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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7_수선점 Taisykla 얼마전에 신발을 고치려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어쿠쿠 하셨다. 이 신발을 고쳐 신느니 그냥 하나 사라는 소리셨다. 고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이런 말도 안되는 신발도 한 번 잘 고쳐보겠어' 라는 도전정신이 생길법도 한데 보자마자 그런 소릴 하셨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다. 신발창 군데 군데 구멍난곳이 있어서 그것만 갈면 새것처럼 신을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아저씨 말을 빌리자면 '이 신발에는 아무것도 없어' 였다. 고쳐서 신을 만한 아무런 건덕지도 없다는 소리였다. 35유로를 내면 한번 고쳐보겠다고 하셨는데 50유로도 안주고 산 신발을 그 돈을 내고 고치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물건이라는것에 정이 들면 돈을 떠나서 어떤 원칙이란것이 생기게 되는 법, 손해보는 장사라고해서 쓰레기통에..
Vilnius 42_예쁜모자 (Vilnius_2016) 누군가의 머리를 떠나 날아온것 혹은 누군가가 남겨두고 간 것.
Vilnius 41_굴뚝과 크레인 (Vilnius_2016) 삐뚤어진 코 카페(http://ashland.tistory.com/444) 앞에는 기분좋은 볕이 든다. 도로변이지만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 상태라 보도블럭도 일반 거리보다 두세배는 넓게 확보된 상태이다. 야외 테이블에 커피를 놓고 비스듬히 앉아 있어도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구시가지의 카페에서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해 꼰 다리를 풀어야 할 필요도 없고 주차되었던 차를 빼서 돌아가는 사람들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눈 앞의 텅 빈 공간에 종전에 느꼈던 아늑함을 반납할 필요도 없다. 물론 그런곳은 그런곳 나름의 매력과 낭만이 있지만 각각의 공간의 상대적인 장점을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곳은 매우 조용하고 집에서 가장 가깝고 항상 조금은 불완전한 마음으로 집을 비우..
커피와 물 2 물을 마실때 잘 흘린다. 이쯤에는 입이 있다고 생각하고 컵을 기울이는데 황당하게 그냥 쏟을 때가 있다. 컵을 입으로 좀 더 가까이 가져가야 할 순간에 불필요하게 서두르는것인지 아무튼 당황스럽다. 가끔가는 이 카페에는 직접 물을 담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보통 진한 커피를 먹을때 큰 물병에 물을 담아가서 커피는 금새 마시고 천천히 앉아서 물배를 채우고 나온다. 그런데 수도꼭지(?) 에서 물이 나오는 부분이 뻔한데도 매번 컵을 잘못된 위치에 놓아 이곳에서도 물을 자주 쏟는다.
리투아니아어 16_영화 Kinas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Kino 라는 영화잡지가 있었다. 그 영화 잡지를 사 본적은 없다. 뭔가 가르치려드는 느낌, 너무 현학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내게는 강했던 탓이다. 영화를 막 좋아하기 시작하던 그 시절에 서점에서 쉽게 살 수 있던 잡지들이 몇종류 있었다. 우선 '스크린'이나 '로드쇼'처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크리스챤 슐레이터 같은 당시의 헐리우드 스타들의 브로마이드를 부록으로 주곤하던 인기 스타의 신변 잡기나 헐리우드 흥행 영화들에 관한 기사 위주의 잡지가 있었다. 그리고 잡지 커버가 마음에 들면 종종 사곤했던것이 매주 발간되던 씨네 21이었고 창간때부터 한동안 매월 내가 구입했던것은 공평동에 본사가 있던 프리미어라는 월간 잡지였다. 씨네21과 프리미어를 내가 좋아했던 이유는 씨네필..
Vilnius 40_가을 (Vilnius_2016) 이 찾아 온 이상 이제 거리의 의자들이 자취를 감출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Sonic Youth_Wish Fulfillment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장갑이 생각날정도인데 아직까지는 장갑 챙기는것은 매번 깜박하게 된다. 대신 커피를 걸어다니며 마셔야할때 컵을 쥐면 이젠 뜨겁지 않고 손이 따뜻해지니 매번 컵에 맞는 커피 슬리브를 챙길 필요가 없어서 좋을것 같다. 집에 돌아오는길에 잠깐 '삐뚤어진 코' 카페에 들렀다. (http://ashland.tistory.com/444) 혹시 가게 주인이 있으면 코가 삐뚤어졌을까 유심히 보려고 했지만 없었다. 매번 만나는 여인이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일부러 가장 신 커피를 달라고 해서 마셨다. 항상 뚜껑을 열어 커피콩 냄새를 맡게 해주는데 '사실 냄새만 맡아서는 무슨 차이인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하자 여인도 '사실 저도 그래요' 라고 대답했다. 여인이 전보다 훨씬 긴장을 푼것같았다...
빌니우스 카페_Crooked nose & coffee stories 집에서 5분정도 떨어진 곳에 로스터리가 한군데 있다. 1년 반 전쯤 완전 주택가의 볕이 아주 잘드는 신축 주택 단지의 1층에 생겼는데 다행히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마트에서 집으로 곧장 가는 길에서 옆길로 약간 새어야 하긴 하지만 아침에 한두시간 정도 여유가 생길때, 돌아다니다 잠깐 조용히 앉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집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르곤한다. 이곳의 이름은 Crooked nose, 리투아니아의 법인 이름도 Krieva nosis, 삐뚤어진 코이다.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질문에 답하는게 이력이 났을 수도 있으니 물어보지 않을 생각이다. 혹여 뭐라고 답해줄지 모르면 여러 손님이 있는 가운데에서 난처해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은 모두가 서로의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