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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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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 noche> Gus Van Sant (1986) 요새 크라이테리언 수집에 대한 생각을 가끔한다. 발매되는 모든 작품을 가리지 않고 구입하는 열혈 수집광은 절대 될 수도 없거니와 되고 싶지도 않지만 내가 본 영화를 중심으로 좋은 영화를 모으는것을 고려해보니 그것도 꽤 많은 지출이 필요할것 같아서 세분화시킨 구입 기준은 흑백영화 타이틀만 모으거나 감독의 데뷔작만 구입하는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우연히 가지게 된 몇 안되는 타이틀이 전부 흑백이라서 동일성을 부여하고 싶은건지도. 그리고 아무장면에서 멈춰도 항상 포토제닉한 정적인 영상때문인지도 모른다. 하긴 70년대 이전 타이틀이 절대적으로 많은것을 생각하면 타이틀 절반이 흑백영화일지도 모르니 만만치 않은 수집조건일듯. 와 .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에서 발매된 구스 반 산트의 영화 두편이다. 구입한것은 아니지..
<Tambien la lluvia>Icíar Bollaín (2010)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썼지'라는 생각들게 하는 영화들은 참 많다.그리고 역사절 사실을 배경에 깔고서 알아채기 힘들게 암시적으로 에둘러 묘사했던 영화들도 사실 많았지만몇백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 진 실제 사건을 이런식으로 절묘하게 연결시킨 영화는 드물었던것 같다.영화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설정은 사실 새롭지 않지만 영화속 현실과 영화속 영화의 현실이 묘한 평행이론을 이룬다는것. 영화를 보는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촬영하는 영화속의 비극에 우는것과 동시에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다시 한번 운다.영화라는 픽션이 고증하는 논픽션과 영화 속의 또 다른 논픽션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가 섞인듯 한 이 영화는 정말 신선했다. 우리의 역사 인식과 현실 인식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편파적으로 이뤄지..
<Young adult> Jason Reitman (2011) 의 Psychocandy 앨범이 생각나서 찾아 듣다가 뒤이어 떠오른 Weezer 그리고 Suede 와 Teenage fanclub 까지 빛의 속도로 찾아 듣다가 생각난 영화.꽤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 비슷한 시기에 본
<Prince Avalanche> David Gordon Green (2013) 요새 본 영화들은 서로 닮은 구석이 많고 아니면 그런 영화들만 글로 남겨 기억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 그리고 이 영화까지. 도시가 아닌 자연속에서 우리의 원시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들의 이야기.화재로 손실된 숲이나 사막같은 고립된 환경에서 너무 다른 두 남자가 이끌어 가는 영화.잔뜩 대립각을 세우다가 점차 타협하지만 저 멀리 소실점처럼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시닉 루트의 두 남자.서로에 대한 적절한 무관심으로 평행선을 그리다 어느 순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린스의 이 두 남자.모든것을 다 줄것만같은 어떤 모습이든 다 품어줄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모든것을 앗아갈 수 있는 냉혹한 자연속에서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할퀴고 상처주는 인간들의 이야기말이다.탈사회를 외치며 알래스카에서..
<Scenic route> Kevin Goetz, Michael Goetz (2013) 기가막힌 풍경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당연히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서 돌비 사운드 마크가 보일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그러다보면 보통 크레딧 마지막에 '감사합니다. 모모 지방자치단체' 같은 메세지 한 줄 정도는 남기는 법이니깐.물론 아름다운 풍광 자체로 이미 화제가 되는 영화라면 촬영지 정도는 얼마든지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크레딧에서 발견하는 특정 지명이나 인상 깊었던 단역 배우들의 이름, 사운드 트랙 등등은 값지다.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되었겠지만 한편으론 꼭 그렇다고도 말하기 힘든 숱하게 '지나가는 장소'가 되었던,그다지 큰 특징도 없는 미국의 많고 많은 황무지 중 하나로 보이는 이 장소가 어딘지 몹시 궁금해하며 영화를 보았다.그래서 크레딧이..
봉준호와 크라이테리온 콜렉션 빅 레보우스키 팬 사이트와 함께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크라이테리온 페이스 북 계정. 오늘 첫 페이지에 크라이테리온 오피스에 놀러 간 봉준호 감독이 올라왔다.그의 영화가 크라이테리온에서 발매되나? 가끔 이렇게 유명 감독이나 영화 배우들에게 디브이디를 선물하고 그들의 크라이테리온 베스트나 콜렉션에 관한 글이 뜬다.마트에서 10분안에 카트 가득 물건 담기 이벤트에 참여하는 파마머리 아줌마처럼 식료품 점에서 신세계를 만난듯 두리번 거리던 의 꼬마아이처럼상기 된 표정으로 타이틀을 고르며 '살다보니 이런 날이 다 오네'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완전 부럽고 귀여웠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나한텐 저런 날은 절대 안 올테니 나도 적절한 선에서 수집을 해 볼까.영어 자막 'Can't believe i'm actually he..
<천국보다 낯선> 헝가리안 굴라쉬 내가 정말 잘하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헝가리안 굴라쉬.단순한 요리 그 이상의 실험 대상이고 남의 나라 음식인데 나의 소울 푸드였으면 좋겠다.인터넷에서 못보던 레시피를 발견할때마다 거의 적용해보는 편인데헝가리에서 일주일을 싸돌아 다녔음에도 굴라쉬를 먹어보지 않은것은 아쉽다.언젠가 헝가리에 다시 가서 굴라쉬를 맛보게 됐을때에 예상되는 결과는 두가지이다.내가 만들어 먹은 수십그릇의 굴라쉬와는 너무나 다른 오리지널 굴라쉬의 신세계에 뒤통수를 맞거나 그냥 마트의 굴라쉬 페이스트를 짜 넣어 만든것 같은 스탠다드한 관광객용 굴라쉬에 실망을 하거나이다.굴라쉬가 왠지 헝가리의 지독히도 평범한 가정식 같아서 식당에선 오히려 제대로 된 굴라쉬는 먹을 수 없을것 같은 노파심.하지만 오리지널이든 스탠다드든 그 기준은 내가 만들..
<Enemy> Denis Villeneuve (2013) 이 장면을 흑백처리하면 정말 딱 70년대 B급 호러의 한 장면같다. 물론 다소 시대를 앞서간. 왜 디브이디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을 보면 빌딩 미니어쳐 위에서 실 달린 거미를 인형극처럼 조종하는 감독이 나올법한. 필요 이상의 급격한 성장을 이룬 70년대 코스모폴리탄의 처참한 말로를 그린 영웅도 기적도 드라마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 깔끔한 클래식 호러 말이다. 재난 영화든 호러 영화든 그 사건의 발단은 보통 인간 스스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결말의 중심에서 어김없이 부각되는것은 서로를 보듬고 감싸안는 인간과 인류애이고 필요에 따라 흩어졌다 모이길 반복하는 모래알 같은 그런 인류애가 가장 필요로 하는것은 괴물, 몬스터, 악의 무리 같은것이다. 내 생각에 재난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는 단 하나이다.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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