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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3.04 Budapest 03_부다페스트행 야간열차 (1)
  2. 2017.12.31 Budapest 02_에스테르곰의 성당 (3)
  3. 2017.12.28 Budapest 01_센텐드레의 체스 상자 (4)
Hungary2021. 3. 4. 08:00

 

Budapest 2006

 

 

우크라이나를 떠나 부다페스트를 향하는 기차 안. 야간열차였고 승객이 없어서 침대칸을 혼자서 썼다. 오래전에 이 여행을 계획했을 때에는 뻬쩨르부르그의 비텝스키 역에서 출발하는 40시간이 넘게 걸리는 부다페스트행 기차를 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왠지 그 두 도시를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뻬쩨르에서 헬싱키로 올라가 이곳저곳을 거쳐서 거의 3주가 지나서야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마 이 기차는 뻬쩨르에서 출발하는 동일한 기차였을지도 모르겠다. 15년이 지나고 나니 그 기차여행에서 생각나는 것은 새벽에 잠에 깨서 표검사를 받던 순간의 몽롱한 느낌뿐이다. 그리고 아마 아침에 일어나서 도착 무렵에 이 사진을 찍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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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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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3.07 21:50 [ ADDR : EDIT/ DEL : REPLY ]

Hungary2017. 12. 31. 10:00


Esztergom_2006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반나절 여행으로 다녀왔던 또 다른 도시. 에스테르곰 (Esztergom). 내가 이 도시를 굳이 가려했던 이유는 아마도 단지 명백히 그의 이름 때문이었다. 영화 천국보다 낯선의 여주인공 에바가 부다페스트에서 뉴욕으로 날아온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내가 헝가리에 그리고 부다페스트에 가고 싶어했던 것처럼. 심지어 아마존에서 헝가리어 교재까지 주문해서는 Jo napot kivanok (아침인사) 을 외치며 행복에 젖었던 시간들. 헝가리 이민자로서 뉴욕에 살고 있는 사촌오빠의 집에 느닷없이 찾아와서 정작 그는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 헝가리어를 눈치없이 내뱉는 에바와 동네 스넥바에서 일하면서 저녁이면 중국 영화를 보러가던 에바는 어린 나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겼다.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녀의 것처럼 미니멀했으면 좋겠다는 별로 건설적이지 못한 동기부여를 했던 영화. 에바를 연기한 헝가리 배우의 이름은 Eszter Balint 였다. 그 이름 그대로 시작하는 이 도시에 어찌 발길이 끌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난 이 도시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탔지만 사실 그 기차는 에스테르곰을 위한 기차는 아니었다. 에스테르곰에 가려면 그 기차의 종착역인 슬로바키아까지 가서 다시 거기서 솝 Szob 이라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국경 도시로 가는 기차를 타고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솝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도착한곳이 에스테르곰이었다. 다행히 거리가 멀지 않아 그 모든 여정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손바닥안에서 지루하게 뒹굴고 있는 미니어쳐 같았던 센텐드레와는 달리 이곳은 장엄한 대성당을 머리에 이고 다뉴브강이라는 단단하고도 유연해보이는 근육에 휘감겨 있던 멋진 도시였다. 겨우겨우 이겨낸 흐린 하늘 아래에서 축축한 이끼같은 침묵을 촘촘히 머금고 있던 대성당,  그 날의 그 적막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나는 그 감동을 추억하기 위해 성당에서 내려오면서 4500 포린트를 주고는  헝가리 전통 의상을 구입했다. 그 날 나의 최대고민은 그 옷을 살까 말까가 아니라 갈색을 살까 초록색을 살까였다. 4500 포린트 옷 값 아래로 800 포린트의 우표값이 적혀있다. 그때의 내가 몇몇이들에게 엽서를 보냈었다는 사실도 오래된 수첩을 들춰보고서야 기억해낸다. 짧고도 묵직했던 도시의 여운, 다시 가보고 싶은 곳들은 늘어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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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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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떤 미지의 도시로 사람을 이끌고 가는 건 단어 하나, 이미지 한장, 심지어 이름의 리듬이기도 한 것 같아요 글 좋아요 가보고 싶어졌어요 새해 복 왕창 받으세요!

    2018.01.01 2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도시 이름 예쁘죠?ㅋ 올해에도 베를린에 가보려고 하는데 그땐 아이를 데려갈 확률이 높지만 여건이 되면 프라하도 가볼까 그냥 상상의 상상중..그때 또 급벙개치면 좋은데!

      2018.01.03 00:59 신고 [ ADDR : EDIT/ DEL ]
  2. chldudwls

    초대장 있으시면 하나만요 ㅜ.ㅜ nekero0@naver.com

    2018.01.05 17:30 [ ADDR : EDIT/ DEL : REPLY ]

Hungary2017. 12. 28. 19:00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반나절 여행으로 다녀온 센텐드레 (Szentendre). 옛 사진을 들추어보면 조금 생각이 날까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볕이 뜨거워서 그 날 특별히 꺼내 썼던 모자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잃어버렸다는 것이 항상 첫번째로 떠오르고 그러다보면 주황색 지붕 가득히 쏟아지던 그날의 햇살과 마을까지 올라가면서 연거푸 들이키던 음료수들이 차례대로 생각난다. 유서 깊은 중세 마을이었겠지만 의상실에서 부랴부랴 민속 의상을 챙겨 입은 듯한 사람들이 호객에 열중하는 급조된 테마 파크 같았던 곳.  기념품 가게의 집요한 아우라의 휩싸여 체스를 둘줄도 몰랐던 그때 함께 데리고 온 것.  반대편에는 이름을 새겨주겠다고 했고 이쪽에는 으례 센텐드레라고 새겨주겠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부다페스트로 기억되고 싶었던 센텐드레의 체스로 남았다. 그런데 체스 상자 위에 남은 부다페스트를 보고 있자면 매끈한 나뭇결에 다른 도시의 이름을 새기는 능숙한 손길을 따라 아주 미세하고 희미하게 남은 센텐드레의 기억을 발굴하고 있는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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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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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머 이 사진 넘 좋아요 근데 제목은 일부러 ㅏㅏ 로 붙이신 거에요? 퍼즐미스터리인가 혼자 각종 상상 중 ㅋㅋ
    Happy Holidays~ 포스가 영원한 휴가님과 가족분들과 함께 하기를!

    2017.12.24 22: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댓글 온거 보고 화들짝..사진만 올려두고 아무것도 안쓴채 먼 날짜로 예약을 걸어둔건데...ㅋㅋㅋㅋ날짜지정을 잘못했나봐요. 아 전 요새 임시저장이 안되서 항상 쓰다만글을 예약을 해두는데 왜 그런거지. 흑.

      2017.12.24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2. 형제바둑상회

    6형제 바둑 ㅋㅋ

    2017.12.28 00:43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니, 사진만 좋았던게 아니었군요 글도 기억이 되살아나 새로운 느낌으로 전이되는 과정도 좋네요 전 탈린이 딱 그런 느낌이었오요

    2017.12.30 22: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