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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saw 01_바르샤바의 휴일 아침 (Warsaw_2008) 낯선곳에 휴일에 도착하는것 좋다. 일요일인 경우는 드물고 어쩌다보니 그 나라의 국경일, 공휴일인 경우가 더러 있다. 8월의 바르샤바. 휴가철이라 국기가 걸린집도 거의 없었다.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멀뚱멀뚱 여행객들만 한 가득 했다. 이탈리아였으면 오색찬란한 블라인드들이 건물을 뒤덮고 있었겠지만 그만큼 덥지도 않으니 황량하다. 휴일의 여행은 다큐멘터리 같다. 발걸음과 카메라 셔터 소리, 횡단보도 경보음을 나레이터로 삼고 잠 든 도시를 기록하는 것이다.
Poland 01_크라쿠프의 어떤 광고 (Krakow_2008) 오래전 폴란드 여행은 아주 급조된 여행이었다. 휴가가 시작됐고 아무런 계획이 없던 상태에서 오전에 걸어다니다 그냥 폴란드에 다녀오자로 결론이 났고 책가방 하나를 꾸려 집을 나섰다. 집에 놔두면 썩어버릴것 같은 과일과 빵들도 에코백에 주섬주섬 챙겼다. 매일 밤 10시경에 폴란드로 떠나는 밤 버스가 빌니우스 중앙역앞에서 출발한다. 나는 그해로부터 딱 2년전에 똑같은 바르샤바행 버스표를 버린적이 있다. 급조된 여행이었음에도 꽤나 대담한 루트로 움직였다. 한 군데에 되도록이면 오래도록 머무는 기존의 여행 스타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여행이다. 긁어모을 판타지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난 여행은 또 그런대로 즐거웠다. 마치 도시와 점심 약속을 잡은듯 내려서는 도시와 밥을 먹고 ..
Paris 15_안경 (Paris_2013) 작년에 서울에 가기전에 새로 한 안경에는 현재 임시방편으로 파란 철사테가 휘감겨져있다. 오래쓰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서 빨리 가서 테를 새로해야할텐데 그래도 1년은 버텨야 진작에 수명을 다한 안경테에 대한 예의라는 이상한 생각. 실상은 게으름과 돈아까움.
Berlin 19_술 취한 베를리너가 Berlin_2017 날 밀어버리는건 아니겠지 생각했다.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열심히 사랑하자. 나.
Italy 12_루카 Lucca 의 어떤 창문 Luca_2010 지점토 반죽에 조심스레 포크 자국을 내서 창이 날 자리에 정성스레 두르고 날카로운 칼로 가장자리를 잘라내어 뜨거운 태양으로 구워낸것 같다. 한 가득 쏟아지는 태양을 피해 레고 창문 안으로 숨어든 이의 안식이 느껴지는 풍경. 하핫.
Italy 11 코르토나에서 만난 인생 파스타 인생 부대찌개를 마주하고 있자니 인생 파스타가 떠올랐다. 코르토나는 다이앤 레인이 출연한 이라는 영화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의 도시이다. 피렌체를 떠나 의 배경이 되었던 아레쪼에 잠깐 내려 짧은 기차를 타고 도착했던 에트루리아인의 도시. 오랜 걸음으로 도보가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은 산악도로를 위험스레 거꾸로 걸어서 닿았던 그곳. 역에서 내려 한참 걸어 올라간 코르토나는 '너는 여행객이다' 라는 명제를 여실히 증명해보이는 풍경들을 품고 있었다. 영화속에서 프랜시스가 잠깐 관광버스에서 내려 자유시간을 만끽하는 코르토나의 느낌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 자체로 좋았다. 9월의 코르토나에서 프랜시스의 눈을 가득 점령하고 지나치던 해바라기 들판은 볼 수 없었지만 골목 어귀의 기념품 가게 문에 붙어 있는 해바라기 모양의..
서울 19_지나가는길 종로에서 집까지. 짧은길이 아닌데 참 많이 걸어다닌 길.
서울 18_인생부대찌개 세번째 집이라는 이름의 남산의 한 대안공간. 난방도 안되고 수도꼭지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매우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서울에서 가장 추웠던 날을 고르라면 아마 이곳을 처음 방문했던 그 날일거다. 실제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나로써는 실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추위였다. (http://ashland11.com/501) 세채의 집이 멋들어지게 연결된 이 공간은 근사한 마당을 가지고 있는데 날씨가 좋아도 해가 마당의 가장자리에만 길게 걸리는 위치라서 가장 추웠던 날로부터 한달이 지나서 다시 갔어도 곳곳에 녹지 않은 눈이 남아있었다. 첫째날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약수역으로 내려가 닭갈비를 먹었고 두번째 간날은 날이 많이 풀렸으니 실내에 머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음식을 배달해서 먹었다. 배달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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