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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동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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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50센트 동전 - 슬로베니아의 상징, 트리글라우 (Triglav) 유로 동전 디자인의 몇 가지 스타일이라면,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신이 새겨진 동전, 방문해서 구경 가능한 문화유산이 들어간 동전, '영국 말고 우리나라에도 왕이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입헌 군주국의 동전, 지금보다 강성했던 역사적 부흥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나 민족의 상징을 앞세우는 동전, 그리고 국가가 끊임없이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우직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 유산을 담은 동전.자연 유산을 새기면 물론 그 나라의 관광 소득을 올리는데도 일조를 하겠지만 오히려 그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려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나라가 힘이 없어 대대로 강대국들에 휘둘렸고 민족 구성원도 종교도 다양하다. 멀쩡했던 나라가 세계 지도 속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할머니가 살았던 나라와 손자가 살았던 나라..
이탈리아 2센트 동전 - 토리노의 몰레 안토넬리아나, 몰록과 비체린 뭔가 아련하고 신비로운 동전 속의 이것은 거뜬히 10원짜리 속의 다보탑과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을듯한 모습이다. 마트에서 라임 3킬로를 사면서 거슬러 받았고 AAA 사이즈 에너자이져를 사는데 쓰이며 어딘가로 영영 떠나버린 이것. 넌 널 위해 살거라. 그 옛날 화산 폭발로 사라졌거나 오스만 투르크에서 박살 냈거나 왠지 왕좌의 게임의 피의 결혼식 같은 대량살상이 이곳의 돔 아래에서 벌어졌을 것만 같다. 어쩌면 정어리를 잡던 시칠리아의 소년 어부가 가라앉은 배에서 발견한 명문가의 도장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 이런 생각을 한다. 한껏 줌을 당겨 간직하는 동전들의 모습은 대체로 평면적이지만 햇살을 받는 동전은 시시각각 다른 인상을 자아낸다. 이 동전의 첫 인상은 인상파 화가가 그린 풍경화 같았다. 번잡..
오스트리아 50센트 동전 - 빈 분리파, 클림트, 제체시온 이렇게 똑같이 생겨서 심지어 태어난 해도 같은 생소한 동전들이 서로 떨어져서 굴러다니고 있으면 다른 것들을 옆으로 제쳐 두고 만나게 해주고 싶다. 이 동전은 무덤처럼 보이기도 하고 신에게 제사 지내는 곳 같기도 하고 중동의 사원 같기도 하다. 근데 막상 왕의 묘지라고 생각하면 좀 너무 뻔하다. 가령 왕은 되지 못했으나 후대에 오래도록 회자된 덕망 있는 대군의 묘지라든가 할머니 무릎 위에 올라앉은 세손을 나무라는 며느리 중전에게 괜찮다고 안심시키는 인자한 대왕대비마마처럼 왕의 주변에 머물 뿐이었지만 훌륭한 능을 가져 과연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묘처럼 뭔가 다른 사연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싶다. 그것은 아마 동전에 새겨지는 것이 늘 가장 위대하고 가장 유명한 정점의 과거만은 아님을 ..
오스트리아 1유로 동전 - 모짜르트 손바닥 위에 나타난 모차르트를 보고 이 동전이 그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적도 없고 있다고 들어본 적도 없는 동전인데 마치 기다려낸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아마 동전을 본 그 짧은 순간에 모차르트의 탄생이든 죽음이든 그것을 기리는 기념주화는 충분히 주조할만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기념주화는 아니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그들의 신동을 진작에 1유로에 새겼다. 유럽연합 가입때와는 달리 유로화 도입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도 오스트리아인들은 유로화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동전 디자인에도 여론 조사가 동원되었다. 동전 속의 모짜르트가 딱히 어색하진 않지만 모차르트 그 자신의 음악가적 카리스마보다는 마치 넬슨 제독 같은 인상을 풍긴다. 1유로 표시 아래에 피아노 건반 같아 보이..
