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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4.07.30 Bergen 6_노르웨이 여인들
  4. 2014.06.01 Bergen 5_베르겐의 스테레오랩
  5. 2014.05.02 Bergen 4_베르겐의 뭉크
Bergen2020. 11. 18. 07:00

Bergen 2014

며칠 전 꿈에 베르겐에 여행 갔을 때 신세 졌던 친구네 집이 나왔다. 지금 그 친구 부부는 오슬로로 옮겨서 살고 있는데 꿈에서 내가 그 집 우편함을 서성거리며 그들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그런 꿈을 꿨나 생각해보니 아마 며칠 전에 베르겐에서 사 온 접시를 깨버려서 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런저런 베르겐 생각에 사진을 뒤지고 있으니 심지어 친구 집 근처에서 찍은 우편함 사진이 보인다. 짧게라도 글을 올리겠다고 이 사진 저 사진을 고르고 나니 이미 오래전에 다 올렸던 사진들. 항상 똑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한 번 기억에 새겨진 것은 비록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잊는 순간에도 결코 잊을 수 없도록 남게 되는 건지. 그 찰나에 사로잡힌 어떤 생각들이 결국 그들을 사진 속에 남기도록 했던 거겠지만. 오르락내리락하다 하루해가 진 다는 것이 딱이었던 마을. 바다 마을이었지만 산이 있어 낯설지 않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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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en2016. 8. 27. 08:00


(Bergen_2014)


축축하고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던 베르겐에서 눅눅해진 장판같은 양복을 입고 맨발로 앉아 있던 사람.  겹겹히 껴입어 둥글게 부풀어 오른 옷 아래로 가지런히 발을 내밀고 앉아 있던 짙고 검은 이목구비의 여인.  허물어진 경계속의 두개의 피사체.  무엇에 촛점을 두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과 무게는 달라진다.  다른 종류의 자존심을 거느리고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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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진 느낌이랑 구도가 좋아요 그리고 여인의 빨간 바지가 사진 색감을 확 살려주네요
    저는 저럴때 계단이나 낙서, 벽의 문양에 더 초점을 두게 되곤 해요 저에겐 사물이 더 매력적인가 ㅠㅠ

    2016.08.27 2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두 인물이 같이 정면에 놓인 구도도 괜찮겠어요. 낙서랑 이런것도 다 같이 잡히구요.

      2016.08.30 17:18 신고 [ ADDR : EDIT/ DEL ]

Bergen2014. 7. 30. 23:45



며칠전에 여권을 사용할 일이 생겨서 서랍을 뒤지다가 지난번 베르겐 여행에서 남겨온 노르웨이 크로네를 발견했다.

다 써버린 줄 알았다가 찾아낸 돈이면 엄청 기뻤겠지만 그런것은 아니고 베르겐말고 노르웨이 딴 도시에도  갈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굳이 환전하지 않았던것인데 그냥 잊고 있었던것. 환전한 돈이 많지 않아서 은행 직원이 500크로네와 100크로네를 섞어서 줬는데 그때 받은 화폐의 인물이 모두 여성이라 신기해서 사진으로 찍었던게 기억이 났다.

리투아니아의 은행에서는 왠만한 주변국 화폐는 거의 손쉽게 환전할 수 있다.  특히 빌니우스 중앙역과 버스 터미널 사이에 있는 환전소는 24시간 운영될뿐만아니라 환율도 좋고 수수료도 비싸지 않다. 서랍을 보니 작은 종이 상자에 담긴 몇몇 나라의 동전들도 보였다. 다음 여행을 상상하게끔 하는 최소한의 재료들이었는데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 이어 내년부터 리투아니아도 유로화를 쓰는것을 감안하면  이 남은 동전들을 써먹을수도 없을뿐더러 비유로존으로 여행을 가더라도 굳이 환전할 필요가 없어지는거다. 화폐 하단에 친절하게 인물이름과 출생년도가 적혀져 있어서 이 여인들이 누구인지 알아내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저 100크로네 속의 여인은 Kirsten falgstad 라는 노르웨이의 오페라 가수.화폐 뒷면에는 오페라 하우스의 도면이 나와있다. 500크로네속의 이 여인은  sigrid Undset 이라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뭉크가 그려진 1000크로네는 사실 볼 기회가 없었는데 500유로권이나 우리나라 5만원권만큼 보기 힘든 현금일거다 아마.



