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어 (67)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투아니아어 116_목록 Sąrašas 마트에 가서 바구니를 집으려고 보니 옆바구니에 남겨진 쪽지 한 장이 보인다. 그래서 그 바구니를 집었다. 이 쇼핑 리스트의 주인은 이 식품들을 전부 샀을까. 필기체를 썼고 복수를 잘 썼고 찍어야 할 곳에 점을 잘 찍었다. 긴 단어는 적당히 줄였고 파프리카에서는 망설였다. 대체로 자주 반복되는 기본 식품들을 사러 아주 일상적으로 마트에 왔다. 냉장고에 항시 있어야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서 목록을 작성했을거다. 가령 이것은 어른 아이 다같이 오랜만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는 토요일 오전을 위한 리스트 같다. Pirkinių sąrašas - 쇼핑 리스트 Pienas 2 vnt - 우유 두개 Graik.jogurtas - 그릭 요거트 Užtepėlė - 스프레드 Duona Batonas - 빵. .. 리투아니아어 109_Rytas 아침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중충하고 나쁜 날씨가 결국은 가장 좋다. 눈보라가 치거나 오래된 나무가 꺾일 만큼 험악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좀 어둡고 축축하고 춥고 더 나빠지지도 그렇다고 더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 그런 날씨에 왠지 마음이 기운다. 모범적이고 우등한 날씨들이 모두 하교한 후 혼자 남아 나머지 공부를 하는 중인 듯한 그런 느낌의 날씨 말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날씨에 휩싸여있을 때면 정말 찬란하고 따스하고 너무 분명해서 똑 부러졌던 날을 몸이 먼저 기억해 낸다. 그 순간엔 과거의 날씨도 현재의 날씨도 동등해진다. 어떤 것들은 온몸이 기억한다. 리투아니아어 100_9월 Rugsėjis 옐레나 안드레예브나 - 벌써 9월이네. 우리 또 겨울을 어떻게 나지. '바냐 삼촌' 중의 심금을 울리는 대사. 리투아니아어 97_캠핑 Stovykla 다 차려진 밥상에 나의 완전 소중한 알파벳 주머니 하나 달랑 얹었던 기생충 캠핑 리투아니아어 63_버터 Sviestas 타향살이, 외국생활, 이민 등등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의 생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내뱉는 순간에는 왠지 회한, 설움, 고생, 외로움 같은 안타까운 뉘앙스의 이미지들이 뒤따른다. 실상은 별거 없다. 쟁여놓아야 하는 식품들과 사용하는 속담들이 달라지는 것,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버터위에 버터를 바른 격이라는 속담이 먼저 떠오르고 일이 순조롭다고 생각할 땐 순풍에 돛을 다는 대신 버터 위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택하는 것, 그뿐이다. 쟁여놓는 식품 1순위는 아무래도 버터이다. 간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집에 있는 간장을 순식간에 마셔버릴 수 없듯이 버터가 아무리 많아도 다 먹어치워 낭비할 일은 없다. 그러니 세일을 하면 좋은 버터를 미리 사놓게 된다. 마트에 파는 버터의 성분은 천차만별이다. 무염.. 리투아니아어 61_사랑 Meilė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어린이 도서관 창가 풍경. Meilė iš pirmo sakinio '첫 문장에 반하다. 첫 문장에 반한 사랑'이라는 뜻의 문장이다. 정성스럽게 포장된 책 위에 책의 일부 문장이 적혀있었다. 이것을 집어서 직원에게 가져가면 포장이 안된 상태의 책을 따로 꺼내어주는 줄 알았는데 그냥 포장된 채로 대출을 해서 가져가는 거였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누군가는 가장 짧은 문장이 적힌 책을 골랐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뭔가를 고심 끝에 고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겠지. 리투아니아어 59_무지개 Vaivorykštė 어제 트롤리버스에서 내리니 정거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무지개. 이번 주에 갑자기 기온이 크게 떨어졌고 봄가을 코트를 다시 꺼내 입었다. 비도 자주 온다. 보통은 지나가는 비라 우산을 챙길 필요는 없다. 비가 오고 해가 나고 해가 난 상태에서 비가 오는 경우도 많으니 무지개도 자주 보인다. 리투아니아어로 무지개를 Vaivorykštė 바이보릭싀테 라고 한다. Vaivas 는 현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는 단어이고 그만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데 우선 빛이라는 뜻이 있단다. Rykštė 는 채찍까지는 아니지만 무지개와 같은 구부러짐을 보이며 찰싹찰싹 거리면서 때릴 수 있는 회초리를 칭할때 쓰인다. 그런데 빛의 채찍이라니. 채찍이라는 단어도 빛이라는 단어와 합성하니 퍽이나 시적이다. 들판에서 들꽃을 꺽어서.. 리투아니아어 57_ 백야 Baltosios naktys 지난번 빌니우스 도서 박람회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백야가 묶인 도스토예프스키 책 한 권을 샀다. 현금도 없었고 현금 지급기도 없는데 카드를 받지 않는 부스가 많아서 그나마 한 권 유일하게 사 온 책이었는데. 얼마 전에 책장 아래칸에 잡다한 책들과 섞여있는 것을 보고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책들 근처로 옮기려고 보니 위칸에 터줏대감처럼 꽂혀있는 책. 책을 잘 사지도 않는데 같은 책을 두 번 사다니 황당했다. 내가 이들을 몹시 좋아하던가 아니면 기억력이 이제 다 했던가 공부하라는 계시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 50권 남짓되는 주니어용 세계문학전집이 있었는데 신동우 화백이었나 그가 그린 삽화 속의 인물들 얼굴이 꽤나 특색 있었다. 1번은 부활, 2번은 로미오와 줄리엣 3번은 좁은 문 4번이 가난한 사람들 그런 식으.. 이전 1 2 3 4 5 6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