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kong (10) 썸네일형 리스트형 Hongkong 10_이런 순간 Hongkong_2016 도심 속 인파에 휩싸여 올려다보는 비행기가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느껴질 때. 승무원복을 입은 왕정문이 떠오를 때. Hongkong 09_그런 순간 Hongkong_2016 공항인데 비행기가 낯설 때. Hongkong 08_잊고 있던 것 작년에 홍콩 여행 할 때 스스로에게 보냈던 엽서. 집을 비웠던 반년 동안 나의 집에 살아 줬던 친구가 실수로 짐 상자 속에 넣어서 가져 간 것을 며칠 전 슬며시 우체통에 다시 넣어주고 갔다. 친구가 얘기 해주지 않았으면 엽서를 보낸 사실 조차 그냥 잊고 지나갈 뻔했다. 어딘가로 여행을 가면 나처럼 엽서를 곧 잘 보내오던 친구였고 나도 그녀에게 그러곤 했는데 내 집에 살아 주고 있는 친구에게는 왜 엽서를 보내지 않았던걸까. 혹시 이 엽서를 발견하고 자신한테 온 것인줄 알고 기뻐했던것은 아닐까 살짝 미안해진다. 그나저나 내가 보내 온 엽서는 우체통이 가득한 엽서였다. 내가 사는 빌라 우체통도 이 우체통 만큼 허름했던 러시아 알파벳이 칠해진 것이었는데 서울에서 돌아와보니 벽 색깔도 우체통도 빌라 현관의 열쇠도.. Hongkong 07_텅 빈 시간 (Hongkong_2016) 대낮에 지나친 썰렁한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에서 엽서 4장을 샀다. 문 닫은 가판대로 가득 찬 거리에서 엽서를 팔고 있던 여인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여행중에 엽서를 쓰는 시간은 나에게 텅 빈 시간이다. 모든 상황이 아주 적절하게 들어맞아 오직 내 기분좋은 의지로만 메꿀 수 있는 어떤 틈이 생기는 시간이 가끔 찾아온다. 그렇게 따지면 꼭 여행중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 구멍이 커야 할 필요도 없다. 발견하고 채워넣을 수 있으면 된다. 적어온 주소를 향해 엽서 4장을 다 쓰고 나서 카페 근처에 엽서 파는곳이 있을까 싶어 뛰어나갔다. 신문 가판대 할아버지가 서점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카페 주위를 한바퀴 돌아야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엽서 5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Hongkong 06_안과 겉 (Hongkong_2016) 방범셔터속에 뜬눈으로 갇혀있는 동물 석상이 갑갑하겠다 불쌍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방범셔터에 걸린 거울에 비친것 같다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이날은 오후 11시무렵 귀가를 하는 와중에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폐지며 물건들을 주렁주렁 끌고 가는 나이든 여인이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갑자기 아이의 얼굴을 손으로 쓰윽 훑고 지나가서 놀랐었다. 집으로 돌아가보니 열쇠가 없고 전화기는 배터리가 다 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남자에게 부탁해서 호스트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 직원이라는 사람이 가져온 열쇠 꾸러미 중에는 맞는 열쇠가 없고 다시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 디지털 도어락과 각종 연장을 든 홍콩 청년들이 도착했다. 맞는 열쇠없다는 핑계대.. Hongkong 05_함께 돌아온 몇가지 (Hongkong_2016) 보내지 못한 엽서와 남은 우표, 영수증 더미, 치약, 어댑터. 가져가지 않았는데 생긴것, 남겨지지 않고 함께 온 것. Hongkong 04_셩완 어디쯤 (Hongkong_2016) 종이 지도는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다 엉뚱한곳에서 헤매고 있을 경우 혹은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장소가 너무 좋아서 다시 오고 싶을 경우 나름 도움이 된다. 물론 헤매고 있을때에는 이미 지도밖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고 좋아서 지도에 표시해 놓고 다시 찾아 간 곳은 처음만큼 좋지 않을때도 많지만. 그런데 종이 지도를 들고다니며 흔히 하게 되는 실수는 축척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걸었을때 생각보다 먼 거리를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게 되는것이다. 분명 이만큼쯤 왔겠지 하고 지도를 보면 이미 너무 많이 걸어나가서 되돌아 와야할때가 종종 있다. 홍콩 센트럴의 마천루 뒤쪽으로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데보로드를 멀뚱멀뚱 걷다 생각보다 너무 멀리 가버려 되돌아와 들어선 셩완 지구의 어.. Hongkong 03_몽콕의 아침 (Hongkong_2016) 홍콩에서 우리가 지냈던곳은 몽콕에 위치한 전형적인 홍콩의 아파트였다. 사실 난 에서 금발의 임청하가 권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청킹 맨션 같은 곳에 숙소를 얻길 원했지만 그곳은 이미 리모델링이 되고 난 후였다. 에어비앤비의 우리 호스트는 집을 다녀간 게스트들이 실망의 리뷰를 남길것을 우려해서인지 이것이 아주 아주 전형적인 극소형의 홍콩의 주택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의 번화가 중에서도 현저히 높은 인구밀도를 지녔다는 몽콕은 왕가위의 영화 의 원제에 들어가는 지명이기도 하고 6층 이상이 넘어가지만 승강기가 없는 오래된 건물들과 그 건물들이 뱉어내는 치열한 숨소리가 거리 깊숙히 묻어나는 동네였다. 실제로 많은 건물들이 자신의 음습한 뒷골목을 지녔고 나는 혹시..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