노르웨이 여행전부터 마주친 이 여인들때문에라도 베르겐에서 마주친 현지 여성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안그래도 경사가 심한 베르겐인데 조깅복을 입고 위 아래로 뛰어다니는 튼튼한 여성들이 정말 많았다.  바이킹의 후손답게 건장하고 튼튼한 남성들이 많을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남자들은 여성스러웠고 여자들이 강해보였다.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이동할때에는 여성 인솔교사 이외의 남성 교사들이 항상 동행했고 유치원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들 곁에는 잡담하고 있는 남성 교사들이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남성들도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자신에게 할당된 육아휴가를 보내고 있는 남성들이었을거다.  노르웨이도 알고보면 유전이 발견되서 갑자기 부자가 된 나라가 아닌가.  국가 경제도 졸부의 타락처럼 끝날 수 있는 법인데 이들은 오일머니로 차근차근 빚을 갚고  남은 돈은 다시 저축해서 뒷세대를 위한 거대한 공공펀드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지키고 또 투자한다. 집에서 살림하는 여성들이 남편의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복지의 모토중 하나였다고 하지. 복지 국가의 양면이 분명 있지만 엄마 혹은 여자로써 살기 좋은 나라라는 팩트는 인정해야할 부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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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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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en2014. 6. 1. 22:25




어디로든 여행을 갈때마다 나와 함께 여행했던 밴드 스테레오랩.

이집트 여행때쯤이었나? 멤버 한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있어서 조금 더 멜랑꼴리해졌던 기억이. 

추억에 빠져들고 그것에서 헤어나오는데 걸리는 속도를 안다면 그들의 음악을 들을때에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하나의 음반이 마치 하나의 긴 노래와 같으며 여간해서는 곡명을 기억하기 힘들다. 

기승전결이 불분명하지만 축축 늘어지지 않고 지나치게 음울하지 않으며 밝고 경쾌하고 귀엽기까지한 나만의 슈게이징.

계산 불가능한 사운드는 퀼트처럼 얽히고 섥혀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하나의 선명한 감정에 사로잡히기는 힘들다.

군데군데가 면도칼로 밀린 내 머리에 수많은 플러그가 반창고로 붙여져 있고 

그 선이 연결된 기계의 스크린속으로 내 기억들이 줄줄이 입력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던 베르겐에서 음반가게를 발견할 수 있었던것은 행운이었다.

누군가가 여행에서 마그넷을 사고 열쇠 고리를 사고 맛집을 찾고 박물관을 부지런히 구경다니는 습관을 가진것처럼

여행을 가면 마음에 드는 음반 하나 정도 데려오는 습관을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지금 이 사진을 보며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약간 후회하며 싱겁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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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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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en2014. 5. 2. 03:49



떠나기 두 달 전부터 설정해 놓은 베르겐의 일기예보를 여행에서 돌아 온 지금도 여전히 확인하게 된다.

새로운 목적지가 생기면 그때 삭제할 수 있을것 같다. 

한번은 일주일 내내 해가 쨍쨍 맑음이 표시되길래  베르겐에서 신세졌던 친구에게 

'일주일 내내 날씨가 이렇게 좋다는데 그게 진짜야?' 라는 문자를 보냈다.

마치 토네이도 주의보라도 내려진 베르겐의 친구들이 염려스럽다는 듯, 믿기 힘든 날씨라는 듯 말이다.

친구도 금세 답문을 보내왔다. 정말 흔하지 않은 날씨라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4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베르겐의 일반적인 기후를 간파하는데는 충분했다.

지속적인 강우로 항상 축축한 땅, 건너편 산 정상을 뿌옇게 감싼 안개, 수평선 위에 간신히 걸쳐진 구름. 

숲은 각양각색의 초록으로 우거져 어두컴컴했다. 하루만 지나도 바위 틈에 이끼와 버섯이 무성하게 자라날 듯 보였다.

위급할 때 바위로 변한다는 트롤 Troll 이라는 상상 속 괴물이 생겨난것도 우연은 아닐것이다. 

베르겐의 침침함은 뭐랄까. 마치 전구 세개 달린 거실 조명에서 전기세를 아낀다고 전구 하나를 빼놓은 것과 비슷했다.

이른 아침 가정집에서 새어 나오는 노르스름한 불빛과 정오가 넘어서도 꺼지지 않는 거리의 가로등이 

날이 밝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다 잠든 누군가의 탁상 램프처럼 얼마간은 도시의 아침을 밝혔다.

정수리를 내리쬐는 햇살은 그냥 잠시 타오르다 꺼지는 불꽃과 같았다. 

뭉크의 <절규>의 실제 배경이 오슬로라고 하는데 어쨌거나 나는 베르겐을 여행하면서도 

절규 속의 배경을 비슷하게나마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붉고 푸르게 출렁이는 하늘과 그런 배경속에 섞이지 못하고 강하게 대비되는 작품 속 인물들.

그의 모든 작품의 배경이 어두운것은 아니지만 배경이 환할때 인물들은 보통 검은 옷을 입은채 무섭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뭉크의 불우한 개인사 탓도 있겠지만 노르웨이의 기후도 큰 영향을 끼쳤을것이다.

일찍 죽거나 정신질환을 앓았던 가족 구성원들 틈에서

 뭉크는 자신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는 불행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결국 그 자신도 정신분열을 앓았다고 한다.

이런 이들이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기 위해서 세상이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결국 그것도 우리 개개인이 버텨내야 할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 아닐까.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만이 사람을 구할 수 있는것이 세상의 원리이지만 과연 그게 사실일까 우울해지는 요즘이다.

절규 속의 절규는 뭉크만의 절규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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