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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몬순을 몰고 온 커피


커피콩이 생기면 간혹 세계지도를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이번엔 접근을 좀 달리하여 나름 6월의 이슈이기도 했던 항공편을 검색해보았다. 업자들이 사는 이 동네 저 동네에 마대채로 머무르며 현대상선을 타고 왔을수도 있지만 그냥 커피가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고 생각하니 왠지 좀 재밌어졌다. 동숭동 커피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타난 이들의 고향은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 공항을 떠나서 인도의 뭄바이를 거쳐 방콕에서 인천까지 온다. 인천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종착역 서울역에서 내린후 4호선 대학로로 뚜벅뚜벅. 그리고 다시 지하철에 택시에 일산으로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 바르샤바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최종적으로 빌니우스. 아프리카의 태양을 머금고 마로니에의 행운을 쥐고 남아시아의 몬순을 몰고 온 커피!

세팅하고 내리려고보니 여과지가 다 떨어졌다. 구멍이 뻥 뚫린 하리오 드리퍼엔 다른 여과지를 쓰기가 좀 애매해서 그냥 1인용 미니드립머신에 쓰는 플라스틱 드리퍼와 여과지를 사용해서 내려보았다. 20g 커피 가루 위에 살며시 자신의 첫 족적을 남긴 후 보글보글 샘솟고 가라앉기를 반복. 온전히 내 물길에 의지하여 나타났다 사라지는 흔적들이다. 커피의 개봉과 함께 매우 여름스러운 날씨가 되었고 6월이 그렇게 끝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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