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부활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활절 회상 4월의 중턱에 있었던 부활절 회상. 부활절 아침 식탁에 둘러앉아 달걀을 잡고 서로의 달걀을 깨뜨리는 게임에서 깨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그 달걀들은 점심쯤 지나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그 달걀들은 이제 광활한 대지를 굴러야 한다. 얕은 언덕에 저런 나무 막대기를 적당한 경사로 세워놓고 그 위에서 달걀을 굴려 남의 달걀을 건드리면 가져가는 게임이다. 부활절이 지나고 직장에서든 지인이든 만나면 서로 염색한 달걀을 교환하기도 하는데 그때 참 난처한 감정이 있다. 내가 계획해서 작정하고 만든 갓 삶은 반숙은 고소하고 맛있지만 금방 삶은 달걀이 아닌 며칠 지나서 교환한 타인의 달걀을 까보니 반숙인 경우 그 순간엔 달걀과도 데면데면해질 수 있구나 깨닫는다. 아주 오래전에는 저 언덕에 동네 아이들이 다 나와서 달걀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