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12) 썸네일형 리스트형 왕좌의 게임 시즌 8을 기다리며 잡담 마지막 시즌을 남겨두고 있는 왕좌의 게임. 8년간 방영되었던 일곱 시즌을 한 달 동안 몰아서 보았다.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새 시즌 시작하기 전에 다 보려고 마치 1분 남은 투명의자를 하는 심정으로 팔다리를 빌빌 꼬며 보았다. 반칙왕에서 송강호가 벌 서면서 난닝구를 물고 버티는 것 같은 느낌이라면 딱이다. 잘 이해도 안되고 별로 재밌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 몇 년 전에 시즌 1을 중반까지 두 번 보다가 말았다. 다행히 8년 동안의 내용 전개를 모르는 상태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시즌이 영영 시작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 기분은 뭘까. 나는 왜 뭔가가 결론이 나는 것이 이토록 싫은걸까. 마지막 시즌이 다 끝나면 그때가서 다 몰아볼걸 그랬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이.. Big night (1996) 학창 시절의 기억들은 아직 생생해서 20년이라고 해봐야 그다지 오래 전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데 이런 영화가 무려 23년 전 영화란 것을 인지하고 나면 시간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멈칫하게 된다. 어떤 영화를 보고 가슴 속에 남는 감정들이 살아있는 사람과의 교감만큼 진하고 지속적이라는것에 항상 놀란다. 이 영화는 97년도에 영화 잡지의 시사회에서 보았다. 마치 레스토랑 메뉴판처럼 생긴 멋진 시사회 입장권을 나눠줬었는데 그런 것들을 좀 놔둘걸 하다가도 지금도 여전히 뭔가 지속적으로 버리며 조금 더 남겨둬야 할 것과 이제는 가슴에 새겨져서 버릴 수 있는것들을 구분하는 스스로를 보면 남겨둘걸 하는 생각을 하며 기억하게 되는 그 순간의 아쉬움이 추억의 가치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를 아주 여러 번 보았고.. Berlin 36_베를린 초우민 여길 뭐라고 불렀지. 격주로 열리는 축제 같았는데. 타이 파크였나. 한 마디로 넓은 공원에서 동남아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날. 장사꾼들도 그냥 손수 챙겨 온 돗자리를 펴고 낚시 의자 위에 앉아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놓고 음식을 만든다. 저 볶음 국수는 인도여행 내내 먹었던 초우민과 거의 흡사했다. 인도에 다시 가면 먹고 싶은 것은 커리도 아니고 어둑어둑해진 뒤에도 그냥 골목 귀탱이에 곤로 하나만 놓고 만들고 있던 초우민 왈라(?)의 초우민. 베를린에서는 우리 차례가 되자 한 그릇 정도의 분량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갑자기 새 면을 추가로 넣고 볶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었고 그래서 좀 더 맛있었겠지. 저 공원에서 한참을 널부러져 있었다. Berlin 35_Berlin cafe 10_Bonanza 로 가는 길 이란 제목이 사실 더 어울리겠다. 영화 커피 인 베를린 생각에 잠겨 있던 며칠로 인해 다시 떠올려보는 베를린 카페들. 봄이 가까워지면서 몸이 자연스레 5월의 기후를 감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낯선 여행지를 두 번, 세 번 방문할 기회가 생겼을때 그래 이왕이면 조금은 다른 시기에 찾아가서 도시의 다른 풍경을 보는 것도 괜찮을거야 생각하지만 그 때 그 여행이 완벽했다고 느낀다면 굳이 그럴거 없이 그냥 비슷한 시기에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베를린은 그냥 항상 5월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양가 없음으로 인해 가장 고가치를 지니는 농담들을 하며 어딘가에 널부러져 있고 싶다. 카페 보난자는 이름에서부터 뭔가 빨리 찾아가야할 것 같은 포스를 풍겼던 카페이지만 계속 다른 카페들.. Supersonic (2016) Supersonic_2016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가 얼마 전에 말했다. '6월에 런던에 BTS 보러 또 가요! 공연을 어디서 하는 줄 아세요? 웸블리요!!' 정말 놀랐다. 웸블리라니. 영국에 입성하는 밴드라면 유럽 리그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기장. 필드까지 십만 명은 족히 들어차는 그 거대한 스타디움에 한국 가수가 공연을 하다니 그건 다소 충격적이었다.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렇게나 히트를 쳤으니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낯선 장소가 아닐텐데 한국에서는 별로 기사화 되지 않는가 보다. 영화 초반과 엔딩을 장식하는 퀸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치뤄졌던 곳이 바로 웸블리 경기장이다. 나도 한때 이 경기장에서 누군가의 콘서트를 보고 싶어했었다. 오아시스의 2000년 웸블리 공연은 Familiar.. A coffee in Berlin (2012) 심플하고 깔끔하고 이런 영화는 귀여워서 그냥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지. 하루에 십분씩이라도 보면 그냥 짧은 유머를 읽은 듯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영화이다. 작년 즈음 베를린 카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흐릿해져가는 베를린의 기억을 간신히 붙잡고 있을 무렵에 기적처럼 나타난 영화. 흑백 영화인데다가 제목에 커피까지 들어가니 자연스레 짐 자무쉬의 가 생각나지만 기본적인 컨셉은 확연히 다르다. 가 테이블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커피잔들을 프레임 한 가운데에 모셔다 놓고 세상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그나마 아낌없이 허락되는 것은 커피와 담배, 수다뿐이라는 자세로 마시고 또 마시며 영양가없는 이야기들을 진지한 표정으로 나누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그 흔한 커피 한 잔이 허락되지 않는 어느 독일 청년의 .. Aloft (2014) 내가 본 대부분의 제니퍼 코넬리의 영화는 참 우울했다. 그렇기때문에 굳이 그의 영화라면 찾아보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며 21그램에서의 나오미 왓츠 역을 제니퍼 코넬리가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한때 두 아이의 엄마였던 나나 쿠닝은 불치병을 앓던 둘째 아들을 사고로 잃고 첫째 아들은 할아버지에게 맡겨둔채 극지방으로 떠난다. 자연 치유사로서의 스스로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누군가를 돕고자 하지만 자신의 아들은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그 상실감으로부터도 도피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아픈 동생으로 인해 항상 희생을 강요받았던 남겨진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와의 이별은 가혹하다. 다행히 그는 사냥용 매를 조련하는 할아버지와 자라나고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엄마에게 받은 상처는 그대로 지닌채이다... Vilnius 87_대성당과 종탑 누군가의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내고 잠시 앉아가는 15분. 이전 1 ··· 48 49 50 51 52 53 54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