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209) 썸네일형 리스트형 Captain Phillips (2013)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카트린느 드뇌브 같은 배우들이 한때 절대미의 기준이었고 많은 이들의 뮤즈였겠지만 더 아름답고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배우는 캐서린 키너나 샤를롯 램플링 같은 배우들 같다.중성적인 생김새와 낮은 톤의 목소리, 목소리에 객관적 혹은 중립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게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이 절제된 캐서린 키너의 목소리는 항상 상황을 관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위험에 처한 남편과의 절절한 통화나 무사 귀환한 남편과 온 가족이 부둥켜 안고 조우하는 뻔한 장면은 없었고 캐서린 키너가 톰 행크스와 나누는 짧고 굵은 포옹과 남편을 내려주고는 쌩하고 사라지는 첫 장면은 마치 3인칭 관찰자의 느낌을 주는 캐서린 키너의 무덤덤한 시선까지 더해져서 이 영화가 평범한 미국 시민의 영웅담을 보여주는.. <투 마더스 Adore> Anne fontaine (2013) '나이 들어도'라는 속좁은 수식어는 덧붙이지 말자.90년대 헐리우드 여배우 이미지를 지녔지만 파니 아르당 같은 프랑스 여배우의 우아함도 지닌 아름다운 로빈 라이트이다.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교보문고에 수입 오리지널 영화 포스터를 파는 코너가 있었다.중학생에게 수입 포스터들은 너무 비쌌고 아쉬운대로 한 두장씩 사오곤 했던게 바로 포스터 근처에 놓여진 영화 엽서였는데실제 영화 포스터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강렬했으며 마치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장처럼 완전 오리지널 분위기를 풍겼다.개인 소장품으로 회고전에 대여된 옛날 한국 영화의 포스터들처럼 혹은 밀러 맥주에 붙어있는 Genuine draft 표기처럼 말이다. 비닐도 채 벗겨지지 않은채 서랍속에 쌓여갔던 나의 엽서들은 누구에게로 보내졌는지 한 장도 .. <드라이브 Drive> Nicolas Winding Refn (2011) 라이언 고슬링은 얼핏 조셉 고든 래빗과 계속 헷갈리다가 이제서야 정확하게 이름과 생김새가 매치되기 시작했다.둘 중의 하나를 남은 하나와 착각한 적은 없지만 이들은 아무리 주연으로 출연해도 내 인상에는 남지 않는 공통점이 있었다.배우들이 무게를 잡는 영화를 보면 특히 그것이 남자들의 영화라면 자동적으로 마이클 만의 를 떠올리게 된다. 역의 비중과는 상관없이 모든 배우들이 존재감 있는 연기를 펼쳤던 를 보며 항상 감독의 역량에 대해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배우들이 그의 영화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것은 아닐것이다.영화를 볼때마다 캐스팅에 대한 과대 망상에 빠져드는 나로써는 오늘도 변함없이 명감독을 위한 캐스팅 목록을 작성한다.난 를 보고 조셉 고든 래빗에서 라이언 고슬링을 구별해 낼 명분을 찾았고 마이클 .. Disconnect (2013) 90년대의 피시 통신 유니텔부터 현재의 카카오 톡까지. 내가 웹상에 남기는 글들과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통한 소통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현실에서 맺어진 관계를 그대로 사이버 상으로 옮아가는 패턴과 반대로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한 각종 공식을 현실이라는 실험실로 옮겨가는 패턴. 그리고 실생활이면 실생활, 웹이면 웹으로 하나의 공간에 고정된 인간관계도 있다. 겉뜨기 안뜨기처럼 규칙적으로 짜이던 이전의 인간관계와 달리 요즘의 그것은 뭐랄까 복잡한 패턴의 수편물 같기도 하고 코가 빠져서 헝클어졌거나 벌레 먹어서 구멍 난 스웨터 같기도 하다. 현재의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나 많은 대화의 루트를 가지고 있고 필요 이상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것들을 아낌없이 쏟아내.. Offline (2012) 예전에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다가 피식 웃었던적이 있다. 