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코치나 (La Cocina, 2024)
노천 테이블들이 놓이는 여름 시즌, 빌니우스 구시가를 걷다 보면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특유의 기름 냄새가 있다. 튀김기에서 갓 건져진 냉동 너겟, 오징어링, 버펄로 윙, 감자튀김 같은 것들이 기름을 떨쳐내며 퍼뜨리는 냄새, 햄버거에도 스테이크에도 아동 메뉴에도 립에도 어디에도 곁들이는 것들, 어떤 인종도 어떤 성격의 손님도 전부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평균적이고 광범위한 메뉴, 고급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더없이 저렴하지만 패스트푸드나 일반 식당보다 월등이 맛있지도 않으면서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의 음식들, 분주하게 걸어 다니는 능숙한 서빙 스탭들로 가득한 그런 식당들이 있다. 영화는 뉴욕 타임 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딱 그런 분위기의 거대한 레스토랑이 배경이다. 주고객은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