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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0.11.20 어떤 가게
  3. 2020.09.15 Vilnius 128_동네 한 바퀴 (1)
  4. 2020.09.06 Vilnius 124_동네 자작나무 (2)
  5. 2020.09.05 Vilnius 123_9월의 그림자는
Vilnius Chronicle2021. 2. 17. 08:00

Vilnius 2021

 

올해만큼 눈이 많이 온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어김없이 눈이 내려 이미 꽁꽁 얼어버린 선배 눈들 위를 소복히 덮고 또 조금 푸석해지다가 조금 녹기도하며 다시 좀 얼고 나면 다시 내려 쌓이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주말 오전에 눈이 내리면 썰매를 끌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주말에는 그저 그렇게 눈이 쌓여있다. 치워지는 것도 애써 내린 눈 본인에게는 피곤한 일이라는 듯이. 너무 급하게 치워진 눈은 모두가 바쁘게 제 할일을 하고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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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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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도 이번엔 정말 눈이 많이 왔어요 옛날엔 눈도 겨울도 좋아했는데 이제 생활에 찌든 노령의 노동토끼로 전락했는지 눈만 오면 덜컥 겁이 나고 ㅠㅠ 부츠 신으면 다리가 무겁고 아파서 힘이 들고 ㅠㅠ

    2021.02.20 21:30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 2020. 11. 20. 07:00

뭐든 뭔가를 조금씩 덜어서 사는 행위는 특유의 행복감을 준다. 100그램의 잎차나 20그램의 팔각. 0.5 리터의 참기름, 작은 초콜릿 두 개, 4개의 스트룹 와플, 자두 한 알. 양배추 롤 한 개, 심지어 나사못 100 그램 같은 것들 조차도. 한 개 혹은 두 개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보면 단순한 소비에도 서사가 생기고 사색의 여지가 생긴다. 그런 아날로그 느낌이 참 좋다. 이 가게는 각종 양념가루들과 기름을 판다. 나는 이곳에서 참기름을 주기적으로 사며 팔각이나 갈아먹을 후추. 인도 향신료 같은 것을 구매 가능한 최소량으로 산다. 이런 가게에서는 직원이 또 뭐 필요한 거 있나요 물어볼 때 부담스럽기는커녕 도리어 마음이 편해진다. 보통 저런 큰 통을 가져와서 중량을 재고 다시 가져다 놓고 돌아와서 또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보는 식인데 필요한 항목이 두세 종류가 넘어갈 때 그렇게 다시 물어오면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이다. 나는 팔각과 계피 막대 등 핫초코와 뱅쇼에 필요한 몇 가지 것들을 샀다.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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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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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Chronicle2020. 9. 15. 06:00

Vilnius 2020

 

헤집고 또 헤집고 들어가도 끝이 없는 곳. 전부 다 똑같아 보이는 와중에 항상 다른 뭔가를 숨기고 있는 곳. 그곳에 꼭 뭔가가 있지 않아도 되는 곳. 깊숙이 들어가서 몸을 비틀어 되돌아봤을 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곳. 너와 함께 헤매는 모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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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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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번 영원한 휴가님 블로그에 들렸다가 아 포스팅을 한참 들여다 보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댓글을 달려하다.... 제 생각이 스스로 정리가 되질않아 혼자 고뇌(ㅎㅎㅎㅎ) 하다 공감 하트만 날리고 돌아갔네요 ㅎㅎㅎ
    ‘너와 함께 헤메는 모든 곳’ 저는 요새 내 헤메는 모든 곳에서의 종착역이 과연 있을까....가 답없는 최대 고민거리 입니다. 영원한 휴가님이 의도한바 없으시겠으나 제게 던진 ‘대질문’ ㅎㅎ

    2020.10.31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9. 6. 06:00

 

Vilnius 2020

 

골목 골목을 헤치고 마당안으로 들어서면 생각지도 못한 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보통 지붕너머로 볼록하게 솟아 꽃들이 종처럼 매달린 밤나무가 그렇고 누구집 차고 옆 구석에 무심하게 서있는 라일락이 그렇다. 이 자작나무도 그랬다. 꽤나 컸고 한그루뿐이였고 유난히 하얬다. 제목에 비료자가 들어가는 러시아 노래가 있었는데 정말 찾아내서 다시 듣고 싶다. 예전에 러시아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러시아어 이름을 짓게 했을때 어떤 나이 지긋한 아저씨는 스스로를 비료자라 불렀다. 횡단 열차 속에서 휙휙 스쳐지나가는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를 봤겠지만 오히려 사방의 눈과 함께여서 였는지 생각보다 감흥이 없었다. 모처럼 맑았던 날 어느집 마당에서 만난 자작나무는 또 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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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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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ontamer

    자작나무 좋아요. 뻬쩨르 공항에 내려서 택시든 픽업 카든 하여튼 차 타고 공항 빠져나와 시내로 가는 길에 자작나무 모여있는 곳이 있는데 그거 보면 아 다시 뻬쩨르 왔구나 하는 맘이 들어요

    2020.09.10 17:12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9. 5. 06:00

 

Vilnius 2020

 

 

일주일 이상 흐린 날씨가 지속되고 오전마다 비가 내리며 기온이 떨어졌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걷지 않은 빨래는 젖고 마르고 젖고 축축한채로 며칠을 있다가 운좋게 다시 세탁기로 직행하여 조금은 차가워진 햇살을 안고 말랐다. 나만 생각하면 결국 주머니가 달린 옷을 입을 수 있는 날씨가 되었다는 것은 내심 반갑다. 대충 입고 나가서 마음 편히 발길 닿는 아무곳에서나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은 물론 조금 아쉽다. 낮기온이 여름과 비슷하더라도 공기의 속성자체가 바뀐터라 추가로 걸쳐 입은 옷이 부담스럽지 않아서도 사실 편하다. 12월의 홍콩이 그랬다. 패딩을 입은 사람과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같은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더라도 몸에 땀이 흐르지도 한기를 느낄수도 없었던 딱 그런 날씨가 이곳의 9월 같다. 여름의 그림자는 뭔가 돋보기에서 햇살을 받아 타들어가는 검정 색종이 같다. 9월의 그림자는 왠지 빨리 감기로 사라져 버린 여름을 지속시키는 말없는 멈춤버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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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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