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hronicle (157)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Sculpture 02_빌니우스의 사냥개 동상 작년 8월 즈음. 대성당이 자리잡은 게디미나스 언덕 아래 공원을 걷다가 발견한 개들. 언제부터 여기에 이렇게 살고 있었지? 자주 걷던 구역인데 못보던 친구들이다. 보자마자 지나치게 흥겨운 노래 한 곡 떠오름. Who let the dogs out! 어디서 뛰쳐 나온 개들이지. 멀리서 어렴풋이 봤더라면 살아있는 개라고 생각했을것 같다. 금세라도 달려 나갈것처럼 한 방향을 주시하고 있음. 으르렁거리고 있진 않음. 빌니우스에 동상 하나가 더 생긴게 너무 기뻐 한참을 요리조리 살펴 봄. 이 근처에 봄되면 졸졸졸 강물이 흐르는데 1년후에 아기가 걷게되서 함께 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국가의 주도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세워지는 인물 동상을 제외하면 특정 동.. Vilnius 22_예술가에 대한 정의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 Šiuolaikinio meno centras- 10여년 전, 빌니우스를 여행자의 발걸음으로 누빌 수 있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다. 예정된 일정은 2박3일. 리가에서 빌니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망설임없이 다음 예정지인 바르샤바행 버스표를 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우연과 필연으로 엮인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헌 짚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새로운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도착지의 티켓을 미리 구입 한다는것. 내가 몹시 상상이 결여된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던 인생에 대해서야 더 말할것 없었다. 그나마 티켓을 버릴 한 조각 용기가 있었던것은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에겐 빌니우스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동기가 생겼고 내친김에.. Vilnius 20_거리의 미니 도서관 주말에는 첫눈이 내렸다. 물론 내리면서 녹아 버리는 눈이었지만 이제 정말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에 한 겨울에 펑펑 내리는 눈보다 오히려 더 춥게 느껴졌다. 토요일 오전이면 집 근처의 상점들도 둘러 볼겸 혼자 나선다. 거리를 걷다가 빌니우스 중앙역에서 갈라져서 나와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가장 큰 대로인 V. Šopeno 거리에서 재밌는 상자를 발견했다. 이 거리는 일전에 소개한 스트리트 아트가 그려진 건물이 있는 거리이고 그 스트리트 아트의 건너편에 이 상자가 붙어 있었다. 멀리서 봤을땐 건물의 전기 단자 같은것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상자에 임대 광고나 구인 광고 따위가 붙여져 있는 걸로 생각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럴싸하게 색칠도 되어있었다. 알고보니 누구나 열어서 책을 빌릴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 Vilnius 19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2 즐겨가는 빵집 건너편, 집에서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건물에 그려지고 있는 벽화. 현재 빌니우스의 우주피스라는 동네가 파리의 몽마르뜨처럼 빌니우스의 예술가의 동네라고 불리워지고 있지만 빌니우스 토박이들의 추억이 깃든 오래된 건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헐리고 있으며 그 자리에 세련되고 럭셔리한 주거공간들이 하나 둘 채워지며 땅값이 오르고 있는데 빌니우스 중앙역에서 구시가지로 들어서는 진입로이자 저렴한 호스텔이 밀집해 있는 이 곳, 이따금 마약 투여용 주사들이 길바닥 한켠으로 쓸려나간 낙엽과 함께 뒹굴고 쓰레기통에서 뒤진 빈병을 유모차 한 가득 싣고 보드카 한병을 사기 위한 돈을 바꾸러 바삐 움직이는 중독자들이 보이는, 커다란 스포츠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과 아무런 말도 유혹의 .. Vilnius 18_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한 그루의 나무가 오염된 도시에 환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글을 언젠가 읽은적이 있다. 달궈진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물을 주는 나무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말해 무엇하리. 매번 거리를 거닐면서 느끼는것, 나무 이상으로 내 안구와 정신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물들과 조각들이다.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엇, 항상 그 자리에서 그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엇들에서 느껴지는 일상성과 안정감이면 충분하다. 적절한 장소에 배치된 동상이나 조각 하나는 나무 열 그루에 비등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건축물 혹은 꽃이 드리워진 망가진 발코니를 가진 구시가지의 .. Vilnius 16_빌니우스의 오래된 발코니 빌니우스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바로 녹색 그물망으로 아랫부분이 꽁꽁 싸매어진 발코니이다.겨우내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하면 건물 처마 밑의 거대한 고드름이 무서워서 인도로 걷더라도 긴장하게 되는 구시가지인데 고드름말고도 또 다른 골칫거리가 바로 이 오래된 발코니에서 떨어지는 콘크리트 부속물들. 땅아래에 이미 떨어져서 산산조각난 일부 콘크리트 조각을 보면 그 순간에 지나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예전에 우리집 베란다를 떠올리면 그곳엔 계절이 지나 더이상 필요없게 된 물건들을 넣어 놓을 수 있는 선반 같은것이 있었고물 빠질 배수구가 있으니 호스를 끌어와 화초들에 흠뻑 물을 줄 수도 있었고 빨래를 널 수 있는 기능은 물론 첫번째로 중요한 기능이었을테고하지만 베란다에.. Vilnius 15_오래된 극장, Skalvija kino centras 1963년부터 50년 넘게운영되고 있는 빌니우스의 토종 극장. 스칼비야. 제발 문닫지 않고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는 빌니우스의 몇몇장소 중 하나이다. 극장 프로그램을 식당에 가져다 놓아도 되냐는 부탁에 동의한 이후로 매월 초 부클릿과 함께 우리 직원들을 위해 두세장의 초대권도 함께 가져온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싶은 흑백영화가 있을때 초대권을 가져가서 보는편인데 식당의 어린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로 어떤 영화를 보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주로 비주류, 비상업적인 영화들인 경우가 많은데 보기힘든 리투아니아의 옛날영화라든가 외국 문화원이나 대사관과 연계해서 특정 감독의 회고전을 열기도 하고 매년 9월이면 빌니우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개최하며 얼마전에 폐막한 국제 영화제 '키노 파바사리스.. Vilnius 14_루디닌쿠 거리 Rūdininkų gatvė 수년간 매년 임시 거주권을 갱신하며 드디어 영주권자가 되었지만 한국에서도 빌니우스에서도 세상 어디에도 영구적으로 정착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살 생각이 있느냐, 언제까지 리투아니아에 살꺼냐는 물음에는 그래서 딱히 해줄말이 없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고 한국도 리투아니아도 아닌 다른 어떤 곳이여도 상관없다. 보다 중요한것은 어디에서 사는것이 아닌 누구와 함께 그리고 어떤 시선으로 어떠한 삶을 사는것이니깐. 당장 떠날 생각도 언젠가 이곳 생활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지만 아마도 언젠가 이곳을 떠나본 적 있는 여행자의 그 아스라한 느낌때문일까 일을 하고 생활을 하고 이곳의 주민으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매일매일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여행자의 느낌을 잃고 싶지 않다는것이 어쩌면 .. 이전 1 ··· 16 17 18 19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