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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si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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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sinki 03_새해 맞이 Helsinki_2019 헬싱키의 하늘 아래에서 주어진 23시간. 공항을 빠져 나와서 다시 돌아가는 순간까지 온전히 어두웠고 그 어둠은 일견 비슷했겠지만 새벽을 파헤치고 나와 마주한 낯선곳의 어둠은 조금은 다른것이라고 생각했다. 밤의 적막속에서 스스로에 전율했을 신년의 어둠이 교회를 가두고 있던 축축한 암석 속으로 발 아래의 검은 아스팔트 속으로 창밖으로 새어나오던 따스한 크리스마스 조명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던 것이라고.
Helsinki 02_헬싱키의 마파두부 Helsinki_2006 그 시기 여행에서는 스마트 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디지털 카메라가 있긴 했어도 그다지 많은 사진을 남겨오지 않았는데 나름 시시콜콜한 몇 장의 사진을 마주하고 있자니 사진과 사진 사이의 기록되지 않은 순간들까지 속속들이 떠오르며 긴 회상에 잠기게 된다. 새벽에 호스텔에 들어서서 도미토리의 침대를 할당 받자마자 길고 달콤한 잠에 빠져 들었다. 허허벌판 16인실 도미토리에는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속을 파헤치고 부스럭거리며 들어가는 소리에 몸을 뒤척이며 반응하는 다른이가 없다는 것은 일인용 침실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가는 안락함과는 다른 종류의 쾌감이 있다. 문을 열자마자 탁자에 내동댕이쳐지는 열쇠가 뿜어내는 짤랑거림에도 움츠러들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만끽 할 수 있는 곳과 겨..
Helsinki 01_어떤 새벽 Helsinki_2006 이틀 삼일 짧게 여행하면서 별로 찍어 온 사진도 많지 않은 어떤 도시들에 숫자를 붙이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지지만 지난 옛 기억에 덧붙여질지 모르는 미래의 이야기에 대한 환상으로 그러니깐 언젠가 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로 짧은 도시들에게도 결국 번호를 매기고 만다. 3주간의 러시아 여행을 끝내고 뻬쩨르부르그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도착한 헬싱키. 나로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육로로 국경을 넘는 꽤나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컴컴한 야간 버스 안에서 버스가 전복되는 악몽까지 꾸었다. 뻬쩨르에서 헬싱키로의 여정은 지갑 속의 루블과 카페이카를 탈탈 털어내고 빳빳한 유로를 채워 넣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제 리투아니아에도 유로가 도입된지 3년째 접어들어 마치 오래 전 부터 써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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