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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동네 식당의 라그만 2


지난 번에 라그만을 먹었던 동네식당은 중앙아시아 쪽에서 이주해 온 손님들로 요일불문하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게다가 대부분의 손님이 남성들이라서 그런지 타슈켄트나 알마티에 기사식당이 있다면 왠지 그곳과 비슷할 것 같다. 간혹 지나칠 때 카운터에 사람이 서있으면 들어가서 베이글 비슷한 중앙아시아 빵  한두 개를 사곤 한다. 그 빵을 카운터 밑에서 바로 꺼내서 비닐에 담아주기 때문이다.

그 식당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영업 중인 또 다른 중앙아시아 식당은 동네 오르막길에 태국식당, 멕시코 식당과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이 동네에서 단순히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맛집으로 거듭나는 경우는 사실 없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적당히 맛있는 음식에 술을 곁들여서 도란도란 앉아있기에 아늑한 곳들이라면 보통 사람들이 모인다. 주중에 문 닫는 날이 있다는 것도 좋다. 쉬는 날이 있는 식당들에는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다.

아침을 많이 먹고 점심을 건너뛰어 배가 몹시 고팠지만 저녁 먹기에 애매했던 어느 늦은 오후, 밖에서 보니 손님이 전혀 없길래 음식이 금방 나올 거라 생각해서 그냥 들어갔다. 새우 들어간 국물 없는 라그만과 양고기 삼사를 먹었다. 삼사가 눈에 띄게 일찍 나왔지만 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꾹 참았다. 면이 20분이나 지난 후에 나와서 삼사는 비록 다 식어버렸지만 같이 먹기엔 부담스러운 두 음식을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토마토가 이렇게 익혀지는 카잔냄비라면 나도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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