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에 해당되는 글 842건

  1. 2020.10.20 Vilnius 129_언제나처럼 10월
  2. 2020.09.24 9월의 플레이리스트 (2)
  3. 2020.09.20 2유로
  4. 2020.09.19 한국 28_동네 전시장
  5. 2020.09.18 한국 27_쉬는 날 (2)
Vilnius Chronicle2020. 10. 20. 16:54

 

 

Vilnius 2020

 

 

이 동네의 발코니는 보통 끽연을 위해 잠시 얼굴을 내밀거나 날이 좋으면 앉아서 볕을 쏘이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수년간 이 건물을 지나다니며 하는 생각이란 것이 술을 잔뜩 마신 사람들이 발코니가 없다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저 문을 무심코 열고 해장용으로 끓인 뜨거운 홍차와 함께 떨어지면 어쩌지 뭐 그런 종류이다. 평균 연식이 50년은 족히 되는 구시가의 집들 중에는 사실 저렇게 발코니를 뜯어낸 집이 많다. 보통 그런 경우 문을 열지 못하게 안쪽에서 못을 박아놓거나 문 앞에 작은 화분들을 여러 개 세워 놓거나 하는 식이지만 언젠가 한 여름 저 노란 문 한쪽이 활짝 열려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어서 왠지 누가 문을 열고 떨어질 것 같은 상상에 혼자 덜컹한다. 언제나처럼 10월이 되었다. 예상보다 난방이 일찍 시작되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파고 시즌 4도 시작되었다.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던 Raise by wolves 시즌 1은 리들리 스콧이 손대지 않은 에피소드부터 심하게 흔들리더니 결국 병맛 드라마로 끝났다. 올해 자주 들었던 음악들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브릿팝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요즘 카페 커피가 급 맛이 없어져서 잠시 거리두기를 했고 집에서 몇 종류의 케이크를 구워보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며 크리스마스에는 레드 벨벳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0월은 약간 그런 느낌이다. 학창 시절 돈이 필요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때. 지하철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에 알바 구함 같은 에이포 용지가 붙으면 가서 물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일이나 모레까지 붙어있으면 그때 물어봐야지 하며 쉬쉬할 때. 그다음 날 지나가는데 종이가 더 이상 붙어있지 않을 때 눈앞에서 날아간 알바 자리가 아쉬우면서도 이것은 내 탓이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내심 마음이 후련할 때의 그런 느낌. 겨울이 오는 것은 춥고 불편하지만 기어이 이미 10월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생각이 들면 크리스마스까지 두 달간 지속적인 어두워짐을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이다. 겨울은 조금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겉옷에 주머니가 생기니 이제 마스크를 잊을 일이 없게 각각의 코트에 각각의 마스크를 넣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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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stage2020. 9. 24. 19:45

월말이나 월초면 하는 놀이. 월간리스트(?) 만들기. 그러다보면 특정 밴드의 베스트 앨범 만들기. 어떤 노래 한 곡에 꽂히면 그 노래에서 연계되는 노래 리스트 만들기 등등으로 무한히 이어진다. 음악을 듣는데에 별도의 시간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이다. 그저 머릿속에 울리는 멜로디와 기억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깐. 

10월의 앨범을 선곡하기 이전에 잠시 상기시키는 9월의 플레이 리스트는 9월이 또 9월이라고 S 로 시작하는 밴드들의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이었다. 

실리카겔의 9 란 노래로 시작하여 Slowdive,Smashing pumpkins,Smiths,Smog,Sonic youth,Sun kil moon, Stereolab으로 이어지다 Field mice 의 September's not so far away 로 끝이난다.

사실 9월의 기준에 해당하는 밴드들이 너무나 많이 있었지만 그 모든 음반들이 재생되는데에 적지않은 시간이 걸려서 ( 특히 스펌의 멜랑콜리 앨범은 방대하므로) 부득이 추려야한다. 그리고 매달 그렇다. 그럼 앨범 속의 좋은 노래만 따로 뽑아서 만드는게 더 많은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지만 확실한 취향 저격의 노래로만 이루어진 리스트들은 요새들어 의외로 또 쉽게 질리고 소모적이라 느낀다. 씹어삼킬 수 없는 질긴 살과 분해되지 않고 쌓이는 기름기가 적당히 가미된 고기가 더 인상적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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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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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스트 보면서 엇 우연인가 s가 몽창~ 했는데 우연이 아니었군요 :) 가을은 좋은데 이넘의 코로나 ㅠㅠ

    2020.09.27 2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2020. 9. 20. 20:41


여행지를 정하면 가장 처음하는 일은 보통 서점에 가서 론리플래닛을 펼쳐보는 것. 그리고 도시든 나라든 정성스럽게 적힌 개관을 다 건성건성 넘기고 찾는 페이지는 조그만 네모칸에 적힌 대강의 물가였다. 생수 한 병. 버스티켓 한 장. 커피 한 잔
한 번 주유하는데에 드는 돈. 뭐 이런 생활 물가들이 대여섯줄 적혀있다. 아니면 1달러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적혀 있었나? 일요일이 되면 사실 먹을게 별로 없는 동네 빵집을 지나쳤다. 주머니에서 구겨진 마스크를 꺼내고 지갑을 뒤지니 2유로가 나왔다. 텅 빈 진열대 위에 로또추첨공처럼 수북히 담긴 알록달록한 마카롱. 2유로만큼만 담아달랬더니 저만큼. 빌니우스 중앙역 근처 빵집의 2유로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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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20. 9. 19. 06:00

 

 

Seoul 2018

 

서울은 가히 의자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찍어 온 의자 사진만 수백장이다. 잠깐만 앉아 가라고 말을 걸어오는 의자들은 대개 날아갈 듯 가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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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20. 9. 18. 06:00

 

Seoul 2018

 

 

오래 전 인도의 뉴델리 코넛 플레이스를 걸을때이다. 맥도날드 앞에 경비원이 보초를 서던 꽤나 번화가였는데 저울을 앞에두고 우두커니 앉아있는 깡마른 할아버지가 있었다. 집에 체중계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게 길거리에서 체중을 잰단다. 얼마전에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라는 이란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 속에도 그런 할아버지가 있었다. 뉴델리에는 없었던 활활타는 장작이 그 옆에 함께였다. 지나가는 여주인공을 붙잡고 체중을 재보라고 하는데 55킬로가 나간다는 여자에게 78킬로그람이라고 우긴다. 체중계를 고치셔야겠다는 여자의 말에 할아버지가 그런다. '저울일은 이틀에 한 번 만이야. 내일은 구두를 닦을거야.' 가위와 칼을 갈던 이는 그날 무슨 다른 일을 하러 갔을까. 이곁을 지나면 만두 찜통에서 뿜어져나온 뜨거운 김에 늘 눈이 감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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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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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헉 그런데 78킬로가 정말이었다면 너무 슬픈 영화가 될거 같아요 ㅠ

    2020.09.27 2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