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31)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75_우주피스의 짤순이 빌니우스를 여행했던 첫날 우주피스 Užupis 의 빌넬레 강은 꽁꽁 얼어있었다. 지금의 3월 말 기온과 12년 전의 그것은 아주 달랐으니. 이 강이 졸졸 흐르는 봄과 여름이 되었을때 꼭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언 강이 녹는것처럼 시간이 흘러 저절로 이루어질 소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주피스를 휘감으며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 강을 볼때마다 그때 생각이 난다. 그리고 이 사려깊은 전시물은 아마도 지금보다 수심이 깊었을 저 강 기슭에서 빨래 방망이를 휘둘렀을 아낙네들을 위한 것이리라. 리투아니아어 52_Vartai 문 Neužstatyti vartų! '차고 앞에 차 세우지 마세요.' 꽁꽁 얼어붙었던 어느 겨울날. 차 조차도 세울 수 없게 삼라만상이 자리 잡고 있던 어느 외진 곳의 Vartai. Vartai 는 보통 성문, 입구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지만 이런 차고에도 보통 이 단어 사용한다. Vilnius 74_처음처럼 마지막 Vilnius_2018지난 겨울. 친구가 빌니우스를 떠나기 전 선물해준 물병의 마지막 모습. 물을 졸졸 흘리는 와중에 여전히 열심히 벌서고 있는 아틀라스와 기념 촬영. 연극 백치 얼마전에 본 연극. 텍스트 연극이라기보단 발레 연극. 그냥 현대 무용극이라고 해야하나. 모르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대사없이 춤동작만으로 구현해낸 연극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현란한 발레 동작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투아니아 안무가 안젤리카 홀리나의 또 다른 작품, 그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안나 카레리나를 8년전에 본 적이 있다. 과연 몸 동작 만으로 그 방대한 소설을 표현해내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의문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한편으로 춤을 통한 은유를 극대화 하기 위해 완벽하게 절제된 색상과 소품 그리고 예민하게 배치된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구경하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러시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말고도 오델로, 카르멘 같은 작품이 있지만 안나 카레리나의 영향 .. 리투아니아어 51_설탕 Cukrus 사실 리투아니아 단어 설탕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썼는데 (http://ashland.tistory.com/368) 그냥 한번 더 쓰는 거. 나 같은 경우엔 하루에 집에서 커피 한 잔, 종류에 관계없이 차 한 잔을 마시는 편이고 열의 다섯번은 설탕을 넣기 때문에 머릿속에선 하루에 한 번 이상 생각하고 넘어 가는 단어. 그런 단어들 의외로 참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며칠 전 의자를 딛고 올라서서 부엌 제일 높은 선반 위의 거대 샐러드 볼을 손으로 더듬다가 알게 된 사실에 경악했다. 1킬로짜리 설탕 한 봉지를 사면 보통 반 정도를 설탕 단지에 붓고 남은 반은 이 그릇에 넣어 올려 놓는다. 여기엔 작은 초콜릿이나 자잘한 군것질들, 그러니깐 나중을 생각하며 기분 좋게 은신시키지만 평상시 그 존재를 잊고 있다가 문.. Vilnius cafe_Brew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끓이는 커피를 오후가 다 되어서야 끝내는 습관. 커피양이 많아서일까 싶어 작은 잔에도 끓여보았지만 여전히 커피는 오후까지 남았다. 움직임이 많은 집에서의 패턴 때문이겠지 생각했지만 혼자서 카페를 가더라도 카페를 떠나기 직전에야 반이나 남은 차디찬 커피를 들이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온갖 방법으로 온갖 커피를 끓여봐도 커피는 항상 남는다. 나는 그냥 커피를 금새 다 마셔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커피 한 모금이 지척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거대한 위안. 매일 아침의 진부한 나를 여지없이 깨우러 오는 이에 저녁까지 엉겨붙어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 그나마 에스프레소나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같은 커피들은 양이 원체 적으니 한 번에 다 마실 수 있지만 그것도 거의 다 식고 난 후이다. 숟가락.. Vilnius 73_빨강파랑노랑초록 Vilnius_2018 현금이 없어서 매번 지나치는 노란색 딸기 천막. 며칠째 30도에 가깝던 기온이 오늘 13도까지 뚝 떨어졌다. 하늘은 높고 거센 바람에 떨어져 뒤따라오는 싱그러운 나뭇잎 소리에 몇 번을 뒤돌아봤던 날. Vilnius 72_Very layered Vilnius_2018 모든 성자들의 교회.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