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갔던 한국. 한국에 제일 먼저 도착하면 내가 하고 싶었던것은 공항에서 다같이 커피를 마시는거였다. 그것이 아마도 여행을 실감하게 하는 가장 상징적인 상상이었던것 같다. 생각해보니 바깥에서 가족 누구와도 커피를 마셔본 기억이 없었던것이다. 그 커피는 얼마나 맛있을까. 우유 거품이 어떻고 커피가 시고 쓰고의 느낌들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설자리를 찾지 못할것이다. 한참이 지나도 수다를 떠느라 커피는 줄지조차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때 내가 상상했던 풍경은 오히려 비행기를 타기 이전의 풍경에 가까웠던것 같다. 뭔가 이제 짐도 다 보내고 탑승권을 쥐고 탑승만 기다릴때의 홀가분함으로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의 북적북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화로운 공항의 카페에 앉아 온 몸으로 노곤함을 느끼는 그런. 하지만 우선 겨울이 아니라는것을 간과했고 몸이 피곤했고 가만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에는 전반적으로 활달하고 산만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다들 커피를 마실 생각이 없어서 차가운 음료수 두 잔을 수다를 떨며 공항에 놓여진 나무 벤치 같은데 앉아서 나눠 마셨다. 결국 한달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다같이 커피 마실 기회가 생겼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플레인 요거트. 얼음 넣은 더블 에스프레소. 라떼. 카라멜 라떼. 옹기종기모인 커피잔이 지난 모든 시간을 담고있는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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