없는 시든 야채 같은 장소라는 인상을 받았다. 런던시가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만큼 이 소호라는 구역 자체를 귀하게 여기지도 자부하지도 않는것 같았다. 낮이라 그런지 몹시 한산했던 그 거리를 뚫고 중고 음반 가게를 발견해서는 영화 의 사운드트랙과 오아시스의 콘서트 디비디를 샀더랬다. 그래서 나에게 소호는 오히려 그 가게 지하 깊숙한곳에서 스믈스믈 흘러나오던 오래된 먼지 냄새를 떠올리게 한다. 런던 최초의 스트립 클럽을 열고 최초의 포르노 잡지를 발간하며 부를 축적해 소호 구역에 수십개의 상점을 지.. Vilnius 17_루디닌쿠 서점 Rūdininkų knygynas 대부분의 약국과 서점이 체인 형식으로 운영되는 리투아니아. 헌책방이나 북카페가 아니라면 개인이 운영하는 순수 개념의 동네 서점을 찾기 힘든데 빌니우스 구시가지에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자리잡고 있는 서점이 있으니 바로 루디닌쿠 서점이다. 카페나 음식점이 자리 잡기에는 너무 아담한 거리이지만 서점 바로 근처에 카페 체인이 하나 들어서면서 서점은 왠지 더 서점다워졌고 카페는 더욱 카페스러워졌다. 서점 안에 들어선 미니 카페 컨셉은 너무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전략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아 쉽사리 들어가지지 않는다. 그저 책을 읽고 싶은 이들도 그저 커피를 사이에두고 마냥 수다를 떨고 싶은 이들, 아무도 편치 않은 넉넉하지 않은 아우라를 주기 때문인데 이렇게 약간의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는 서점과 카페를 보니 .. Vilnius Restaurant 04_Sofa de Pancho 이렇게 여름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다면 겨울이라는 아이에 좀 더 목을 매었어야 되는게 아닐까 생각되는 요즘이다.덥고 푹푹찐다고 짜증을 내기엔 그럼에도 마냥 따사롭고 그저 천연덕스러운 아이같은 리투아니아의 여름이 조금이라도 빨리 지나갈까 조바심을 내는 요즘한편으로는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기다리던 겨울이 왠지 내 눈밖에 난것같아 애처롭기까지 하다.하지만 삼십년이 훌쩍 지나서야 깨닫기 시작한 이 찬란한 여름에 대한 찬양이 겨울을 향한 비난은 절대 아닐것이다.단지 쉬지 않고 지난날이 되어가는 붙잡을 수 없는 일분 일초의 찰나에 대한 나약한 인간의 질투라고 하는편이 낫겠다. 8월을 10일여 남겨둔 화창한 금요일 오후. 빌니우스의 구시가지는 활기 그 자체였다.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노천 카페와 식당, 직원들은 쉼없이.. 스페인 50센트 유로 동전 에스파냐라는 글자를 보기전엔 왜인지 이분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일것으로 생각했다. 턱에 수염이 있고 왠지 중세 옷차림같은 목에 저런게 둘러져 있으면 말이다. 하지만 역시나 친절한 스페인 동전. 세르반테스라고 명명백백 적혀있다. 스페인의 10센트,20센트,50센트 동전에 나란히 새겨진 스페인의 문호, 돈키호테의 아버지. 근대 문학의 시초로 여겨진다는 이 소설. 하긴 세르반테스는 세계사 교과서에도 등장한듯 하다. 아쉽게도 돈키호테를 읽어보진 못했다. 지금은 그리스 동전에 필받아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있는 중. 다 읽고 나면 돈키호테도 읽어봐야겠다. 왠지 그리스인 조르바와 돈키호테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데 실제 내용이 어떨지는 읽어봐야 알겠다. 재밌는것은 세르반테스가 죽었다고 기록되어진 날짜 1616년 4월 2.. 스페인 1유로 동전 스페인 1유로와 2유로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이분. 에스파냐라고 써있어서 그랬기도 했지만 보자마자 스페인 국왕이란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1992년 맨처음봤던 그때부터 여전히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계신 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전 국왕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여갑순 선수의 사격 경기에서인지 카메라가 관중석에 있는 이분을 비췄더랬다. 아마도 사격경기가 올림픽의 맨 첫 경기이기도 했고 직접 경기를 관전해서인지 캐스터가 스페인 국왕이라고 말했던게 기억이 난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의 후계자로 지정되어 프랑코 사후 스페인을 책임졌지만 독재가 아닌 민주화로 스페인을 이끌었던 국왕. 하지만 나라 경제와는 상관없는 호화로운 생활등으로 비난받으며.. 파리의 아랍 월드 인스티튜트 다시 가고 싶은 파리. 2년전 여행에서는 충실한 관광객이 되어 모두가 바삐 들르는 관광 명소들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다시 여행한다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여긴 가봐야겠지?' 와 같은 모종의 부담감을 털어내고 한결 간편한 게으름뱅이의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파리에서 우리가 머물었던 곳은 파리 5구에 위치한 작은 아파트였다.빌니우스에서 저가항공을 탔기에 우리는 파리 보베 공항으로 입국했고 공항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 타고 5구에 위치한 숙소까지 이동해야했다.보베 공항에서 공항 버스를 타면 라데팡스가 출발역인 1호선의 Porte Maillot 역까지 이동한다. 보베 공항에 가려면 그러니깐 이 역에서 공항 버스를 타면된다.그곳에서 우리가 지하철을 갈아 타야하는 1,5호선 Bastille 까지는 .. 파리의 에펠탑 (Eiffel Tower) 파리는 한마디로 에펠탑으로 과잉된 도시이다. '에펠탑 과잉이라니. 에펠탑에 감히 과잉이라는 어감의 명사를 붙이는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라고 에펠탑이 보이는 발코니를 낀 코딱지만한 주택을 30년만기 대출을 받아 가까스로 구입한 사람은 펄쩍뛰며 대꾸할지도 모르겠다. 노트르담 근처의 기념품 가게에서 금빛 에펠탑 두개를 1유로에 샀다면 당신은 다음 날 루브르 근처에서 에펠탑 세개를 1유로에 파는 흑인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 다음 날 센 강변에서 1유로에 은빛과 빨강빛이 섞인 에펠탑 네개를 발견했다면 이번엔 몽마르뜨의 후미진 메트로 역사 바깥에서 이보다 더 저렴한 에펠탑은 본 적 없을것 이라는 시니컬한 표정으로 검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다섯개의 에펠탑 열쇠고리를 짤랑거리는 또 다른 흑인을 만날것이다. 이전 1 ··· 93 94 95 96 97 98 99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