포카리스웨트의 자몽농축과즙이 이스라엘산이었기때문이다. 이온음료를 즐기는것은 아니었지만 매번 그 음료를 마실때마다 '아 내가 지금 이스라엘산 자몽을 먹고 있구나'란 생각을 했다. 밍숭맹숭 비누맛같은 음료수를 들이키며 지구 반대편의 물 귀한 나라를 떠올리는것이 항상 있는 일은 아니다. 벨기에산 초콜릿을 먹을때도 비슷한 기분이 든다. 내가 해마모양 초콜릿을 집을때마다 '아 네가 벨기에에서 자랐다는 그 해마구나' 라는 생각은 물론 하지 않을거다. 하지만 오리지널리티를 무시하기란 쉽지않은 일임이 분명하다.요즘 같은 글로벌시대에 물건이나 음식의 국적을 따지는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우리가 집과 직장만 왔다갔다하면서도 알게모르게 지구촌 구석구석의 방문객과.. The Purge (2013) 영화를 볼때 잔뜩 기대를 하고 보는 몇가지 경우.예를 들어서 마이클 만이나 코엔 형제같은 감독들이 내놓는 신작들을 기계적으로 보는것 자체가 기대로 충만하다는것이고곱게 나이들어가는 다이앤레인이나 장만옥의 얼굴을 훔쳐봐야겠다는,거만한 눈초리의 잭블랙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기대로 골라보는 영화들은마치 새로운 맛의 과일 맥주나 처음 먹어보는 빵을 집을때의 설레임처럼 멋진 배우들에 의존하는 경우이다. 처럼 광고를 엄청 할법한 헐리우드 신작들은 왠만큼 강렬한 시나리오가 아니면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살인을 포함한 모든 범죄가 허용되는 12시간'이라는 한 줄의 문구에 완전 꽂혀버렸다.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칠판 한 가득 롹의 계보를 적어놓고 열변을 토했던 의 잭 블랙처럼 대략 백여편의 영화로 이루어진 범죄영화.. Lost in translation (2003) 24시간을 초단위로 잘개 쪼개어서 그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 매순간 머릿속을 파고드는 단어와 소리, 이미지들을 빠짐없이 기록해 나가야한다면 어떨까. 가만히 앉아서 머리를 굴리는 그것은 어쩌면 상상을 기반으로 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유에 가까운것일지도 모른다. 집밖을 나서서 내가 마주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단어와 섞이는 나의 단어를 포착하고 그들의 눈빛과 감정에 부딪힌 후 돌아오는 나의 오감들을 내 감정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가는것은 단순한 사유와는 좀 다르다.각기 다른 감정들을 비슷한 색깔로 분류하고 적정량의 놈들이 모여졌을때 서랍장 입구에 견출지를 붙이는것. 서랍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의 감정을 담아내지 못할때 우리의 감정은 세분화되고 서랍의 개수는 늘어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적절한 단어.. <바그다드 카페 Bagdad cafe> 퍼시 애들론 (1987) 트렁크와 함께 단 둘이 남겨진 주인공들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그들이 방황하는곳은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일수도 있고 '아프리카'라는 이름의 카페일수도 있다.(그린카드) 때로는 프로레슬링 체육관 앞을 서성이기도 하고(반칙왕) 전설의 명검을 지닌채로 강호를 떠돌기도 한다.(와호장룡) 혼자인것에 익숙하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그들을 무의식중에 동경하는 내가 가끔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외톨이 같은 그들과 함께 고독의 미학을 깨달아가는것이 우리 삶의 유일한 과제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혼자라는것의 정의는 과연 누가 어떤 단어로 내려줄 수 있는걸까. 그것이 100퍼센트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독에 대해 얘기하는것은 엄청난 모순이 아닌가. 마치 설탕이 단지 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충치의 고통에 대해 논하는것처럼 말이..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