벨기에 유로 동전 현금 쓸 일이 부쩍 많아지는 요즘. 종이돈과 동전이 모두 필요해서 지폐를 찾아서 일부는 동전으로 바꿨다. 2유로 동전 4개와 1유로 2개를 거슬러 받았다. 왼쪽부터 쌍둥이 같은 벨기에 2유로 동전 2개. 리투아니아 2유로. 독일 2유로. EU를 상징하는 12개의 별은 어떤 동전이나 모습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그 조차도 전부 다르다. 벨기에 동전엔 별 사이에 왕관과 왕의 모노그램이 박혀있고 리투아니아 동전의 별들은 세로줄을 배경으로 독일의 별 사이로는 가로줄이 촘촘히 박혀있다. 유로 동전에서는 각 나라 고유의 문양이 새겨진 부분을 앞면으로 동전의 액면가와 유럽 지도가 그려져 있는 부분을 뒷면으로 친다. 유로 동전의 뒷면은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Luc Luycx의 디자인인데 동전 뒷면 오..
아일랜드의 유로 동전 예전에 동묘 전통 시장 갔을 때 샀던 주전자. 원래 정말 차를 우려먹을 생각으로 산 건데 구석구석 남은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가 너무 귀찮아서 마치 의도한 것처럼 돈단지로 전락시켰다. 단지의 구성원은 대부분 유로이며 러시아 동전, 옛날 리투아니아 동전, 중국 동전 등 찔끔찔끔 참 다양한 나라의 동전이 있는데 유로 동전을 제외하고 결코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동전들은 단지에서 퇴출시키고자 매번 분류하지만 그 많지 않은 개체들을 딴 곳에 보관하려니 또 애매하여 결국 다시 뒤섞기를 반복한다. 요술을 부릴 법한 외양이지만 단지로 들어간 돈이 전부 2유로로 바뀌어 나오거나 하는 일은 지금껏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혹시 폴란드 동전이 있나 찾아보려고 오랜만에 주전자를 엎는다. 하프가 그려진 2센트와 5센트를 찾았다. ..
핀란드 2유로 동전 토요일 아침에 식당에 잠시 다녀왔다. 일주일의 하루하루가 요일 구분없이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체득된 토요일의 정서가 있기에 변함없이 주말 기분을 느낀다는것은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매일 똑같이 이른 시간에 일어나더라도 평일 아침에는 쉽사리 밖으로 나서지지 않는다. 평일 아침의 출근 기분을 느끼기 보다는 출근길의 피동적인 발걸음에서 가까스로 해방된 가벼워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더 즐거운것이다. 휴일 아침의 거리는 실제로 숨을 쉬고 있는듯 약간 부풀어서 뽀송뽀송해져있다는 느낌이 주곤 한다. 보통 식당에 아침에 놀러가면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와 마실 커피를 사들고 가지만 이날은 빈속에 나왔기에 뭐라도 먹고 싶어 거스름돈도 만들겸해서 인스턴트 라면 두봉지를 샀다. 매..
이탈리아 2유로 동전속의 '단테 Dante Alighieri' 해가 나고 따뜻한 날이 많았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리고 날이 어둡다. 춥다기 보다는 차가운 날씨. 쌀쌀하다기 보다는 쓸쓸한 날씨. 촉촉하다기 보다는 축축한 날씨. 그런 날이 되면 늘 생각나는 동네 빵집에 오늘 근 몇달만에 커피를 마시러 들렀다. 이 빵집은 일전에 남편이 에클레르를 샀던 빵집인데 그 날 지갑속에서 생소한 유로 동전을 발견하는 바람에 두개 사려던 에클레르를 하나만 샀던 적이 있다. 오늘 계산을 하고 손에 쥐어 진 잔돈을 보니 운좋게도 처음 보는 2유로 짜리 동전이었다. 왠지 이 빵집에 오면 다른 나라의 유로 동전 볼일이 자주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우니 관광객들이 자주 드나들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유로 동전을 발견하면 어떤 나라의 동전일까 짐작해보는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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