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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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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81_겨울을 향해 짙어지는 것 두가지. 어둠과 빛. 아직 밝은 가운데에서도 짙게 느껴지는 빛. 어두운 낮의 계절이 온다.
Vilnius 80_너, 그 자체. 늘상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좀 더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일때 아름다워지는 것. 도시도 예외는 아니겠지. 그랬으면.
Vilnius 79_계절의 정문 Vilnius_2018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문 근처에서 들어갈까말까 서성이고있는데 어디서 쏟아나왔는지도 모르는 갑작스런 인파에 밀려 엉겁결에 빨려들어가고 마는 어떤 계절의 초입.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너른 공간 한 가운데에 뚝 떨어져 서성이는 순간은 오히려 온화하다. 빠져나올때쯤은 오히려 아쉽다. 겨울은 항상 그렇다. 더 이상의 새 손님 맞이를 사양한채 꽝 닫혀진 겨울은 오히려 따사롭다. 지금이 가장 춥다. 열려있는 곧은 문이, 한 발짝 들이기만 하면 되는 그 문이 가장 커 보이고 가장 차갑다. 이른 아침 대성당 근처를 걸었다. 못보던 국수집이 보였다. 이제 이곳 사람들도 겨울의 국물과 조금씩 친해지려나보다.
Berlin 34_어떤 여행은 Berlin_2017 왠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끝날 것만 같지.
Vilnius 78_공사중 그냥 부수고 새로지을 수 없는 건물. 이런식으로 외벽을 그대로 놔두고 속을 채워나간다. 이리저리 휘어진 철근으로 가득한 공사장 대신 이렇게 해골 바가지처럼 뻥 뚫린 건물을 보면 아슬아슬한 동시에 스산한 기분이다. 날이 맑아서 파랗다면 다행이다. 저 빈틈이 온통 회색으로 채워질때도 더러 있다.
리투아니아어 53_트롤리버스 Troleibusas '이곳은 트롤리버스가 아닙니다. 문은 자동으로 닫히지 않아요.' 문 닫고 다니라는 글, 어린이 도서관 화장실에 붙어 있는 부탁의 글이다. Troleibusas. 글자를 잘 살펴보면 Bus 라는 단어가 보인다. 거기다 -as 를 붙이면 리투아니아 남성명사가 되는 것. 모음 알파벳 날것 그대로 트롤레이부사스 라고 읽는다. 리투아니아에서 -as 를 떼어놓으면 나름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많아진다. Bredas Pitas.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다른 토닉 에스프레소 집에 냉장고가 오래되서인지 냉동실에는 성에가 거대한 빙하처럼 자리잡고 있다. 미끈하게 울룰불룩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로. 얼마전 냉장고 전원을 빼놔야 할 일이 있었는데 희끄무레해진 빙하 가장자리 틈으로 칼날을 밀어넣으니 쩍하고 크레바스처럼 벌어졌다. 그렇게 냉장고를 빠져나온 한 조각의 빙하를 그냥 싱크대에 놔뒀다. 여름이 얼마만에 그를 녹여버릴지 궁금했기때문이다. 요즘의 여름은 딱 그렇다. 싱크대 배수구 언저리에서 점점 작아지던 딱 그 얼음 조각처럼 간신히 걸려있다. 이미 진작에 끝났는지도 모르는 그 신기루 같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시는 시원한 커피. 에스프레소 모자를 쓴 토닉.
Caffeine_Vilnius 수년 간 Coffee Inn 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리투아니아의 토종 커피 브랜드. '커피인'이라고 읽어야겠지만 대다수의 리투아니아인들은 이 카페를 '코페이나스' 라고 불렀다. 카페 이름을 영어의 발음 기호와 상관없이 리투아니아어 알파벳 모음 발음으로 읽고 남성 어미 -as 를 붙여서 코페이나스가 되는 것. 그런데 코페이나스 Kofeinas 라는 리투아니아 단어 자체가 또 영어의 caffeine 이라는 뜻이니 그것이 의도된 작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카페는 항상 그렇게 '카페인' 카페로 불리웠고 대주주가 바뀌고 경영구조가 바뀌면서 결국 카페 이름도 Caffeine 으로 바뀌게 되었다. 2004년에 첫 지점이 문을 열고 14년이 지난 지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지점들까지 합쳐 매장이 60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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