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31) 썸네일형 리스트형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지난 여름 자주 갔던 카페. 아마 빌니우스내에서 일조량에선 단연 일등일 카페. 한국에서 돌아와보니 그리고 다시 베를린에서 돌아와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베를린 카페스럽게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카페. 이곳의 커피는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베를린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 자리는 원래 전시 공간을 겸한 수공예 품을 파는 넓은 갤러리였는데 갤러리의 공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카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 공간은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야외 테이블이 있던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갔다. 겨울이지만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맑은 1월 같은 경우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충분히 앉아 있을 만 할 것이다. 날씨를 탓하지 않고 투박하고 정직하게 옷을 잘 차려만 ..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곧 카페가 생긴다는 암시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장사가 안되서 가게를 접어야 했던 어떤 이의 눈물은 나몰라라 하고 개업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누군가의 싱싱한 함박웃음을 떠올리며 결국은 희열에 젖고 만다. 지난 달 길을 걷다가 마주친 미래의 카페. 보통 문을 열기 전에 점포를 가리고 수리에 들어가면 Jau greitai, Comming soon 과 같은 문구를 붙여놓는 법인데 이 미래의 카페는 Dažomės! (페인트 칠하는 중) 라는 독특한 문구를 붙여놓았다. 카페 인테리어에 들어갈 색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의 빌니우스 카페 인테리어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색감에 말 그대로 열심히 막바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센스있는 문구에 가봐야지 하다가 어느새 한 달이 흘렀다. 친구들 여럿과 토요일 아침 커피를 .. My summer in Provence_ Rose Bosch_2014 한국어로는 러브 인 프로방스로 번역된 영화. 영어 제목에는 사랑 대신 여름을 프랑스어 제목에는 미스트랄이 들어간다. 사실상 한정된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사랑도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여름도 거센 미스트랄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느낌이다. 양 옆으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비포장 도로를 막무가내로 달리는 트럭 기사에게 조금 천천히 달려주세요 하는데 운전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속도를 밟는 듯한 느낌, 기분좋게 물컹거리며 입속에서 퍼지는 올리브 향기를 기대하다 덜 익은 올리브를 깨문듯한 느낌, 씨가 제거되지 않은 올리브 통조림을 스스로 선택해놓고도 으례 씨 없는 올리브인줄 알고 먹다가 이 사이에 매몰차게 들어차는 올리브씨에 화들짝 놀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올리브는 항상 덜 익었.. 리투아니아어 50_채식주의자 Vegetaras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리투아니아어로도 번역되었네. 나는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고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맨부커상 수상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것 같고 뭔가 김영하의 데뷔작을 영화화 한 느낌이 물씬 나는 저예산 영화였음.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여성형 명사로 표기 되었다. 영문판을 리투아니아어로 번역했겠지 했는데 리투아니아인이 한국어에서 바로 번역했다. 도서관에 있으면 한번 빌려서 읽어봐야겠다. 채식주의자는 베게타라스 Vegetaras, 비건은 베가나스 Veganas. 로푸드 먹는 사람들은 쟐리아발기스 Žaliavalgis. 단어들이 뭔가 그리스적인데. 리투아니아어 49_우유 Pienas, 케피르 Kefyras 알면서도 저지르는 실수들이 있다. 샴푸가 다 떨어졌는데 샴푸 대신 똑같은 용기 디자인의 컨디셔너를 산다던가 그리고 지난번에 그랬으니 그러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으면서도 두 번 그런 실수를 한다던가. 샴푸인 줄 알고 쓰다가 왜 거품이 잘 안나지 생각한다던가. 저기 떨어진 저거 주워야겠다 하면서 모서리 조심해야지 생각했는데 결국 줍고 머리를 들다 부딪친다던가. 분명히 우유를 사려고 했는데 케피르를 산다던가. 정말 거짓말처럼 분명 확인을 하는데도 결국 우유 대신 케피르를 사올때가 있다. 케피르는 요거트보단 묽지만 우유보단 걸쭉하고 시큼한 유제품으로 유산균 함량도 높고 가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설탕을 섞어 먹어도 씨리얼과 잼을 넣어 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우유라고 생각하고 마셨는데 케피르이면 충격이 크다. 리투아.. Berlin 31_공연장 한 켠에 Berlin_2017 레고에 들어 있는 우체통이나 뭔가 아이스 박스 그런 느낌인데. 저 모서리를 만지만 왠지 열릴 것 같지. I'm off then_Julia von Heinz_2015 한국에서는 '나의 산티아고' 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이 영화. 제목만 보고서는 칠레가 배경인 줄 알았다. 아마도 그 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배경인 영화를 봐서 더 그랬던 듯. 영화는 극심한 과로로 무대에서 쓰러진 유명 배우 한스 페터가 3달 동안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는 극약 처방을 받고 집에서 뒹굴 거리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는 내용. 순례길에 오른다는 그의 결심을 저지해보려는 친구에게 '그럼 나 이제 떠날게' 라는 유쾌한 말을 남기고선 짐을 꾸린다. 그리고 그것이 영화의 원제목이다. 하지만 그의 말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여정에 대한 순수한 설레임의 어조라기 보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더 듣고 있다가는 설득당해서 시작도 못하고 끝나버릴지 모르는 여정에 대한 두려움에 가깝다. 누군가는 답을 찾아 떠나는 .. Berlin 30_노이쾰른의 오후 Berlin_2017 저녁에 있을 콘서트표를 수령하고 콘서트장 사전 탐방을 하며 근처 카페에서 노닥거리던 베를린의 첫 날. 다시 노이쾰른의 집 근처로 돌아와 친구와 잠시 헤어져서 동네를 배회했다. 정확히 말하면 Rathaus Neukollen 역에서 Karl Marx 역으로 가는 중의 오른편에 있던 동네였는데 옆 길로 잠시 새서 커다란 사각형을 그리며 다시 큰 길로 빠져나오면 쉽게 다시 약속 장소로 돌아올 수 있겠다 싶어 계속 걸었다. 베를린의 오후는 한가로웠다. 그리고 오래도록 걷다 다시 방향을 틀어 걷기 시작한 좁은 골목의 중간쯤에 공원이 하나 있었다. 왠지 이 계단을 내려가버리면 다시 올라오기 싫어질 것 같았던 절대적인 나른함. 쇠라의 그림 한 폭이 떠올랐던 그 순간. 다음에 도시락을 챙겨서 와야겠..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