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에 해당되는 글 60건

  1. 2019.04.17 Vilnius 90
  2. 2019.04.12 Vilnius 89_어떤 대문 (1)
  3. 2019.03.08 Vilnius 87_대성당과 종탑 (3)
  4. 2019.03.04 Vilnius 86_장터 풍경 (2)
  5. 2019.02.13 Vilnius 84_옛 주차장 (1)
분류없음2019.04.17 16:43

내가 아는 가장 정다운 노란 창문이다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빌니우스 어딘가에 또 내가 모르는 노란 창문이 있을 수도 있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도서관이 수리를 해서 더이상 삐그덕거리는 마룻바닥을 걸을 일이 없지만 예전에는 그 마루 위를 조심조심 걷다가 창 밖으로 눈을 돌리면 항상 저 창문을 마주치곤 했다. 최고 기온이 18도까지 올라갔지만 나는 여전히 춥다. 개나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도 가장 부지런한 꽃덤불은 노랑이다. 가로수 아래로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것도 보인다. 곧 민들레도 나타나겠지. 밤나무에도 꽃봉우리가 올라왔다. 그러고나면 라일락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4.12 06:00

빌니우스 구시가에도 곳곳에 지름길이 있다. 모르는 건물의 중정을 용감이 들어섰을때, 질퍽한 진흙길에 신발을 망가뜨릴 것을 감수하고 변변한 조명 하나 없는 컴컴한 남의 마당에 들어갔다 되돌아 나오는 수고를 귀찮아 하지 않을때 비로소 찾아지는 것들. 그들만의 통로. 구시가의 아도마스 미츠케비치우스 도서관과 리투아니아 영화 박물관 마당을 구분하고 있는 이 문은 사실 숨어있다고 하기에도 너무나 장엄하지만 멀리 저만치 떨어져있는 두 성당을 게임 속 포털처럼 연결해주는 문이다. 조금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항상 저 성당을 등지고 이 문이 열렸나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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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3.08 20:06


누군가의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내고 잠시 앉아가는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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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3.04 18:32


매 월 3월 첫째주 금요일에 열리는 카지우코 장날. 11년 전, 첫 장터에서 받은 인상이 참 강렬했다. 특별한 계획없이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들러가는 어떤 여행지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아주 큰 행사에 엉겁결에 빨려 들어가서는 뜻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의도한 것 처럼 가슴 속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올 해도 습관적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실 해가 더 할수록 뭔가 규모는 커지지만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제 별로 재미없다 하고 돌아선다면 좀 쓸쓸한 마음이 들것 같아 최대한 처음 그 기분을 되새김질하며 걷는다. 가끔은 지난 해에 망설이다 결국 사지 않은 것들이 올 해에도 있으면 살까 하고 생각한다. 얇게 잘라 빵에 얹어 먹으면 스르르 녹을 것 같은 치즈이지만 실상은 큰 칼로 온 몸에 힘을 실어서 잘라야 할 정도로 아주 딱딱하게 얼어 있다. 북적한 틈을 걷다가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작년에 친구와 사서 나눠가졌던 마르세이유 비누 장수가 올해도 있었다. 저기 일회용 접시에 시뻘건 쁠로브를 담고 있는 여인, 허공에서 망치를 내려쳐 기념 주화를 만들고 있는 남자도 마치 항상 저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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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2.13 07:00


구청사에서 새벽의 문을 향하는 짧은 길목. 이곳은 종파가 다른 여러 개의 성당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러시아 정교와 카톨릭 성당, 우크라이나 정교 성당을 등지고 섰을때 보이는 볼록 솟아오른 쿠폴은 바로크 양식의 카톨릭 성당이지만 화려한 제단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내부 장식이 남아있지 않은 성 카시미르 성당의 것이다. 제정 러시아 시절에 러시아 정교 성당으로 바뀌며 양파돔이 얹어지고 내부의 화려한 바로크 장식을 걷어내야 했던 이 성당은 소비에트 연방시절엔 급기야 무신론 박물관으로 쓰여지기도 했다. 평범한 건물도 세월이 흐르면서 소유주가 바뀌고 상점으로 쓰였다가 여관이 되기도 하고 카페가 되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듯 점령자의 필요에 의해 때로는 와인창고가 되고 원정에 나선 군대의 병영으로 쓰여졌던 교회의 역사도 어찌보면 극히 자연스럽다. 건물들이 감싸고 있는 크고 작은 광장의 운명도 예외는 아니다. 성당에서 뜯겨져 나온 오래된 성상들과 십자가의 소각 장소가 되기도 했고 통치자의 거대한 동상이 세워지고 또 처참히 끌어 내려지기도 했던 곳, 종국에는 공공 주차장이 되어 좁은 구시가의 주차난을 해소하며 어떤식으로든 도시와 호흡한다. 작년 가을, 오랫동안 구시가의 흉물이라고 여겨졌던 내셔널 필하모닉 건너편 광장 주차장이 새 단장에 한창이다. 그 조차도 누군가의 동상을 세우기 위함이다. 역사에는 종착역이 없는데 그를 마주하고 있는 순간에는 모든게 그 자리에서 영원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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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