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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52잔 중의 첫번째 커피

 

가끔 계산대 옆에는 누군가가 사려다 포기하고 남겨두고 가는 물건들이 있다. 사려다 마음이 바뀐건지 돈이 모자랐던 건지 계산 직전에 하자를 발견한건지 뭐 알길이 없는데 그런 처량한 네스카페 인스턴트 커피가 껌상자 옆에 놓여 있어서 내가 거둬줬다. 알갱이 커피는 아니고 완전히 분쇄된 커피였음. 인스턴트 커피를 보니 아무래도 엄마 생각이 났다. 우리 엄마는 보통 알갱이 커피를 마시고 소주잔 같은데 찬 우유를 부어서 놔뒀다가 식으면 커피에 붓는다. 커피 숟가락(엄마 용어)으로 한 스푼을 떠서 넣었는데 사르르 녹더니 의외로 엄청 진했다. 카누 같은 맛을 기대했지만 역시 그냥 맥심 알갱이에 가까움. 좀 오래 끓여서 시커먼 결명자차 같은 느낌이다. 52잔 분량이라고 나와있는데 오랜만에 바를정자를 한번 써봐야하나 싶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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