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907)
바람의 노래 2_ 風をあつめて (Gather the wind)_Happy end 바람하면 또 생각나는 노래가 이 일본 노래. 이 노래는 영화 Lost in translation (http://ashland.tistory.com/139)에 수록된 곡이다. 이 영화를 아주 여러번 봤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이 노래가 담백하게 흐른다. 유튜브 영상을 찾다가 누군가가 정성스레 만화와 편집해서 영어와 스페인어 자막까지 입힌것을 발견함. 만화에 등장하는 뭔가 서먹하고 거리감있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니 스칼렛 요한슨과 빌머레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특히 15초 부분에 등장인물들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자고있는 장면을 보니 잠든 스칼렛 요한슨을 말없이 쳐다보던 빌머레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일본어를 하지 못하지만 이 노래를 통해 예쁜 몇몇 단어를 알게됐었다. 이 영상에서도 아래의 스페인어 자막에서 바..
바람의 노래 1_ Le vent nous portera (The wind will carry us)_Sophie Hunger 게로베요, 게로베요, 바람 생각 하다가 좋아하는 음악 몇개가 떠올랐다. 공통적으로 바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노래들. 이 곡은 영화 Cafe de flore (http://ashland.tistory.com/133) 를 보고 알게 된 노래로 원곡은 프랑스 그룹 Noir desir 의 것인데 영화음악에는 이 여인 소피 헝거의 버전이 수록됐다. 참 슬픈 영화인데 해피엔딩인듯 끝난다. 아주 어릴적 만나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은 부부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남편은 결국 재혼을 하고 그 상황과 전부인도 아이들도 타협하고 전부 받아들이게 되는 대략의 줄거리인데 마지막에 집에서 결혼후 파티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딸이 떠들썩한 와중에서 이 음악을 튼다. 마지막의 이 노래때문에 나에게는 결국은 슬픈 영화로 남게 되..
빌니우스 카페_Holy Donut 새로 생긴 도넛 가게에 갔다. 카페든 식당이든 상호와는 다른 재미있는 법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영수증을 유심히 본다. 영수증의 가게 로고 바로 아래 적여 있는 UAB 'Gero vėjo" 가 법인 이름인데. '좋은 바람' 이라는 뜻이다. 정확히 말하면 Geras vėjas가 '좋은 바람'을 뜻하고 남성명사의 -as 가 -o 로 어미 변형을 해서 '좋은 바람 되세요' 라는 기원의 의미가 되는것이다. '좋은 날씨에 콧바람 잘 쐬고 와' 뭐 그런. Geras vakaras 는 즐거운 저녁, Gero vakaro는 즐거운 저녁 되세요. 의 식이다. Gero vėjo 는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말하는 이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
Vilnius 34_그리고 개를 위한 공간 (Vilnius_2016) 꼭 개여야만 할 필요는 없겠지만.
Vilnius 33_모두의 식탁 (Vilnius_2016) 구시가지에 위치한 유일한 재래시장 Halės turgus를 등지고 거리 끝까지 쭉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작은 공원. 주말이면 골동품 상인들이 저마다의 옛 물건들을 분주히 늘어 놓기 시작하고 근처 교회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저 테이블 위에는 체스판이 그려져 있어서 간혹 체스에 열중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가끔 저곳에서 집에서 싸 간 도시락을 먹곤 했다. 사랑받는 도시가 되기 위한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다.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그것이 때로는 나만의 공간이 될때. 시간이 쌓여가면서 그런 나만의 공간이 하나 둘 늘어날때 우리는 어떤 도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가끔 내게는 탐탁치 않은 또 다른..
Placebo <20 years> 빌니우스에는 티비가 없고 가끔 파네베지에 가면 티비를 볼 수 있다. 근데 어릴때 명절에 강원도 큰집에 가면 같이 놀 사람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티비 켜면 나오던 지방 채널 볼때 느꼈던 우울한 기분이 생각나서 잘 안보게 된다. 근데 하얼빈에 얼마간 있을때 봤던 추억이 있는 러시아 채널 몇개가 있고 옛날 러시아 영화도 자주 해주고 특히 러시아어 더빙으로 좋은 영화를 해주는 TV1000이라는 채널도 있어서 잘 못 알아들어도 그냥 멍하니 보고 있을때가 있다. 지난 달 파네베지에 갔을때 평소처럼 채널을 돌리다가 얼핏 러시아 토크쇼 진행자의 입에서 플라시보란 단어가 들렸고 얼핏 보컬 브라이언 몰코를 닮은것 같은 사람이 스쳐지나갔다.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브라이언 몰코의 모습은 아무래도 98년도의 2집
리투아니아어 11_내가 좋아하는 단어 '배 Kriaušė' 지난 달에 친한 친구 한명이 부다페스트로 떠났다. 3개월간 임시직으로 일하고 아무 문제 없으면 계속 남게 되는 모양이다. 떠나기 전 날 친구들 전부 모여서 언덕에 앉아 새벽까지 이야기했다. 이 친구와는 평소에도 자질구레하게 이것저것 얘기할것이 참 많았다. 그래서 당분간 못보게 된다 생각하니 섭섭했다. 이 날 친구가 참 마음에 드는 질문을 던졌다. '리투아니아 단어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단어가 있어?' 였다. 리투아니아 생활 8년째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질문을 던져온다.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춥지는 않은지. 말을 배우는것은 어렵지 않은지가 가장 빈번한 질문이다.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만날때마다 같은 질문을 두번 세번 던지는 경우도 있다. 뻔한 질문이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화제가 번져..
리투아니아어10_벌 bitė 폰의 스크린샷 기능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사진을 찍어서 어느 순간을 간직하는것과는 또 다른 감성이 있다. 두개의 버튼을 동시에 잘 눌러서 찰칵하고 저장되는 느낌이 참 좋다. 우연히 폰을 봤는데 시계가 자정을 가리켜서 또 꾹 눌렀다. 폰의 초기 화면에 저장된 여인은 의 에바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주인공이기도 하다. 검은 코트를 입고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텅 빈 거리를 터벅터벅 걷던 그녀. 내가 그토록 부다페스트를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그녀가 떠나온곳이 부다페스트였기 때문이다. 화면 좌측 상단의 단어 bite(bitė 비떼)는 리투아니아어로 벌이라는 뜻이다. 리투아니아의 주요 이동 통신사이다. 리투아니아에서 여성을 애칭으로 부를때 보통 이름에 -tė 를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