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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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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40_시간 Valanda 거의 4년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던 식당 은행 계좌를 다시 사용하겠다고 해서 기억이 날리 없는 코드 생성기 접근 번호를 새로 발급받기 위해 매우 오랜만에 은행에 다녀왔다. 결국은 잊고 있던 옛 번호를 그대로 받았는데 번호를 보니 너무나 익숙해서 신기했다. 앞의 네 자리만 이라도 기억했더라면 뒷자리는 기억해낼 수 있었을까. 리투아니아의 은행은 사람이 별로 없어도 오래 기다려야 할 때가 많고 사람이 많아도 창구의 절반만 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의 은행 시스템에 대해 이제는 잘 모르지만 옛 기억에 의존해서 비교하자면 리투아니아에서는 은행 내부에서 처리하면 더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할 때가 많고 현금 출입금기에 돈을 입금해도 기본 수수료와 입금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저금 하는데 돈을 내야한다..
리투아니아어 39_신발을 닦읍시다 Valome Batus '신발을 닦읍시다' 이런 문구는 보통 성당 입구에 붙어 있다.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이 문장에서의 폴란드어의 동사는 러시아어와 비슷하고 명사는 리투아니아어와 비슷하다. 빌니우스에는 폴란드어와 리투아니아어 미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성당들이 많다.
리투아니아어 38_기다리세요 Laukite '기다리세요...' 집을 나서면 하루에도 몇번씩 누르는 이것. 뭐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이곳이라 더 자주 누르게 된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차도 그만큼 적고 특히 집을 나와서 가장 자주 통하는 거리는 일방통행이라 아주 멀리에서 차들이 신호에 걸리면 휑한 도로를 그냥 가로 질러가도 아무 상관이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쌩쌩 달리는 투명 차들을 거느린채로 그냥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바보처럼 어깨로 무뚝뚝하게 떨어지는 신호음을 받아내며. 혹시 횡단보도 건너기에 가까스로 동참할 지 모를 타인을 기다리며. 빗속에서 뛰든 걷든 어쨌든 비를 맞는 그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던 사무라이 생각도 하면서. 물론 어쩔땐 또 허겁지겁 뛴다. 마치 저 파란불을 ..
리투아니아어 37_가격 Kaina 오랜만에 시장에 갔다. 장을 보러 간 것은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다가 슬쩍. 시장은 구시가지를 걸어다니다 Pylimo 거리를 발견했다면 승용차가 다니는 도로의 역방향으로 계속 끝까지 올라가다보면 나온다. 역에서부터 이곳저곳 배회하다보면 보통은 만나게 되는 위치. 월요일은 쉬는 날이고 정오를 넘겨서 가면 좀 휑한 느낌이 든다. 필리모 거리는 엄밀히 말하면 일방통행인 거리인데 역으로 가는 방향으로 트롤리버스만 다녀서 버스가 없을때 자전거 타고 다니기에 참 좋은 도로이기도 하다. 옆 도로는 퇴근길이라 꽉 막혀 있는데 반대편의 휑한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그 기분이란. 이 거리에서 양 옆으로 많은 구시가지의 거리들이 뻗어 나간다. 소련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물품 중 하나인 법랑 그릇에 사이좋..
리투아니아어 36_여기, 이 곳 Čia '나를 찾으러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요.' 어린이 도서관을 나오는 길에 발견한 '기다림의 상자'. 주인이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다면 기다림의 의무를 완수할 것들. 다음에 갔을 때엔 빈 상자이기를. 'ㅊ' 발음에 해당하는 리투아니아 알파벳 'Č.' 'C' 는 오히려 'ㅉ' 에 가깝게 발음됨. 그러니깐 Čia 치아. 이것은 무엇이다의 이것으로도 자주 쓰임.
리투아니아어 34_자유 Laisvė 자유가 뭐죠?자기 자신이 되는 거요.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죠?살아야죠(천사들의 합창.히메나 선생님과 시릴로의 대화.)
리투아니아어 33_Rūbinė 물품 보관소 이곳은 우리 동네의 관할 병원, 아기의 전담 의사와 패밀리 닥터가 일하고 있는 병원의 물품 보관소이다. 보통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사설 병원이 아닌 국공립 병원을 이용한다. 정말 촌각을 다투는 상황일때에는 어쩔 수 없이 개인 병원에 가겠지만 보통은 조금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병원비가 들지 않는 공립병원을 이용한다. 몸이 아프다, 문제가 생긴것 같다 싶으면 우선은 패밀리 닥터를 찾아가고 그 의사의 진단에 따라 약을 처방 받고 좀 더 세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싶으면 의사의 소견에 따라 다른 의사에게로 보내지는 식이다. 보통은 전화로 진료 예약이 이루어져서 현장에서 접수 할 필요 없이 바로 의사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패밀리 닥터를 보러 가는 날이라면 마주치게 되는 병원내의 유일한 또 한 사람이 있다면..
리투아니아어 32_리투아니아 Lietuva (Vilnius_2016) 3월말에 서울에서 돌아와서 맞닥뜨린 빌니우스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 건물이 없어진것이다. 이 건물은 이제 없다. 그냥 없다. 없다는것만큼 명백한것이 없다. 없는것을 제외하면 없는것은 없는것이다. '우리 리에투바 극장 앞에서 만나자' 하면 '어? 그거 오늘 거기에 없을걸? 그거 없어졌잖아.' 라고 말하는것이다. 무심코 서있었던 콘크리트 덩어리 들이지만 특정 시간과 공간속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가느다랗게나마 생채기를 남긴다. 회색 하늘 아래에서 더 짙은 회색으로 반짝였던 저 Lietuva 라는 글자도 이제는 없다. 빌니우스의 중앙역 부근부터 시작해서 구시가지의 핵 Gediminas 대로까지 구시가지를 감싸안듯 척추처럼 연결되는 Pylimo 거리의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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