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92) 썸네일형 리스트형 베르사유 Versailles http://www.1001beforeyoudie.com 이라는 사이트.가끔 서점에 들를때마다 습관적으로 훑어보는 책들 중 하나인 '죽기 전에'시리즈를 모아놓은 곳이다. 예쁘장한 다이어리들과 함께 서점 계산대 주변에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비치되어 있는 약간의 정크푸드 냄새가 가미된 책들. 아마존에서 싼 가격에 운좋게 구입하면 모를까 제 값을 주고 살 생각을 하면 왠지 아까워서 결국은 그냥 놓아버리고 마는.한편으로는 '수박 겉 핥기'식의 장식용 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오리지널 포스터들과 매끈한 사진들이 빼곡히 들어 차있는.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나름 유용한 책인것도 같다.사실 우리가 가진 시간의 의미를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그것은 보다 많은것을 경험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라기 보다는보다 많은것.. 파리의 마네킹 어딜 여행하든 마네킹을 만났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그들을 만난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포즈로 지루하게 서있지만 단 한번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자기 의무를 다하는 충실한 마네킹 서너명 정도를 친구로 두고있다. 그들 곁을 스쳐지나가는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그 딱딱한 플라스틱 몸뚱아리에 우리의 모습을 망설임없이 구겨넣는다. 살아서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은 동네일수록 그들의 개수도 함께 늘어난다. 타인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질수록 스스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날카로워진다.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자신의 모습은 나와 똑같이 생긴 말없는 마네킹과 다르지 않다. 공장을 빠져나와 폐기되는 순간까지 그들은 몇번의 옷을 갈아입을까.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제 자리에서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무거운 코.. 베르겐행 티켓을 사고 사실 전자책 구입기를 쓰려는것은 절대 아니지만 나의 미니미 스마트 폰으로도 이 정도 크기의 글자로 적힌 책을 읽을 수 있다니 기분은 좋다. 생각해보니 난 절대 책벌레는 아니다. 어릴때 그나마 읽은 고전들은 초중생들을 상대로 쉽게 편집된것들이 많았고 그나마 작품명과 작가명 등장 인물들은 나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줄거리도 감상도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책을 읽고 싶다는 (정확히 말하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때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바로 6학년때 우리 반의 어떤 남자 아이가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라고 했을때. 선생님께서는 '그 책은 너가 읽기에는 아직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라며 놀라셨을때 였다. 난 그 남학생이 나름 멋있었다고.. 파리의 알 파치노 제대로 발음도 못하는 불어 명칭을 이렇게 가끔씩이나마 써내려 가다보면 지도 속 그 명칭을 읊조리며 걸었던 파리의 구석구석이 떠오른다. 배우고 싶은 언어가 여럿있지만 교재를 통한 학습이 아닌 반복적인 노출로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싶은 언어가 있다면 불어이다.우리가 세뇌된 파리의 로맨틱이 매체의 장난이 아닌 보편성이라는것을 확인 하고픈 욕망의 중심엔 불어가 가진 자존감이 있다. 센강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조르쥬 퐁피두 대로 Voie Georges Pompidou 의 끝과 함께 시작되는 거리 Av de New York.Palais de Tokyo 를 나와 콩코드 광장 Place de ra Concorde 으로 향하는 그 여정의 끝에는 그렇게 프랑스와 미국의 우호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뉴욕이라고 명명된 거리가.. 파리의 모나리자 파리 여행 중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이들과 마주쳤다. 그들 중 만남이 예정되어있던 이는 모나리자뿐이었다.유리관 속에 꼭꼭 박제된 그를 혹은 그녀를 사무치게 만나보고 싶었던것은 아니었다. 단지 세계 각국에서 배낭과 트렁크를 끌고 모여드는 로드 매니져들과 이미 은퇴한 퇴역 매니져들까지 합세해서 '오늘은 꼭 모나리자를 만나셔야 합니다. 일단 모나리자만 만나보십시오. 밀로의 비너스는 물론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들도 옵션으로 만나실 수 있어요. 참! 세계사 시간에 배우신 함무라비 법전도요' 라고 무언의 압력을 넣었던것이다.난 늦장을 부리다 오후 세시가 다 되어서야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일곱시까지 허용되는 그(그녀)와의 면담에 늦지 않기위해 박물관 지도를 손에 꼭 쥔 채 거대한 루브르에서 앞만보고 걸었다.그일지 모.. 파리의 에드워드 호퍼 에드워드 호퍼 어떤 일을 내가 상상했거나 계획했던대로 실행 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때 난 재빨리 체념하고 다음을 기약하는편이다.내가 하고자 하는것을 하는데있어서 누군가의 동의를 얻어야한다거나 왜 그것이 필요한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따위를 조목조목 설명해야하는것처럼 귀찮은 일은 없다. 내 목적과 타인의 욕망이 충돌할때 난 보통 다른이들이 원하는것을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라고 영혼없이 동의한다.어떤이들을 말한다. 고집을 부려서라도 꼭 이뤄내야 할 생각이 없는것은 그만큼 많이 원하지 않는거라고.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단지 갈망의 정도에 좌지우지되는것은 아니다. 때로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가동되는 강박관념같은것이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것을 더 빨리 원하게끔 재촉할때도 있.. 파리의 바스키아 에펠탑이라는 거대한 놀이공원을 빠져나와 센강변을 걷다가 우연히 지나치게 된 Palais de Tokyo.전시장 입구의 노천카페뒤로 바스키아가 보였다.앤디워홀이 실크스크린으로 한참 어렸던 그의 예술적 동반자 바스키아의 얼굴을 남겼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그러지 못했더라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여기 후세의 젊은 예술가들이 빳빳하고도 끈끈하게 오려붙인 바스키아가 있으니깐.바스키아라는 검고 빛나는 원석의 절대연령을 계산할 수 있다면 그의 나이는 몇살쯤일까. 그 원석은 28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마치 자신이 분출해낼 수 있었던 모든 방사선을 남김없이 흩뿌려놓고 떠난 느낌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절묘하게도 안에서는 키스 해링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바스키아 보다 2년 먼저 태어났고 2년 나.. 파리로 떠나기 전 목적지를 정하고 머릿속으로 나만의 여행을 상상하기 시작하면서 여행은 이미 시작된다. 집에서 식당까지 가는 동안에는 크고작은 대여섯개의 횡단보도가 있는데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멈춰서있는 짧은 시간들이나 마트 계산대 앞, 지루한 표정으로 하얀 센트를 세는 사람들 틈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리투아니아의 1센트 열개를 세면 40원정도로 그다지 화폐가치가 없는 이 센트를 보통은 '하얀색'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등등등의 짧고 짧은 시간들은 상상을 위한 최적화된 시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잡생각말고는 그다지 생산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짜투리시간에서도 쪼개지고 또 쪼개지고 남은 이 찰나의 순간들을 여행이라는 어느 미래의 한 순간에 투자할 수 있다는것은 즐거운 일이다. 지나고보면 여행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