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hronicle (153)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19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2 즐겨가는 빵집 건너편, 집에서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건물에 그려지고 있는 벽화. 현재 빌니우스의 우주피스라는 동네가 파리의 몽마르뜨처럼 빌니우스의 예술가의 동네라고 불리워지고 있지만 빌니우스 토박이들의 추억이 깃든 오래된 건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헐리고 있으며 그 자리에 세련되고 럭셔리한 주거공간들이 하나 둘 채워지며 땅값이 오르고 있는데 빌니우스 중앙역에서 구시가지로 들어서는 진입로이자 저렴한 호스텔이 밀집해 있는 이 곳, 이따금 마약 투여용 주사들이 길바닥 한켠으로 쓸려나간 낙엽과 함께 뒹굴고 쓰레기통에서 뒤진 빈병을 유모차 한 가득 싣고 보드카 한병을 사기 위한 돈을 바꾸러 바삐 움직이는 중독자들이 보이는, 커다란 스포츠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과 아무런 말도 유혹의 .. Vilnius 18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한 그루의 나무가 오염된 도시에 환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글을 언젠가 읽은적이 있다. 달궈진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물을 주는 나무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말해 무엇하리. 매번 거리를 거닐면서 느끼는것, 나무 이상으로 내 안구와 정신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물들과 조각들이다.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엇, 항상 그 자리에서 그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엇들에서 느껴지는 일상성과 안정감이면 충분하다. 적절한 장소에 배치된 동상이나 조각 하나는 나무 열 그루에 비등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건축물 혹은 꽃이 드리워진 망가진 발코니를 가진 구시가지의 .. Vilnius 15_오래된 극장, Skalvija kino centras 1963년부터 50년 넘게운영되고 있는 빌니우스의 토종 극장. 스칼비야. 제발 문닫지 않고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는 빌니우스의 몇몇장소 중 하나이다. 극장 프로그램을 식당에 가져다 놓아도 되냐는 부탁에 동의한 이후로 매월 초 부클릿과 함께 우리 직원들을 위해 두세장의 초대권도 함께 가져온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싶은 흑백영화가 있을때 초대권을 가져가서 보는편인데 식당의 어린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로 어떤 영화를 보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주로 비주류, 비상업적인 영화들인 경우가 많은데 보기힘든 리투아니아의 옛날영화라든가 외국 문화원이나 대사관과 연계해서 특정 감독의 회고전을 열기도 하고 매년 9월이면 빌니우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개최하며 얼마전에 폐막한 국제 영화제 '키노 파바사리스.. Vilnius 14_루디닌쿠 거리 Rūdininkų gatvė 수년간 매년 임시 거주권을 갱신하며 드디어 영주권자가 되었지만 한국에서도 빌니우스에서도 세상 어디에도 영구적으로 정착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살 생각이 있느냐, 언제까지 리투아니아에 살꺼냐는 물음에는 그래서 딱히 해줄말이 없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고 한국도 리투아니아도 아닌 다른 어떤 곳이여도 상관없다. 보다 중요한것은 어디에서 사는것이 아닌 누구와 함께 그리고 어떤 시선으로 어떠한 삶을 사는것이니깐. 당장 떠날 생각도 언젠가 이곳 생활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지만 아마도 언젠가 이곳을 떠나본 적 있는 여행자의 그 아스라한 느낌때문일까 일을 하고 생활을 하고 이곳의 주민으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매일매일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여행자의 느낌을 잃고 싶지 않다는것이 어쩌면 .. Vilnius 13_우주피스 (Užupis) 지금은 빌니우스의 몽마르뜨로 불리우기도 하는 예술가들, 보헤미안들의 동네 '우주피스 (Užupis)' 이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그럴듯한 명성을 가진것은 아니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구역이라는 낭만적인 이력을 품고 한껏 멋스러워지고 화려하게 소비되는 세상의 많은 구역들이 그렇듯이, 한때는 갱들의 구역이기도 했던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나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던 뉴욕의 소호처럼 그리고 서울의 합정동이나 연남동, 심지어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공간들이 그렇듯이빌니우스의 우주피스 역시 비싼 임대료를 피해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젊은이들이 자유를 누리며 교류하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그 모든 지역들이 역설적이게도 돈없는 보헤미안들이 터를 잡기에는 턱없이 비싼 임대료의 핫플레이스로 변해버렸다. 빈궁.. Vilnius 12_ 빌니우스의 열기구 바람이 불지 않는 날. 빌니우스 하늘에서 알록달록한 열기구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높은 산도 건물도 없는 환경에 도심에서 고작 이십분 거리에 공항이 있음에도 항공기의 비행이 잦지 않다는 유리한 조건. 올드타운의 심장부에서 이렇게 열기구가 뜨고 내린다는것은 사실 신기한 일이다. 타려는 사람들과 태우려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함 속에서 열기구를 실은 트레일러가 하나둘 모여들고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상기된 표정으로 때를 기다린다. 마치 웨딩 드레스를 정리하는 예식장 직원들처럼 기구를 꺼내 잔디 위에 조심스럽게 늘어 놓는다. 그리고 동시에 공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데워진 공기에 오똑이처럼 일어난 바스켓에 상기된 표정의 탑승자들이 하나둘 오른다. 이 거대한 풍선은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치열한 모습으로 이륙했다.. Vilnius 09_빌니우스의 겨울 빌니우스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 고개를 치켜들면 벌써부터 무시무시한 고드름이 달려있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들이 일방통행인곳이 많아서 보도블럭보다 차도로 걸어다니는게 더 나을정도이다. 두툼한 털 양말속에 바지를 집어넣고 묵직한 등산화를 신어야 그나마 녹아서 질퍽해진 눈 사이를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인데 혹한과 폭설에 길들여진 유전자들이라 높은 겨울 부츠를 신고도 별 문제없이 잘 걸어다니는것 같다. 곳곳이 진흙탕 물인 거리를 마구 뛰어다녀도 종아리에 꾸정물 하나 안묻히던 인도인들의 유전자처럼 말이다. Vilnius 02_주말의 빌니우스 주중에는 잔뜩 흐리던 날씨가 금요일 오후부터 화창해진다. 토요일 하루 반짝 따뜻하다가 일요일부터 다시 어둑어둑 추워지는 요즘. 벌써 2주째 이런식이다. 지지난주 토요일에는 영상 1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정말 말 그대로 미친듯이 사람들이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작년보다 평균 5도정도 더 추웠던 겨울이었으니 모두들 갑자기 찾아온 봄을 맞이하고 싶었던거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갔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데 갑자기 해 조금 나고 날씨가 따뜻하다고 너도나도 작정하고 집밖으로 나오는것이 이상했다. 하루상간에 텅 빈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찬다고 생각해보라. 모두가 좀비로 느껴질 만큼 이상하다. 한해 두해 지나고 나니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갔다. 삼년 사년 지나고 나니 나도 본능적으로 집밖을 .. 이전 1 ··· 16 17 18 19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