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12) 썸네일형 리스트형 합정의 야구연습장 (Seoul_2017)합정의 어느 골목 끝에 서서 고개를 들었을때 내 눈에 스르륵 다가와 담기던 풍경. 이번에 와서 아직 인사동에 가보지 않았는데 그래서 인사동 들어가는 입구에 있던 그 야구 연습장이 아직 있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가면 첫째날이든 둘째날이든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서 대략 가보고 싶은 곳, 걸어가보고 싶은 장소를 손가락으로 여기 그리고 저기 그러면서 찍어 보는 경우가 있다. 건물의 높낮이가 다채롭고 숨어있는 좁은 골목이 많은 서울 같은 곳에서는 굳이 어디에 올라가지 않고 아무곳에나 서있어도 불쑥 불쑥 솟아 있어서 저기 까지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끔 하는 곳들이 많다. 그런데 내가 정말 공간 감각이 없는건지 어쩔때엔 저만치쯤 있을거라 생각했던 건물은 이미 지나쳐왔고 생각지도 .. 약방의 커피 (Seoul_2017)을지로의 이 카페는 홍콩 가기 전 홍콩 카페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친구랑 남산 한옥 마을을 구경하고 커피 마실 곳을 찾다가 생각보다 충무로에서 을지로가 멀지 않아서 친구 모바일에서 길찾기를 켜고 찾아갔다. 가는 길에 자주갔던 명보 극장이 나왔고 개관작인 트루 라이즈를 보려고 긴 줄을 섰었던 을지로 3가역으로 이어지는 그 길을 쭈욱 걸었다. 명동성당에서 백병원을 지나 명보 극장으로 이어지던 길, 종각의 씨네코아에서 명동 성당으로 이어지던 길은 영화를 볼 때 빼고는 걸어 본 적이 없는 길이다. 극장을 지나쳐 커피를 마시러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해졌다. 이곳이 홍콩의 어딘가를 연상시킨다고 했던 블로거는 아마도 이곳에서 화양연화나 2046 같은 영화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홍콩이 남겨준 엽서들 (Hongkong_2016)대낮에 지나친 썰렁한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에서 엽서 4장을 샀다. 문 닫은 가판대로 가득 찬 거리에서 엽서를 팔고 있던 여인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여행중에 엽서를 쓰는 시간은 나에게 텅 빈 시간이다. 모든 상황이 아주 적절하게 들어맞아 오직 내 기분좋은 의지로만 메꿀 수 있는 어떤 틈이 생기는 시간이 가끔 찾아온다. 그렇게 따지면 꼭 여행중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 구멍이 커야 할 필요도 없다. 발견하고 채워넣을 수 있으면 된다. 적어온 주소를 향해 엽서 4장을 다 쓰고 나서 카페 근처에 엽서 파는곳이 있을까 싶어 뛰어나갔다. 신문 가판대 할아버지가 서점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카페 주위를 한바퀴 돌아야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엽서 5장을 손에 쥘 수 있.. 홍콩의 방범셔터사이로 (Hongkong_2016)방범셔터속에 뜬눈으로 갇혀있는 동물 석상이 갑갑하겠다 불쌍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방범셔터에 걸린 거울에 비친것 같다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이날은 오후 11시무렵 귀가를 하는 와중에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폐지며 물건들을 주렁주렁 끌고 가는 나이든 여인이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갑자기 아이의 얼굴을 손으로 쓰윽 훑고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보니 열쇠가 없고 전화기도 배터리가 없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남자에게 부탁해서 호스트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 직원이라는 사람이 가져온 열쇠 꾸러미 중에는 맞는 열쇠가 없고 다시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 디지털 도어락과 각종 연장을 든 홍콩 청년들이 도착했다. 맞는 열쇠없다는 핑계대고 도어락으로.. 3호선 버터플라이 dIVIDED BY O 오랜만에 한국에서 보는 공연. 굉장히 좋아하는 밴드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공연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아마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노래하고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느리고 조용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있는 어떤 것들에 대한 존경, 여전히 뭔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것에 대한 작은 감동, 홍대의 작은 클럽 공연에 대한 향수, 약간의 억지를 섞어서 나는 5년만에 돌아왔고 그들도 오랜만에 5번째 앨범을 냈다는것에 의미부여도 함. 공연장 3번째줄에 앉았다. 아름다운것을 대하는 첫 느낌은 쉽게 변하지 않는것 같다. 매순간 감지되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것을 한번 느꼈을때는 그것이 사라졌다 나타나는 일시적인 느낌이 아니라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던 느낌들 앞에 내가 찾아와 서있는 것이라는 생각.. 햇살은 커피도 네잔으로 만들어 버리네. 새해벽두부터 친구에게 아메리카노 쿠폰을 왕창 받았다. 저번에 에스프레소 두 잔 마신 커피베이라는 카페인데 양많은 아메리카노 머그잔 손잡이가 잡기 쉽게 넓어서 좋다. 실내에서는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머그잔에 드려도 괜찮겠냐고 미리 물어와서 좋았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일주일내내 날씨가 따뜻해서 매일 외출했다. 햇살도 좋고 햇살이 오래 머무는 장소들을 기억해서 찾아갈 수 있어서도 좋았다. 홍콩에서 함께 돌아온 몇가지 (Hongkong_2016)보내지 못한 엽서와 남은 우표, 영수증 더미, 치약, 어댑터. 가져가지 않았는데 생긴것, 남겨지지 않고 함께 온 것. 홍콩,셩완 어디쯤 (Hongkong_2016) 종이 지도는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다 엉뚱한곳에서 헤매고 있을 경우 혹은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장소가 너무 좋아서 다시 오고 싶을 경우 나름 도움이 된다. 물론 헤매고 있을때에는 이미 지도밖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고 좋아서 지도에 표시해 놓고 다시 찾아 간 곳은 처음만큼 좋지 않을때도 많다. 그런데 종이 지도를 들고다니며 흔히 하게 되는 실수는 축척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걸었을때 생각보다 먼 거리를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게 되는것이다. 분명 이만큼쯤 왔겠지 하고 지도를 보면 이미 너무 많이 걸어나가서 되돌아 와야할때가 종종 있다. 홍콩 센트럴의 마천루 뒤쪽으로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데보로드를 멀뚱멀뚱 걷다 생각보다 너무 멀리 가버려 되돌아와 들어선 셩완 지구의..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