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에 해당되는 글 907건

  1. 2021.04.11 주전자가 된 모카
  2. 2021.04.06 실과시간의 커피 (1)
  3. 2021.04.05 Vilnius 154_좋아하는 오르막길 (1)
  4. 2021.04.03 그저 다른 커피 (1)
  5. 2021.04.02 리투아니아어 83_기적 Stebuklas
Coffee2021. 4. 11. 06:00

 오래 전에 드립서버 하나를 깨뜨리고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니 기존에 쓰던 도자기 드리퍼가 잘 맞지 않아서 작년에 하나를 더 사게 됐다. 결국 잘 안쓰게 된 1호 드리퍼를 친구집에 가져가기로 한다. 적당한 주전자가 없어서 냄비에 끓인 물을 모카포트에 옮겨 담아 부었다. 돌연 주전자가 된 모카포트 손잡이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손 큰 바리스타가 작은 커피 잔에 기울이고 있는 앙증맞은 스팀피쳐를 볼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무엇을 통하든 커피물은 언제나처럼 여과지 끝까지 쭉 스며들어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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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2021. 4. 6. 06:00

 

 

린넨샵에 수수한 테이블 러너가 반값에 팔길래 한 장 샀다. 테이블 러너로 사용하기엔 아직은 번잡한 일상이고 그냥 두개로 갈라서 부엌수건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 겨울 코트를 직접 만들어 입는 친구에게 빵과 함께 가져간다. 그냥 쭉 잘라서 한 번 접어서 박으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다림질부터 하라며 다리미를 꺼내온다. 멀쩡한 실밥을 뜯고 천을 접어 집어 넣고 짜투리 천으로 고리까지 만들어 끼워 박는다. 그러고도 남은 천으로는 안경 케이스 같은 주머니를 만든다. 적당히 사는 삶은 너무 낭만적이지만 대충이란 단어는 간혹 걸러내야겠단 생각을 아주 잠시하고 이내 잊는다. 열심히 일한 친구가 이브릭에 카다멈을 넣고 커피를 끓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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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4.10 23:36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1. 4. 5. 06:00

Vilnius 2021


대성당과 종탑이 있는 곳은 구시가에서도 저지대에 속해서 그쪽 방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어떤 거리가 됐든 경사진 길을 통해야 한다. 오른쪽은 리투아니아 국방부의 옆모습이고 정면으로는 새까맣게 타들어간 눈을 가진 버려진 수도원과 그 지붕 너머로는 성당 종탑이 보인다. 왠지 모를 음습함과 삼엄함의 앙상블인 이 짧은 오르막길을 좋아한다. 이 수도원 건물은 빌니우스에 손님이 오면 데려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장소이다. 복원과 재정비가 필요한 대상으로 늘 분류되지만 시 재산이 아니라 특정 종파의 소유물인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가 없으면 기약 없이 버려지는 구시가의 많은 장소들에 연민을 느끼면서도 오히려 그런 이유로 그나마 계속 회자되고 부담 없이 눈길을 줄 수 있음에 안도하기도 한다. 세상엔 좋아진다고 해서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들이 많더라. 구시가의 애물단지 같은 장소들은 옛 귀족들의 호화 저택 컨셉으로 재건축되어서 위화감을 주거나 상업용 건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어버리면 갑자기 대변신을 하고 나타난 친구 모습에 눈 둘 곳을 모르듯 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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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4.10 23:38 [ ADDR : EDIT/ DEL : REPLY ]

Coffee2021. 4. 3. 06:00

 

 

 

 


미리 약속시간을 정하는 것이 지루하고 소모적으로 느껴질때가 있다. 만나려는 목적이 아주 단순할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럴 땐 그저 내가 걷고 있는 지점에서 누군가가 생각났는데 설상가상 그 어떤 집과 내가 서 있는 곳 중간 즈음에 빵집이라도 있다면 그냥 시간이 있냐고 넌지시 물어봐서 그렇다고 하면 빵을 사서 향하면 된다. 3월 들어 집에서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를 갈아본지도 오래. 친구에게 '커피(라도) 내가 갈게' 말했더니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밀을 돌리며 그 날의 힘을 측정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농담을 하며 커피를 간다. 어떤 잔에 얼마큼 태운 콩으로 얼마큼 진하게 마실 것인가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가 믿기 힘들 정도로 유려한 롱테이크가 될 때가 있다. 짧은 단편 소설 속의 공들인 프롤로그처럼 그 서막이 던져놓은 인상이 너무 강렬하여 본론을 회피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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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4.10 23:41 [ ADDR : EDIT/ DEL : REPLY ]

Lithuanian Language2021. 4. 2. 04:58

 

 

거리거리에 남겨진 재밌는 물건들. 누군지 거의 알 것 같았지만 그래도 누구지 하고 쓰윽 눈을 밀어내본다. '요한 바오로 2세의 기도서에는 결코 눈이 쌓이지 않더랍니다.' 17세기였더라면 기적이 되었을 텐데. 곧 부활절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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