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84) 썸네일형 리스트형 헬싱키에서 새해 맞이 Helsinki_2019 헬싱키의 하늘 아래에서 주어진 23시간. 공항을 빠져 나와서 다시 돌아가는 순간까지 온전히 어두웠고 그 어둠은 일견 비슷했겠지만 새벽을 파헤치고 나와 마주한 낯선곳의 어둠은 조금은 다른것이라고 생각했다. 밤의 적막속에서 스스로에 전율했을 신년의 어둠이 교회를 가두고 있던 축축한 암석 속으로 발 아래의 검은 아스팔트 속으로 창밖으로 새어나오던 따스한 크리스마스 조명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던 것이라고. 낮잠자는 몽마르뜨 Paris_2013'아주 오래 전' 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쓸 수 있는 말일까. 5년,10년 혹은 20년 전, 어쩌면 일주일 전, 하루 전, 한 시간 전. 똑딱똑딱 흘러가는 시간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간절할때, 단지 이미 지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없었던 것 처럼 느껴지는 어떤 순간들을 위한 말일 것이다. Vilnius 81_겨울을 향해 짙어지는 것 두가지. 어둠과 빛. 아직 밝은 가운데에서도 짙게 느껴지는 빛. 어두운 낮의 계절이 온다. Vilnius 80_너, 그 자체. 늘상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좀 더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일때 아름다워지는 것. 도시도 예외는 아니겠지. 그랬으면. Vilnius 79_계절의 정문 Vilnius_2018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문 근처에서 들어갈까말까 서성이고있는데 어디서 쏟아나왔는지도 모르는 갑작스런 인파에 밀려 엉겁결에 빨려들어가고 마는 어떤 계절의 초입.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너른 공간 한 가운데에 뚝 떨어져 서성이는 순간은 오히려 온화하다. 빠져나올때쯤은 오히려 아쉽다. 겨울은 항상 그렇다. 더 이상의 새 손님 맞이를 사양한채 꽝 닫혀진 겨울은 오히려 따사롭다. 지금이 가장 춥다. 열려있는 곧은 문이, 한 발짝 들이기만 하면 되는 그 문이 가장 커 보이고 가장 차갑다. 이른 아침 대성당 근처를 걸었다. 못보던 국수집이 보였다. 이제 이곳 사람들도 겨울의 국물과 조금씩 친해지려나보다. Berlin 34_어떤 여행은 Berlin_2017 왠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끝날 것만 같지. 리투아니아어 53_트롤리버스 Troleibusas '이곳은 트롤리버스가 아닙니다. 문은 자동으로 닫히지 않아요.' 문 닫고 다니라는 글, 어린이 도서관 화장실에 붙어 있는 부탁의 글이다. Troleibusas. 글자를 잘 살펴보면 Bus 라는 단어가 보인다. 거기다 -as 를 붙이면 리투아니아 남성명사가 되는 것. 모음 알파벳 날것 그대로 트롤레이부사스 라고 읽는다. 리투아니아에서 -as 를 떼어놓으면 나름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많아진다. Bredas Pitas.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다른 토닉 에스프레소 집에 냉장고가 오래되서인지 냉동실에는 성에가 거대한 빙하처럼 자리잡고 있다. 미끈하게 울룰불룩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로. 얼마전 냉장고 전원을 빼놔야 할 일이 있었는데 희끄무레해진 빙하 가장자리 틈으로 칼날을 밀어넣으니 쩍하고 크레바스처럼 벌어졌다. 그렇게 냉장고를 빠져나온 한 조각의 빙하를 그냥 싱크대에 놔뒀다. 여름이 얼마만에 그를 녹여버릴지 궁금했기때문이다. 요즘의 여름은 딱 그렇다. 싱크대 배수구 언저리에서 점점 작아지던 딱 그 얼음 조각처럼 간신히 걸려있다. 이미 진작에 끝났는지도 모르는 그 신기루 같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시는 시원한 커피. 에스프레소 모자를 쓴 토닉. 이전 1 ··· 57 58 59 60 61 62 63 ··· 1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