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07)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151_창가 지킴이 이런 곳에 놓인 꽃들은 왠지 제라늄이어야만 할 것 같지만 정작 그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른다. 리투아니아어 81_돌 Akmuo 내일 ''그 돌 앞에서 만나자.' 라고 말하면 만날 수 있다. 돌 하나도 이정표가 되는 빌니우스 구시가. Vilnius 150_마당 지킴이 이번주부터 상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계속 가지못했던 상점 한 군데에 들르려는데 5분 후에 돌아오겠다는 팻말이 걸려있길래 상점 옆 안뜰에 놓인 동상 하나를 오랜만에 보러 들어간다. 더 가까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독일 유로 기념주화 - 로마 조약 50주년 기념주화 친구 집에 가는데 뭐 사갈 거 없냐고 물어보니 치즈 한 덩어리를 사 오라고 했다. 치즈값이라고 준 동전이 못 보던 동전이다. 독일 2유로 동전인데 지금의 유럽 연합 설립의 기반이 된 로마조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당시 조약에 서명한 6국가들인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서독, 프랑스에서 2007년 발행된 기념주화라고 한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로마의 캄피돌리오 광장을 배경으로 펼쳐진 문서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어떤 의미심장한 문양을 보든 동전을 볼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장자리에 수많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던 동그란 종이 딱지이다. 리투아니아어 80_사과 Obuolys 한겨울 이 거리에는 빌니우스의 여느 많은 거리에서 그러하듯 주인을 잃은 장갑 한 짝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렇게 사과를 잃어버릴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왠지 더 이상 장갑을 끼지 않은채로 사과를 깨물어 먹고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명백한 시기가 된 것이다. 사과 나무 한 그루 정도는 심어져 있는 섬머 하우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고 또 그런게 없어도 누군가는 항상 사과를 나눠준다. 여름이 되면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색이 옅고 농약을 치지 않아 상처도 많고 울퉁불퉁한 사과를 먹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누군가가 준 사과를 또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그렇게 리투아니아의 사과들은 사방으로 굴러다닌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사과는 사과나무 멀리까지 굴러가진 않는다' 라는 리투아니아 속담이 있다. .. Russia 11_네바강 내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시절의 어떤 인상과 풍경들이 지금의 내 속에 얼마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그것들이 오히려 남은 내 삶에 무한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현재의 내가 의식적으로 부단히 기록하고 선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간직하려하는 것들보다 내가 마감할 인생에선 궁극적으로는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것은 아닐지. 꽁꽁 얼어붙은 네바강 위의 이들을 마주쳤던 순간이 아마 그런 생각들의 출발점이었을 거다. Russia 10_한 페이지의 시간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거주 등록을 해야했던 순간은 번거로웠지만 저 스탬프를 문제없이 받았을 때에는 왠지 대단한 일을 한 것 마냥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러시아에 갈 때 비자도 필요 없거니와 거주 등록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도 덕분에 내가 15년 전 이번 주에 뻬쩨르부르그에 있었다는 기록은 오래 된 여권 한 페이지에 오롯이 남았다. 오늘 달력 속 날짜와 눈이 마주치자 어떤 숫자들이 그저 생각이 났다. 사라진 시간 (2020) 배우 정진영과 배우 김윤석이 감독 데뷔를 하였다고 하여 매우 궁금한 마음으로 본 두 영화 '사라진 시간'과 '미성년'. 두 영화 모두 재밌고 볼만하다. 하나는 상업 영화의 서사에 매우 충실한 영화여서 모르는 길이지만 아는 사람 손을 꽉 잡고 잘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그런 영화이고. 하나는 누군가가 정말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겠다 해서 흥미진진하게 듣는데 다음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며 이야기를 끝맺지 못해 계속 찝찝한 영화이다. 하지만 그 찝찝함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사라진 시간'은 지방의 초등학교 교사와 저녁이 되면 누군가로 빙의하는 그의 아내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내의 사정이 그러하니 일부러 자진해서 사람이 적은 시골로 전근을 온 것일 텐데 그것이 잘못된 생..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