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31) 썸네일형 리스트형 Berlin 24_Berlin cafe 06_Distrikt coffee 베를린의 카페씬은 미테와 크로이츠버그 두 동네가 양분한 상태에서 그 주변 동네들이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노이쾰른이든 프리드리히샨이든 어딜 가든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좋은 카페들이 점점이 퍼져나가고 있는것이다. 한편으로는 베를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이제 막 새싹처럼 돋아나고 있는 빌니우스의 카페들에 더 많은 애정을 쏟고싶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그리고 쉐네버그의 더블아이 (http://ashland.tistory.com/603)는 오히려 베를린 카페씬의 성역으로 다가온다. 꼭 커피맛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카페들이 조금씩 닮은 구석을 공유하는 동시에 차별화하면서 하나의 카페씬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곳은 그냥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른 동네 카페 이.. 집에서 커피 그렇지. 커피는 침몰하는 것이었지. Berlin 23_베를린의 쌀국수 베를린에서 쌀국수를 총 4번 먹었다. 평소에 먹던것과 좀 다른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다라고 해서 내가 오랜만의 여행지 베를린에서 먹고자했던것들은 오히려 동남아 음식이었다. 요즘에야 빌니우스에도 국물이 있는 면류를 파는 아시아 음식점들이 종종 생겨난다고는 하지만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동남아 음식점들은 아직 전무한 수준이고 그 맛이라는것도 암스테르담이나 베를린 식당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식당을 들어서면 전구를 한두개는 빼놓은 듯한 조명에 동남아 음악이 흐르고 딸인듯한 여자가 뒤쪽으로 술들이 진열된 카운터 앞에서 손거울을 보고 있고 사위인듯한 사람이 메뉴판을 들고 오며 아버지인듯한 남자가 야외 테이블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런 모습. 그리고 식당에는 정말 이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서로 머리를 부딪.. Berlin 22_Berlin cafe 05_Double Eye 베를린은 생각보다 큰 도시가 아니었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근거로 서울의 물리적 크기가 무의식 깊숙히 자리잡은 상태에서 베를린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여기서 여기까지가 이만큼 정도이겠지 예상하면 그 예상은 항상 보기좋게 빗나갔다. 잠실에서 종로쯤일거라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잠실에서 건대 입구 정도. 종로에서 일산까지 라고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종로에서 대학로 정도까지였다. 지하철에 오르고 내리는것이 너무나 편한 구조여서 잦은 이동으로도 피로감을 주지 않았던 작은 베를린, 그렇지만 구역마다의 느낌은 제각각이었다. 크로이츠버그 Kreuzberg 의 옆동네이지만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을거라 생각했던 쉐네버그 Schoneberg 지역은 그냥 정말 가까운 옆동네였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좀 덜 상업적이.. Berlin 21_Berlin cafe 04_St. Oberholz St. Oberholz. 검색해서 찾아간 첫 카페이기도 하고 오후 8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기에 선택권이 없어서 찾아 갔던 카페이기도 하다. 이 카페는 보통 오후 7시경이면 문을 닫는 베를린 카페들과 달리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문이 열려있다. 이 카페를 간 날은 아침에 Father Carpenter 카페에 갔던 날이기도하고 (http://ashland.tistory.com/601) 모듈러라는 이름의 대형 문구상점에도 들르고 무게당 가격을 매기는 중고옷상점에도 들렀었고 유태인 메모리얼부터 브란덴부르크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커피 한잔만 들이킨채 종횡무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리고 오후 늦게 커피 한잔이 더 마시고 싶어졌을때는 이미 7시를 넘겨버린 시간이었다. 그래서 브란덴부르크 근처에서 100번버스를 타고.. Berlin 20_Berlin cafe 03_Father Carpenter 베를린에서는 거의 30곳에 육박하는 카페에 갔는데 무슨 이유인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좀 더 시시콜콜한 사진들을 많이 남겨왔더라면 베를린 카페들에 대한 그럴듯하고 유용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러가면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찍는 커피 사진도 남기지 않은적이 많다. 카페에 가면 으례 커피와 카페들에 대한 담론으로 그 시간들을 채워나갔음에도 낯선 도시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듯 존재했던 그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들었던것이 아닌가 싶다. 카메라와 폰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음에도 내가 뭔가를 기록하는 그 순간 놓쳐버릴 지 모르는 주변의 공기와 호흡들에 은연중에 그 우선순위를 내어준것 같다. 그리고 카메라 셔터로 멈춰서 세워놓을.. 리투아니아어 32_리투아니아 Lietuva (Vilnius_2016) 3월말에 서울에서 돌아와서 맞닥뜨린 빌니우스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 건물이 없어진것이다. 이 건물은 이제 없다. 그냥 없다. 없다는것만큼 명백한것이 없다. 없는것을 제외하면 없는것은 없는것이다. '우리 리에투바 극장 앞에서 만나자' 하면 '어? 그거 오늘 거기에 없을걸? 그거 없어졌잖아.' 라고 말하는것이다. 무심코 서있었던 콘크리트 덩어리 들이지만 특정 시간과 공간속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가느다랗게나마 생채기를 남긴다. 회색 하늘 아래에서 더 짙은 회색으로 반짝였던 저 Lietuva 라는 글자도 이제는 없다. 빌니우스의 중앙역 부근부터 시작해서 구시가지의 핵 Gediminas 대로까지 구시가지를 감싸안듯 척추처럼 연결되는 Pylimo 거리의 허리.. Lion_Garth Davis_2016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 사이의 채울 수 없는 간극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어릴때 실수로 탄 기차로 인해 집에서 1600킬로미터나 떨어진 캘커타로 튕겨져나와 결국은 바다 건너 호주로 입양되는 인도 소년에 대한 이 영화는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그가 다시 인도로 돌아와 잃어버린 가족과 조우하고 자신의 이름이 '사루' 가 아닌 사자라는 뜻의 힌디어 '셰루' 라는것을 알게되는 과정까지를 다룬다. 뭔가를 기억한다는것은 때로는 채워넣으려는 욕구, 결핍에의 대항과 닮은면이 있다. 사루가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낼 수 있었던것은 혼자가 된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의 얼마되지 않았던 작은 세상을 되새김질한 결과이다. 마치 꿈을 꾸고 난 직 후 점차 형체없이 사라지는 이야기들..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