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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파란 금요일 아침의 커피

 

결말이 선사하는 파랑.


예전에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며 두리번거리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80퍼센트 할인이라는 표지가 눈에 띄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도 호기롭게 반값 할인할 뿐인데 무엇이 이들을 이리도 급하게 했을까. 알고 보니 2월이었으니 엉겁결에 퇴물이 되어버린 다이어리들을 팔아치우는 중이었던 것. 다이어리는 잘 안 쓰게 된다. 하루당 한 바닥씩이나 할애된 심지어 시간까지 예절 바르게 기입된 공책이 지금보다 바쁜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망상을 일으키기때문에. 그렇다고 한들 그 위에 또 무엇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근데 이 80센트짜리 다이어리는 하루에 아주 좁고 얇은 7줄이 배분되었을 뿐이었으니 용적률이 좋다. 자 일어서야지 하고 덮고 보니 모든 것이 파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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